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용 카카오페이 CTO 인터뷰
AI '페이아이' 개발, 보험진단 베타서비스 시작… 소비 에이전트도 준비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플랫폼… AI 비즈니스 경쟁력은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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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용 카카오페이 CTO(기술총괄부사장)가 머니투데이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제공=카카오페이. |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사용하다 보면 친구에게 돈을 보낼 일이 많다. 친구와 함께 식사하고 나서 비용을 인원수대로 나누는 '정산' 기능도 자주 사용한다. 미래에는 카톡 사용자가 송금이나 정산이 필요할 때 별도 조작할 필요가 없어질 수도 있다. AI(인공지능)가 카톡 사용자들이 해당 서비스를 필요로 할 때 자동으로 이를 진행해줄 수 있어서다.
머니투데이와 만난 김동용 카카오페이 CTO(기술총괄부사장)는 AI 분야 목표를 "사용자 라이프 사이클 안에서 여러 타이밍에 필요한 것을 적절하게 제안·실행해드리고, 신경 쓰지 않고 금융을 하실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모회사 카카오와 AI 에이전트 연계를 계획 중이다. AI 에이전트 연계는 쉽게 말해 서로 다른 AI끼리 통신·연결하는 것이다. 카카오와 카카오페이의 AI를 연결하면 송금·결제·금융에서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는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김 부사장은 "카톡 송금을 AI 에이전트 연계로 구현해놓으면, AI가 특정 액션에서 자동으로 송금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며 "카톡 안에서 결제나 송금을 하려고 할 때 사용자가 화면을 켜거나 QR을 스캔하는 일 없이 매끄럽게 가능하게끔, 서비스 시작부터 끝까지 종결되는 시나리오를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기능은 카톡 '선물하기'와 비용을 인원수대로 나누는 '정산하기'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김 부사장은 "영수증 사진을 찍고 단톡방에 올리면 금액이 자동으로 1/N으로 나눠지고, 바로 각자가 송금하는 '정산하기'가 시작되는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며 "다만 초기에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먼저 안내한 후 사용자가 링크를 누른 다음에 결제가 이뤄지도록 하는 방식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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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챗GPT 자체 이미지 생성. |
카카오페이는 자체 AI인 '페이아이'를 개발했다. 페이아이는 내부에서 작은 AI 모델들이 협력하는 구조로 돼 있다. 챗GPT처럼 사용자가 AI와 대화하는 첫 화면이자 채널이 '페이아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하지만 그 속에는 더 작은 규모의 여러 오픈소스 AI 모델들이 존재한다. 이 개별 AI들은 각자 전문 분야가 있는데 챗GPT같은 범용 모델보다 특정 부문에서 더 정확하게 답변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이 개별 AI 모델에 건강보험공단과 보험 약관 등 데이터를 학습시켜 '보험진단' 베타서비스를 출시했다. 보험이 금융에서 소비자에게 가장 어렵기 때문에 페이아이의 첫 베타서비스 영역으로 선택됐다. 김 부사장은 "보험 가입은 상담사가 잘 설명해줘도 소비자는 정확히 이해하기보다는 '사인하면 되나요?' 이런 느낌으로 진행하게 된다"며 "보험 용어를 사용자에게 더 친밀하게 설명할 수 없을까의 관점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AI를 활용해 고객 돈을 '아껴주기' 위한 소비 에이전트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카카오페이 앱에서 소비자에게 돈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을 AI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김 부사장은 "예를 들어 스타벅스에 자주 간다면, '이 카드로 2000원을 더 아낄 수 있다'고 알려주거나 지난달 사용자의 소비를 분석해 관련 리포트를 작성하는 등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를 기반으로 하는 상담센터인 'AICC'와 'AI 파일럿 프로젝트'도 곧 가동된다. 특히 AI 파일럿 프로젝트는 지식 검색, 개발·디자인 도구를 자동화해 사내 생산성을 향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자가 앉아서 마이크로 이야기하면 AI가 알아서 코딩해주는 'AI 기반 바이브 코딩'이 대표적이다. 김 부사장은 "반복적인 업무는 지식 검색이나 자동화 도구를 통해 매년 50% 수준의 리소스 절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개발 도구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해외 논문이나 통계 사례를 보면 개발자 생산성이 최소 30% 이상 향상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AI를 활용하는 핀테크 업체는 많다. 하지만 카카오페이의 저력은 '데이터'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마이데이터 가입자 수 2000만명을 넘겼다. 김 부사장은 "카카오페이는 가장 많은 사용자가 이용하고, 가장 많은 데이터를 보유한 금융 플랫폼"이라며 "AI 비즈니스 경쟁력은 결국 데이터이고, 우리는 데이터로 사용자를 가장 잘 이해하는 핀테크 회사이다"고 강조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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