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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2026년 최저임금 '1만1500원' 요구…"프리랜서도 최저임금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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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2026년 최저임금 '1만1500원' 요구…"프리랜서도 최저임금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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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기준 240만3500원…14.7% 인상안
경영계 반대에 최저임금위 격론 예고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양대 노총과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가 2026년 최저임금 요구안을 발표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양대 노총과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가 2026년 최저임금 요구안을 발표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1만1,500원(시급 기준)을 제시했다. 하루 8시간씩 주 5일 일하는 근로자 기준 월급으로 환산하면 240만3,500원이다. 올해 최저시급 1만30원보다 14.7% 증가한 액수다. 이외에도 노동계는 최저임금 적용 기준을 프리랜서, 플랫폼노동자 등으로 확대하는 안을 주장하고 있는데 경영계가 난색을 표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최저시급 1만1,500원 요구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양대 노총과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가 2026년 최저임금 요구안을 발표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양대 노총과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가 2026년 최저임금 요구안을 발표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11일 양대 노총(한국노총·민주노총)과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요구안을 발표했다. 양대 노총은 최저임금위원회에 근로자위원으로 참여하는 핵심 주체다. 최임위는 노동계 요구안과 경영계 요구안을 수렴한 뒤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한다.

노총은 기자회견에서 "2024년 생계비는 7.5% 인상됐는데 최저임금은 2.5% 올랐다"며 "최저임금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면, 가난한 노동은 더 큰 가난으로 이어지고 사회는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노동계는 경기침체 상황도 고려했다. 2024년과 2025년에는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각각 1만2,000원과 1만2,600원을 제시한 바 있는데 내년도 요구안은 이보다 낮다. 아울러 노총은 최저임금 인상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채무탕감 및 적극적 재정지원도 촉구했다.

반면 경영계는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있어 향후 최임위 논의에서 갈등이 예상된다. 최임위는 통상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경영계)이 각자 주장을 펼치다 파행하면 공익위원(정부 추천)이 최종 중재안을 결정하곤 했다. 이에 노총은 "최저임금 인상은 단순히 '기업의 부담'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경제적 효율,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플랫폼노동자 등에도 확대해야"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4차 전원회의에서 한 근로자위원이 '넓혀 최저임금' 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착용한 모습. 뉴시스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4차 전원회의에서 한 근로자위원이 '넓혀 최저임금' 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착용한 모습. 뉴시스


노동계는 최저임금 적용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한다. 현행법상 최저임금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만 적용된다.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가사노동자 등 비정형 노동자(회사에 고용되지 않고 업무 단위로 계약을 맺은 채 성과에 따라 돈을 지급받는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최저임금 확대 적용에 대해서도 인건비 부담 증가 등을 내세우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4차 회의에서도 최저임금 확대 적용을 위한 논의가 있었지만 노사 양측은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이에 최임위 공익위원들은 도급제 노동자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정부에 요청했다. 도급제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할 수 있을지 따져보기 위해 2027년 최임위 논의 전까지 그 규모와 실태를 파악해달라는 요구다. 도급제 노동자는 노동 시간이 아닌 업무 프로젝트를 기준으로 대가를 받는 사람들로 비정형 노동자들이 해당된다. 노동계는 정부의 도급제 노동자 실태 조사에 찬성하면서도 당장 내년도 최저임금에 조사 결과를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1988년 도입된 최저임금은 2022년 9,160원, 2023년 9,620원, 2024년 9,860원으로 오른 뒤 지난해 1만30원으로 책정돼 처음으로 1만 원 시대를 열었다.

연도별 최저임금 및 최저임금 인상률. 최저임금위원회 홈페이지

연도별 최저임금 및 최저임금 인상률. 최저임금위원회 홈페이지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