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6년 만에 무패 본선 진출
젊은 피 대거 출격, 골 잔치 화끈
배준호 2도움… 이강인은 11호골
손흥민은 A매치 출전 단독 4위
젊은 피 대거 출격, 골 잔치 화끈
배준호 2도움… 이강인은 11호골
손흥민은 A매치 출전 단독 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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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대표팀이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에서 4대0 대승을 거뒀다. 세 번째 골을 넣은 오현규(왼쪽에서 둘째)가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는 가운데 관중석 커다란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
월드컵 본선을 향한 마지막 관문. 이미 진출권은 확보한 터라 부담 없이 실험에 나설 수 있었다. 그런 여유가 빚어낸 결과일까. 한국 축구 대표팀은 ‘새 얼굴’로 채운 스쿼드로 3차 예선 최다 득점을 쏟아내며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4만1000여 관중은 모처럼 펼쳐진 골 잔치를 만끽하며 본선 진출을 자축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 10차전에서 쿠웨이트를 4대0으로 완파했다. 이미 지난 6일 이라크를 2대0으로 제압하며 11회 연속 본선행을 확정 지은 한국은 이날 승리로 승점 22(6승 4무)를 쌓아 조 1위도 굳혔다.
동시에 16년 만에 예선 무패 기록까지 보탰다. 한국은 1990년 이탈리아 대회(9승 2무), 2010년 남아공 대회(7승 7무) 예선에서도 무패로 본선에 오른 바 있다. 이번에는 11승 5무라는 성적표를 추가했다.
홍 감독은 예고한 대로 쿠웨이트전에서 새 얼굴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6일 이라크전 선발진에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인범(페예노르트), 설영우(즈베즈다), 이태석(포항) 등 주축을 제외하고 7명을 교체했다. K리그 득점 선두(11골)를 달리고 있는 전진우(전북)는 첫 A매치 선발 기회를 잡았고, 닷새 전 U-22 대표팀 경기(호주전)를 치른 뒤 성인 대표팀에 추가 발탁된 배준호(스토크시티) 역시 선발로 나섰다. 수비 라인에서는 신예 이한범(미트윌란)이 데뷔전을 치르며 옛 동료 김주성(서울)과 2년 만에 호흡을 맞췄다. 골문은 이창근(대전)이 지켰고, 중원에는 원두재(코르파칸), 최전방에는 오현규(헹크)가 새롭게 나섰다. 이날 선발진 평균 나이는 24.8세에 불과했다.
젊은 대표팀은 시작부터 상대를 거세게 압박했다. 이미 조 최하위(승점 5)로 탈락이 확정된 쿠웨이트는 별다른 반격(유효 슈팅 0개)을 하지 못했다.
한국은 이강인, 배준호, 전진우를 중심으로 2선에서 유기적 움직임과 빠른 패스 교환으로 연이어 기회를 창출했다. 왼쪽에서 활약한 배준호는 유려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집요하게 흔들었다. 전반 11분 설영우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배준호가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수비 맞고 굴절된 공이 오른쪽 골대를 강타하며 아쉽게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붉은 악마 응원단의 ‘WE 대한’ 카드 섹션이 펼쳐지며 경기장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기세를 이어가던 한국은 전반 30분 마침내 균형을 깨뜨렸다. 황인범 왼쪽 코너킥이 골문 앞 수비수들과 엉켜있던 전진우 머리를 스친 뒤 상대 수비수 파하드 알하제리 허벅지를 맞고 그대로 자책골이 됐다. 처음엔 전진우 골로 기록됐다가 나중에 정정됐다. 전진우로선 A매치 첫 골이 사라진 셈이다.
후반 들어 공격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6분 이태석이 상대 공을 탈취한 뒤 배준호에게 패스했고, 배준호는 페널티 지역 왼쪽을 침투한 이강인에게 연결했다. 이강인은 골문 왼쪽 앞에서 낮고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키퍼를 뚫었다. 2-0. 지난해 6월 중국과 2차 예선 이후 약 1년 만에 기록한 A매치 11번째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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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한민국과 쿠웨이트의 경기, 대한민국 이강인이 후반 팀의 두 번째 골을 넣고 있다. 2025.6.1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불과 3분 뒤 추가 득점이 터졌다. 황인범이 오른쪽에서 길게 올린 크로스를 배준호가 헤딩으로 떨궜고, 이를 오현규가 수비수를 등에 지고 터닝슛으로 마무리했다. 오현규는 이라크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며 최전방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이날 배준호는 두 번째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후반 27분엔 교체 투입된 베테랑 이재성이 쐐기골을 꽂았다. 김주성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온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이재성이 냅다 왼발로 강하게 때렸는데 이 슈팅이 수비 맞고 굴절되면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후반 30분 대기하던 손흥민이 교체 출전하자 경기장은 환호로 가득 찼다. 손흥민은 이날 134번째 A매치 출전으로 이운재(베트남 대표팀 코치)를 넘어 역대 3위에 올랐다. A매치 출전 기록 1위는 차범근과 홍명보(이상 136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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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한민국과 쿠웨이트의 경기, 대한민국 손흥민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2025.6.10/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
내년 6월 개막하는 북중미 월드컵 본선은 전 대회보다 16팀이 늘어난 48팀이 참가한다. 조별리그는 4팀씩 12조로 편성되며, 각 조 1·2위 24팀과 3위 중 상위 8팀이 32강부터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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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과 이강인을 비롯한 선수들이 10일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축하 행사에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News1 김진환 기자 |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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