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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주식은 부동산 버금가는 투자수단”…‘허니문 랠리’ 타고 삼천피 골인? [투자360]

헤럴드경제 신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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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주식은 부동산 버금가는 투자수단”…‘허니문 랠리’ 타고 삼천피 골인?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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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거래소 현장 간담회서 강조
주가조작 원스트라이크 아웃·배당소득 별도세율도 추진
증권가 “장기간 저평가 끝 밸류업 성과 가시화…하반기 3050 가능”
·이재명(왼쪽)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코스피가 2900대에 안착한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

·이재명(왼쪽)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코스피가 2900대에 안착한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민들이 주식 투자로 중간 배당도 받고 생활비도 벌 수 있게, 부동산에 버금가는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들면 기업의 자본 조달도 쉬울 것이고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선순환될 겁니다.이재명 대통령, 11일 한국거래소 현장 간담회에서
‘코스피 5000 시대’ 개막을 약속했던 이재명 대통령이 주가 부양 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 투심이 뜨겁게 달아 올랐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허니문 랠리’를 이어가고 있던 코스피 지수는 11일에도 또다시 1% 넘게 상승하며 종가 기준 2900 고지에 올라섰다. 국내 증시가 ‘박스피(박스권+코스피)’란 오명을 씻고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에서 탈출할 것이란 낙관적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다만,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글로벌 관세 전쟁에 따른 수출 감소와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국내 정책 모멘텀만으로는 탄력적 상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19포인트(1.23%) 오른 2907.04로 장을 마쳤다. 지난 2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월 14일(2921.92) 이후 약 3년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의 시가총액은 2378조921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액은 지난해 7월 11일의 2363조6270억원이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660억원, 2280억원을 순매수한 것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개인은 3644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코스피가 2900대에 안착한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있다. 코스피 지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19포인트(1.23%) 오른 2907.04,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09포인트(1.96%) 오른 786.29로 장을 마쳤다. [연합]

코스피가 2900대에 안착한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있다. 코스피 지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19포인트(1.23%) 오른 2907.04,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09포인트(1.96%) 오른 786.29로 장을 마쳤다. [연합]



코스피는 오전 1%가 넘는 상승률로 지난해 7월 11일(2896.43) 전고점과 2022년 1월 18일(2902.79)을 마지막으로 내줬던 2900 선을 연이어 넘어섰다. 이후 상승세가 주춤하는 듯했으나 이 대통령이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증시 부양 의지를 밝히자 다시 상승 폭을 키우며 오후 한때 1.26% 강세로 2908.16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4월 9일 종가 기준 2293.70으로 2300선마저 무너진 코스피가 최근 급등세로 2개월 만에 무려 614.46포인트(26.79%) 상승한 것이다.


대선 전부터 주요 후보들의 자본시장 선진화 공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하던 증시는 이 대통령 당선 이후 상법 개정 재추진에 정책 모멘텀이 더욱 강해졌다. 증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지배권 남용 근절 등을 통한 ‘코스피 5000’ 달성 의지를 강조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주 1년의 유예기간을 삭제하고 ‘3%룰’(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을 추가한 상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더욱 적극적인 정책 의지를 밝혔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트럼프 관세는 미·중 고위급 협상을 계기로 상호관세가 유예되는 등 리스크의 정점을 통과하고 점차 완화하는 양상이다.


관세 우려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반도체주와 자동차주도 미·중 협상 분위기 속에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연속 코스피 현물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린 외국인은 지난달 1조1천억원대 순매수로 전환한 뒤 이달 들어선 벌써 4조원에 가까운 순매수세를 보일 정도로 강한 ‘바이 코리아’로 돌아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거래소에서 가진 현장 간담회를 통해 증시 부양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전문가들은 앞서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의 부동산 정책 실패 등을 고려할 때 새 정부가 부동산보다 증시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부양하는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구상을 위한 수단으로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제시했다. 주가 조작 등 부정행위에 대해선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로 즉시 시장에서 퇴출하고 부당이익을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도 불공정·불투명 행위 및 경영 지배권 남용 등을 겨냥, “이런 것만 시정돼도 (코스피가) 최소 200~300포인트는 가뿐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은 배당 성향이 높은 상장법인의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별도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으로 이소영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도 소개했다. 배당소득세가 줄 경우 대주주가 배당을 실시할 유인이 만들어져 기업 배당 성향이 강화되고,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증시 부양 공약의 실천 의지를 다시 강조한 결과 증시에서는 연내 코스피 3000선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극심한 내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대규모인 2차 추경도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으로 대표되는 주주친화적 정책의 결과는 시장의 밸류에이션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오랜 기간 저평가 상태가 지속되며 제기됐던 밸류업 정책의 성과가 가시화하며 하반기 주식 시장의 등락 상단은 10년 평균 밸류에이션을 회복하는 3050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KB증권은 향후 12개월(내년 상반기)까지 코스피 지수 목표를 3240으로 상향 제시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미국의 관세 위협이 실제 관세 부과로 이어질 경우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관세 리스크 불확실성은 3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한국증시는 달러 약세와 내수 부양책, 자본시장 개혁 추진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높은 방어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단기 상승세에 따른 차익 실현, 관세 리스크 불확실성 등 단기 리스크는 경계해야 하겠지만, 구조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가 높아지고 있어 특히 주도 업종과 주도주는 추가 상승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그러나 미국발 관세전쟁의 영향이 하반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근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상호관세가 유예됐음에도 보편관세 10%에 자동차 25%, 철강 50%의 품목 관세가 부과되고 있고, 반도체와 의약품도 관세 부과가 예정돼 있다.

최근 발표된 산업통상자원부의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5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하며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주력 상품 중 반도체가 역대 5월 최대치를 기록하며 선방했으나, 자동차 수출이 30% 이상 급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안정세도 증시 수급에 우호적 조건인 반면 기업 수출과 이익 전망에는 부정적 요소다.

대외적으로는 적어도 올해 3분기까지 미국과 주요국 간 무역 협상 이슈가 잔존할 것으로 보이고, 미국 통화정책 기조를 확인할 수 있는 8~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금리 변동성도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소비 경기 둔화 우려, 미국 외 증시의 과열 양상도 하반기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수출 하강으로 기업 이익이 둔화하는데, 지배구조 개선, 내수 부양으로 지수가 상승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하반기 증시는 새 정부 정책 기대감 및 경기 부양책을 선반영하며 2분기 말~3분기 초 초강세를 보인 후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 소비 및 수출 둔화를 확인하며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