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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LPGA투어에서 유일한 다승(3승)을 기록 중인 이예원이 최근 강원 원주시 성문안 컨트리클럽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카메라 앞에 섰다. 원주=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
“퍼트와 체력이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인 이예원(22)에게 ‘비결이 뭐냐’고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올 시즌 유일한 다승(3승)을 거두고 있는 이예원은 상금(7억9561만 원)과 대상 포인트(344점), 평균 타수(69.67타) 등도 모두 1위다. 10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7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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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LPGA투어에서 유일한 다승(3승)을 기록 중인 이예원이 최근 강원 원주시 성문안 컨트리클럽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카메라 앞에 섰다. 원주=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
최근 강원 원주시 성문안 컨트리클럽에서 만난 이예원은 “퍼트는 연습량이 중요하다. 겨울 훈련 때 연습량을 늘렸다. 단 한 번의 퍼트에도 정성을 다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성공률이 떨어지는 5, 6m 중거리 퍼트에 집중했다. 또 1m 안팎 거리의 퍼트를 놓치면 경기의 흐름이 끊기기 때문에 쇼트퍼트 연습에도 공을 들였다”고 했다. 이예원은 시즌 중에도 연습용 매트를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숙소에서 연습을 하는 ‘연습벌레’로 유명한데, 그 연습량을 더 늘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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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LPGA투어에서 유일한 다승(3승)을 기록 중인 이예원이 최근 강원 원주시 성문안 컨트리클럽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카메라 앞에 섰다. 원주=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
그 효과는 올 시즌에 증명되고 있다. 이예원은 2022년 투어 데뷔 후 지난해까지 6승을 거뒀지만 평균 퍼팅 부문에서 단 한 차례도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겨우내 공을 들인 퍼트 연습 덕분에 올 시즌에는 11일 현재 3위(28.57개)를 달리고 있다. 이예원은 “평균 퍼팅 부문은 한 번도 1위를 하지 못했는데,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대회 직전에 잠시 1위를 했다”며 “대상, 상금왕보다도 더 값지고 기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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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트와 체력을 보강한 이예원은 KLPGA투어 데뷔 후 처음으로 두산 매치플레이 정상에 섰다. KLPGA투어 제공 |
러닝 훈련량을 늘려 체력이 좋아진 효과도 톡톡히 봤다. 대표적인 대회가 지난달 18일 끝난 두산 매치플레이다. 지난해까지 두 차례 준우승만 했던 이예원은 세 번째 결승 진출에서 마침내 정상에 섰다. 이예원은 “매치플레이는 정말 체력전이다. 앞선 두 대회 결승전에서는 다리가 떨릴 정도로 힘이 들어서 샷에 집중할 수 없었다”며 “그런데 올해는 결승전에서도 마치 8강전을 할 때의 느낌이었다”고 했다. 이예원은 체력이 떨어지면 미스샷이 많이 나와 평소에도 흑염소, 프로틴 등으로 체력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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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투어 데뷔 후 처음으로 두산 매치플레이 정상에 선 이예원이 동료들로부터 꽃잎 세리머니 축하를 받고 있다. KLPGA투어 제공 |
이예원의 올 시즌 목표는 개인 첫 ‘시즌 4승’이다. 이예원은 “2023년과 지난해에 3승을 할 때도 4승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결국 하지 못했다. 올해는 꼭 4승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예원은 4승 달성의 무대로 12일부터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이자 내셔널타이틀 대회인 DB그룹 한국여자오픈을 꼽고 있다. 통산 9승 중 메이저대회 우승이 한 번밖에 없는 터라 “더 욕심이 난다”고 했다. 이예원은 “메이저대회는 더 잘해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더 우승하지 못한 것 같다. 특히 한국여자오픈은 가장 권위 있는 대회라 꼭 우승하고 싶다. 눈 앞의 샷에만 집중한다면 부담감을 털어내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예원은 올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KLPGA챔피언십에선 공동 4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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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투어 통산 9승 중 메이저대회는 단 1승에 그치고 있는 이예원이 12일 시작되는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 정상 도전에 나선다. KLPGA투어 제공 |
대회장인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은 정교한 플레이가 요구되는 골프장이다. 높낮이가 심한 홀들이 많아 체력 소모도 큰 편이다. 하지만 퍼트와 체력을 보완한 이예원은 자신만만하다. 8일 성문안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공동 8위에 오른 이예원은 “개인적으로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이 KLPGA투어 대회장 중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실수하더라도 덤비지 말고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곳”이라며 “성문안 컨트리클럽도 레인보우힐스만큼 어려웠기 때문에 내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민지(27)가 2021년 세운 한 시즌 최다 상금(15억2137만 원) 기록 경신에도 도전하고 있는 이예원은 “2023년에도 마지막 대회를 준우승 이상만 했다면 기록을 깰 수 있었다. 그때도 3승을 했지만 나머지 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받은 덕분”이라며 “올해는 일찌감치 3승을 했으니 여름 무더위에 체력이 떨어지는 것만 잘 관리한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원주=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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