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이 2000원이냐" 李대통령 발언에… 농심·오뚜기·팔도, 가격 인상 '긴장'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라면 한 개에 2000원 한다는데, 진짜냐.”

이재명 대통령이 9일 라면값을 콕 집어 지적하자, 최근 가격을 올린 라면업체들이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 TF 회의에서 "물가가 국민에게 너무 큰 고통을 주고 있다"며 "현황과 가능한 대책을 회의 이전이라도 보고해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라면과 맥주 등 가공식품 가격을 콕 집어 언급하며 "오늘은 그 점을 하나 챙겨봐야겠는데, 최근 물가가 엄청나게 많이 올랐다고 그러더라"며 "라면 한 개에 2000원(도) 한다는데 진짜냐"고 물었다.

기획재정부 김범석 1차관은 이날 회의에서"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가공식품 위주로 맥주랄지 라면 등 저희가 눌러놨던 것들이 많이 오른 부분도 있다"며 "닭고기를 많이 수입하는 브라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서, 한두 달 시차가 있긴 한데 잘못 대응하면 급등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이에 식품업계는 이 대통령의 직접적인 발언에 추가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한 대형 식품업체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라면값을 언급한 것은 상당한 메시지"라며 "단기적으로는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업계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못한 채, 부담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향후 물가 안정책으로 식품업계와의 협의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라면을 비롯한 주요 가공식품 가격의 동결 내지 인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읽힌다. 특히 추가경정예산 논의 과정에서 '물가 안정'을 명분으로 식품업계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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