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줄였지만 결국 폐쇄 결정
동국제강, 7월부터 한 달 가동 중단
공급과잉·수요정체·보호무역주의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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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당진 제철소 전경. |
철강업계가 극심한 수요 부진을 견디다 못해 공장 가동을 하나둘 중단하고 있다.
11일 현대제철은 지난 7일부터 포항 2공장에 대한 무기한 휴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수요침체가 장기화로 생산물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사측은 5일 오후 3시를 기점으로 해당 내용을 노조에 공식 통보했다. 이후 9~10일 노동조합의 요청으로 조합원 간담회 명분상 일부 출근을 허용했으나, 무기한 휴업은 철회하지 않았다. 가동 중단 후 추후 진행 상황은 12일 예정된 노사협의회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해 11월 철강 업황 부진으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자 포항 2공장 폐쇄를 검토했지만 노조 반발로 계획을 전면 보류한 바 있다. 공장을 축소 운영하며 생산량 조절에 들어갔으나 내수 침체가 지속되자 전면 휴업을 이번에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올해 포항공장 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인천공장의 철근 생산을 한 달간 중단했다. 또 무한궤도의 부품 및 완제품을 생산하는 포항 1공장 내 중기사업부 매각을 추진하는 등 경쟁력을 잃은 사업 정리에도 착수했다.
현대제철뿐만 아니다. 동국제강 역시 인천공장 압연공장 및 제강공장 생산을 오는 7월22일부터 8월15일까지 한 달간 중단할 예정이다. 동국제강 인천 압연·제강공장은 회사 전체 매출의 40%를 담당하는 핵심 거점으로, 동국제강이 인천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철강업계는 공급과잉·수요정체·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삼중고에 처해있다. 내수는 비중이 가장 큰 건설 산업이 부진한 영향으로 수요가 위축된 지 오래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대표적인 건축 철강재인 철근의 지난해 생산량은 779만7000t(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17.8% 감소했다. 여기에 미국 정부는 지난 4일부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전격 인상하며 국내 철강업계는 심각한 생존 위기를 맞고 있다.
장인화 한국철강협회 회장은 지난 9일 열린 제26회 철의 날 기념행사에서 “통상 환경 불확실성의 확대와 지속되는 글로벌 공급 과잉, 탄소 중립이라는 시대적인 요구로 인해 오늘의 생존과 앞으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투데이/정진용 기자 (jjy@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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