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엑스포츠뉴스 언론사 이미지

'김민재 스승' 스팔레티, 이탈리아 대표팀 해임 통보에 눈물…은퇴한 '레스터 기적’ 라니에리 유력 후보

엑스포츠뉴스
원문보기

'김민재 스승' 스팔레티, 이탈리아 대표팀 해임 통보에 눈물…은퇴한 '레스터 기적’ 라니에리 유력 후보

서울구름많음 / 19.5 °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나폴리 시절 김민재의 성장을 이끈 지도자로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루치아노 스팔레티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결국 경질 수순을 밟는다.

이탈리아축구협회(FIGC)는 9일(한국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다가오는 몰도바전이 스팔레티 감독의 마지막 A매치가 될 것"이라고 발표하며 사실상 경질을 알렸다.

2023년 9월 지휘봉을 잡은 이후 불과 2년도 채우지 못한 이른 퇴진이다.

스팔레티 감독은 오는 10일 치러지는 몰도바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I조 경기를 마지막으로 대표팀을 떠난다.

최근 노르웨이 원정에서 0-3으로 완패하며 예선 첫 경기를 충격적인 결과로 시작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것이 정론이다.

이탈리아는 현재 예선 1조에서 3전 전승을 달리고 있는 노르웨이에 승점 9점 차 뒤진 상황으로, 조 1위만이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따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전망은 매우 어둡다.



영국 'BBC'에 따르면, 스팔레티 감독은 FIGC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 기자회견장에서 직접 해당 경질 사실을 먼저 밝혔다.

그는 몰도바전을 앞둔 공식 사전 기자회견에서 "어젯밤 가브리엘레 그라비나 회장과 만났고, 그 자리에서 내가 해임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물러날 의사가 없었고, 내 자리를 지키며 팀을 계속 이끌고 싶었다"고 덧붙이며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또한 매체는 해당 회견에서 스팔레티 감독이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이 유니폼, 이 선수들, 이 직업을 사랑한다. 내일 몰도바와의 경기에서도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대표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후 기자들의 추가 질문에는 말을 잇지 못하고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스팔레티 감독은 2023년 유로 대회 16강 탈락, 네이션스리그 부진, 독일과의 경기 패배, 그리고 최근 노르웨이전 대패 등으로 꾸준히 비판을 받아왔다.

이탈리아 축구 전문가 다비드 페리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스팔레티의 경질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유로 대회에서 스위스에 완패하고, 네이션스리그에서는 독일에 참패하는 등 결과가 들쭉날쭉했고, 노르웨이전에서의 무기력함은 결정타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스팔레티는 전술적으로 유능하지만, 이탈리아 대표팀의 정체성 부족과 선수층 한계는 그조차 극복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탈리아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 이후, 월드컵과 관련해서는 잇단 부진을 겪어왔다.

2010년 남아공 대회와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는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본선 진출 자체에 실패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반드시 밟겠다는 목표 아래 스팔레티를 선임했지만, 그의 성적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현재로서는 또 다시 본선 진출에 실패할 위기에 몰려있다.

국내 축구팬들에게 스팔레티는 나폴리 시절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수비 전술로 세리에A 정상에 오른 지도자로 각인돼 있다.

스팔레티 감독은 2022-2023시즌 나폴리를 33년 만에 우승으로 이끌며 유럽 전역의 주목을 받았고, 그 해 여름 이탈리아 대표팀으로 영입됐다. 김민재 역시 그의 지도 아래 세계적인 수비수로 성장했고, 해당 시즌 이후 유럽 최대 규모의 클럽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2022년 여름 김민재의 재능을 한 눈에 알아보고 많은 반대 속에서 그를 데려와 세리에A 우승으로 연결한 스팔레티의 혜안이 이탈리아 대표팀에선 빛을 발하지 않았다.



한편, 스팔레티의 후임으로는 여러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모으는 인물은 클라우디오 라니에리다.

그는 2015-2016시즌 레스터 시티를 이끌고 프리미어리그 우승이라는 '동화'를 써낸 주역이다. 최근 AS로마 감독직을 임시로 수행한 뒤 은퇴를 선언했고, 현재는 구단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FIGC는 라니에리의 풍부한 경험과 지도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설득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매체 '풋볼 이탈리아'는 해당 사실을 전하면서 "라니에리는 로마 구단 고문직에 집중하길 원하고 있지만, FIGC는 여전히 그를 새로운 대표팀 감독으로 낙점하고 있다"며 "그라비나 회장은 라니에리를 가장 이상적인 후임 후보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실현 가능성에서는 알 나스르를 이끌고 있는 스테파노 피올리 전 AC밀란 감독이 더 유력한 선택지로 평가되고 있다. 피올리는 2021-2022시즌 밀란의 스쿠데토를 이끈 지도자로,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이제 이탈리아는 새 감독과 함께 실현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예선 경쟁을 통한 본선 진출 확정이 이미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감독 체제가 얼마나 빠르게 팀을 재정비하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12개 조로 치러지는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조 1위만이 자동 진출권을 확보하며, 2위와 일부 3위는 복잡한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과연 레스터의 '기적'을 쓴 라니에리가 다시 한 번 대표팀의 기적을 써내려갈 수 있을지, 혹은 새로운 전술가가 등장해 이탈리아의 침체를 끊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