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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넷플릭스 대항마 될까?…티빙-웨이브 합병 기대에 최대주주 주가 ‘쑥’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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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넷플릭스 대항마 될까?…티빙-웨이브 합병 기대에 최대주주 주가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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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티빙-웨이브 기업결합승인 발표로 양 플랫폼 사업 시너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두 회사 최대주주인 CJ ENM(티빙)과 SK스퀘어(웨이브) 주가도 함께 뛰어올랐다.

특히, 넷플릭스의 국내 독주 체제가 이어지는 OTT 시장 속, 티빙과 웨이브 합병승인이 넷플릭스 대항마 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시장은 분석하고 있다.

전날(11일) 한국거래소 기준으로 CJ ENM은 9일 대비 약 12.6% 상승한 7만7500원에 마감했다. SK스퀘어는 같은 기간 7.6% 오른 13만8400원을 기록했다. 10일 공정위의 티빙-웨이브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결과 발표 직후 급등하기 시작해 11일까지 상승세를 이어간 모습이다.

◆1년반 걸친 결합심사, 공정위 승인에 합병가도 ‘청신호’

시장에서는 양사 주가 상승 요인으로 공정위의 티빙-웨이브 기업결합승인을 꼽고 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일 CJ ENM 기업 보고서를 통해 “통합 조치 사전 단계라고 해석할 수 있으며, 합병 후 국내 가입자 수 기준으로 넷플릭스에 이어 2위가 될 것”이라며 “향후 결합 요금제 출시 등을 통해 가입자는 증가하고 제작비는 절감되는 등 높은 시너지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J ENM과 티빙은 지난해 11월 웨이브의 이사 8인 중 대표이사를 포함한 5인, 감사 1인을 자신의 임직원으로 지명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웨이브와 체결하고, 같은해 12월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다. 이후 1년 6개월여만인 지난 10일 조건부 결합승인 결과를 받아든 것이다.

공정위는 티빙과 웨이브 합병 심사 결과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두 기업의 결합이 OTT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고 보고, 이에 따라 행태적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결합을 승인했다. 공정위 조치에 따라 티빙 및 웨이브는 각 사 현행 요금제를 내년 12월31일까지 유지하도록 했다. 시정조치 이행기간 동안 티빙과 웨이브가 통합되는 경우에는 현행 요금제와 가격대 및 서비스 내용이 유사한 신규 요금제를 출시하고, 이 요금제를 내년 12월31일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도 붙었다.


업계는 티빙과 웨이브가 공정위 조건을 무리 없이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에서 수평적 결합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요구하는 수준이며, 이미 요금정책 효율화 작업을 진행해오던 터라 1년 정도 기간 요금 정책 동결 조건은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티빙에서는 지난 2023년 말 요금을 한 차례 인상한데 이어 광고요금제를 도입해 수익모델(BM) 기반 확대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올해에는 계정공유 제한 정책을 본격화하는 등 작업을 통해 BM 효율화 기반을 다진 바 있다. 웨이브에서는 지난 2022년에 요금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두 기업 결합이 최종적으로 완료될 경우 콘텐츠 제작 및 유통 역량이 합쳐지는 등 사업적 측면에서 이점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이 시장 평가다. 특히, 양 플랫폼의 협력 여력이 증가하고, 투자 집중도를 높여 서비스 품질 및 콘텐츠 확보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양사 합병을 통해 두 OTT 플랫폼 가입자를 모두 품게 되면, 시장 점유율 측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OTT 플랫폼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넷플릭스 1451만명 ▲티빙 716만명 ▲쿠팡플레이 715만명 ▲웨이브 413만명 순으로 집계 됐다. 티빙과 쿠팡플레이 간의 2위 싸움이 치열한 상황 속, 확실한 2위 서비스로 치고나갈 수 있는 기회다.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토종 OTT 지원 정책도 맞물려 성장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10대 공약 1순위 공약 중 하나로 ‘K-콘텐츠 창작 전 과정에 대한 국가 지원 강화 및 OTT 등 K-컬처 플랫폼 육성’을 언급한 바 있다. OTT 플랫폼이 대상으로 직접 언급된 만큼 관련 지원책에도 기대감이 모이는 상황이다.

이기훈 연구원은 CJ ENM 보고서에서 “(이재명) 정부도 K-컬처 글로벌 브랜드화 지원을 공약으로 제시했다”며 “내수 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이 예상되는데 하락하던 광고 업황도 1분기를 저점으로,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은 과제는?...양사 주주동의, KT입장만 남았다

공정위의 기업결합승인이라는 큰 산을 넘은 상황 속, 이제 남은 과제는 양사 주요주주 동의절차가 남았다. 웨이브 지분을 각각 19.8%씩 가지고 있는 지상파 3사(KBS, MBC, SBS)는 일찍이 이들 합병에 동의하는 의사를 표한 바 있다. 티빙 측에서는 최대주주 CJ ENM을 제외하고 네이버(지분 10.7%)와 SLL중앙(12.7%), 젠파트너스앤컴퍼니(13.5%) 등이 찬성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남은 변수는 KT스튜디오지니를 통해 티빙 지분 13.5%를 보유 중인 KT그룹의 입장이다. KT에서는 티빙과 웨이브 합병 이후 명확한 입장 표명을 미뤄온 바 있다. 업계에서는 KT에서 IPTV 등 유료방송 시장 핵심 플레이어로 사업을 영위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합병 승인 과정에서 지속적인 이해득실을 계산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합병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굵직한 행정절차는 마무리 단계에 이른 상황”이라며 “이제 남은 것은 양사 주요주주의 동의만 남았다. 이 부분만 해결되면, 무리 없이 합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T 측에서는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해 미디어사업을 총괄하는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 지난 4월16일 개최된 ‘KT미디어뉴웨이’ 기자간담회에서 “티빙 대주주인 CJ ENM과 공식적으로 상호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과정으로, 회사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시점은 아니다”라며 “티빙과 웨이브 합병 과정에서 KT 반대 때문에 지연이 된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미 티빙과 웨이브는 KT 의사와는 무관하게 기업 결합 신고가 이뤄졌고, 합병 효과에 준하는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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