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스포츠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나인 퍼즐' 김다미, 결핍 있는 천재 '명탐정 이나'로 연기 레전드 경신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원문보기

'나인 퍼즐' 김다미, 결핍 있는 천재 '명탐정 이나'로 연기 레전드 경신 [인터뷰]

속보
"윤, 계속 거부하면 출석 거부 간주하고 특검도 결단"
나인 퍼즐 김다미 / 사진=UAA

나인 퍼즐 김다미 / 사진=UAA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배우 김다미는 늘 독보적인 캐릭터 해석 능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영화 '마녀'에서는 평범한 여고생 뒤에 감춰진 냉혹하고 무자비한 모습을,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는 천재이지만 소시오패스적인 성향의 인물을 보여줬는가 하면, '그 해 우리는'에서는 섬세한 감정선으로 따뜻한 청춘의 감성을 전달했다.

이번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 퍼즐'(극본 이은미·연출 윤종빈)에서는 만화 캐릭터를 떠오르게 하는 모습과 아이 같은 말투를 소화했다. 숏컷 헤어스타일에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꾸러기 명탐정' 같은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다미는 "아이 같은 느낌은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 가져갔던 게 맞다"며 "캐릭터 특성 자체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그게 어린아이랑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감정적으로 느끼는 그대로 표현하고 말투도 그렇고 감독님과 함께 만들어 나갔다"고 밝혔다.

이러한 만화 같은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에 있어 걱정도 있었다. 김다미는 "이나는 좀 떠있고 현실적이지 않은 캐릭터다 보니까 초반에는 좀 고민이 되는 지점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게 이나만의 캐릭터라고 생각했다"며 "그런 인물이 들어감으로써 또 새로운 느낌의 분위기를 줄 수 있는 지점이 있다는 얘기를 했고, 또 프로파일링 할 때는 이나가 혼자서 상상하는 거다 보니까 자신이 원래 가진 톤으로 하려고 했고 조금씩 만들어 나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나인 퍼즐'은 10년 전, 미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현직 프로파일러인 이나(김다미)와 그를 끝까지 용의자로 의심하는 강력팀 형사 한샘(손석구)이 의문의 퍼즐 조각과 함께 다시 시작된 연쇄살인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 스릴러다. 김다미는 극 중 10년 전 삼촌이 살해당한 현장을 목격한 뒤, 프로파일러가 돼 그날의 비밀을 파헤쳐가는 인물 윤이나로 분했다. 윤이나는 집에서 삼촌의 죽음을 목격하고 충격에 빠지지만 계속 그 집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김다미는 "사실 그 집에서 나오면 해방이 될 수도 있고 그런 기억들이 조금은 괜찮아질 수 있는데 거기서 사는 게 좀 안타깝고 그러긴 했다"며 "저는 이나가 사실 겉으로는 안 그래 보이지만 누구보다도 인간에 대한 마음과 사랑이 깊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린 시절 유일한 어른이었던 삼촌이 죽었고 그걸 내가 해결해야 된다는 마음, 삼촌에 대한 사랑이 계속 그 집에 있게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런 이나의 인간적인 마음은 작품 내 범인이 누구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장치로 인해 중반부까지 잘 드러나지 않는다. 김다미는 "이야기적인 흥미와, 또 제가 가져가고자 하는 감정의 차이가 조금 있는 것은 맞다"며 "이나에게 소시오패스적인 성향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왜냐하면 이나가 팀원들을 위해 물건이나 케이크를 챙겨주는 모습에서 누구한테든 사랑받고 싶은 인물이라고 생각해서다. 겉으로는 자기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벽을 두고 가시를 붙이고 있는 인물일 뿐 소시오패스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현장에서 무덤덤한 이유는 프로파일러의 직업적 특성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현장들을 봐왔기 때문에 그런 살인 현장이 그렇게 겉으로 표현하기에 놀랄 만한 일이 아닌 상태라고 생각을 했다. 거기에다 이나의 성격까지 더해지면서 좀 더 그렇게 보였던 지점들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삼촌이 죽고 이나가 10년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는 극 중 나오진 않지만, 김다미는 "구체적인 상상은 아니지만 되게 많이 마음을 닫고 지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한테도 자기 마음을 보여주지 않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본인이 더 강해지려고 노력하고 가시 돋친 말들을 한다든가, 사람에 대한 믿음이 다 깨져 상처받지 않기 위해 믿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 그런 이나가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10년 사이에도 챙겨주거나 하는 사람이 도우미 공영임(박성연)이 있는데 이게 잘 표현이 됐을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보면 공영임에게 의지하는 면모가 조금씩 있다. 의지할 수 있는 데가 영임밖에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되게 닫힌 생활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년 후 이나는 번지점프대에서 여러 번 뛰어내리면서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는 인물이 된다. 김다미는 "그거라도 해야 감정적으로 해소되거나 살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고 그래서 막 차도 빨리 몰고 그런 것들이 이나 스스로 탈출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자극을 그냥 계속 느끼고 싶은 것"이라며 "삼촌을 잃었을 때부터 인간의 감정 표현 방식을 많이 숨겨놓는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엄청나게 큰 상처를 받고 상실감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원 클라쓰' 속 조이서처럼 '나인 퍼즐' 이나 역시 천재이지만 결핍이 있는 인물이다. 김다미는 "꼭 천재 캐릭터라서 하는 건 아니었는데 그런 천재들은 결핍을 가지고 있는 부분들이 재밌었던 것 같다"며 "'이태원 클라쓰'와 '나인 퍼즐'은 사실 다른 지점 때문에 선택했다. '마녀' 이후에 '이태원 클라쓰'를 했을 때는 이야기 자체가 사람들한테 쉽고 재밌게 다가갈 수 있는 지점이 있고 매력적인 캐릭터여서 선택했던 게 있다. '나인 퍼즐'은 감독님의 연출을 좋아하고, 배울 수 있는 점이 많은 드라마라고 생각해서 했던 거다. 그래서 천재라는 부분이 비슷할 수는 있겠지만 제가 배우고 싶고 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나인 퍼즐'을 선택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나인 퍼즐'은 더원시티 지하주차장 살인사건, 저수지 토막살인사건, 컨테이너 음독 살인사건, DH건설 대표 살인사건, 요트선착장 살인사건, 갈대밭 총격사건 등 매 회마다 서로 다른 사건들이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사건들은 결국 하나의 큰 줄기를 가지고 뻗어나간다. 진범이 누구인지 함께 추리하는 과정이 흥미를 유발하며 호평을 받았다.

김다미는 "초반에 이야기가 나오면서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생기더라. '뭐냐', '범인이 누구냐' 이런 것들을 여쭤봐 주시고 손톱 색깔이 왜 자꾸 바뀌냐는 질문도 받았다. 대사 하나 하나를 물어보시고 뭔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라는 게 느껴졌다"며 "저도 보면서 계속 틀리다가 어느 시점에는 양정호(김성균) 팀장님이 아닐까라는 의심을 했었는데 이제 그것도 틀렸다. 그때는 인물들을 어떤 분들이 맡을지 나와 있지도 않은 상태였다 보니까 상상할 수 있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나인 퍼즐'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다미는 "처음에 봤을 때 저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다. 계속해서 그 범인이 누군지, 이야기의 흐름이 너무 궁금했다"며 "이 작품을 윤종빈 감독님이 연출하신다고 하니까 되게 매력적이고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지점들 때문에 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윤종빈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감독님이 그려주신 이나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했고, 그리고 초반부터 감독님과 많이 만나서 캐릭터를 만들어 간 부분이 많다. 그래서 처음의 대본보다 만들어진 부분이 좀 많아서 되게 재미있게 작업을 했다"며 "현장에 들어가서 디렉션을 주실 때는 되게 명확하시다. 아무래도 제가 연기할 때는 매번 '이게 맞나, 아닌가'에 대한 고민들을 하게 되는데, 딱 감독님이 그런 부분에 대해서 명쾌하게 괜찮다고 답을 주시니까 그런 의심들을 좀 덜 한 채로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감독님께서 그리시는 그림이 딱 있구나란 생각들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는지 묻자 "아무래도 대사 양 자체가 되게 많았어서 외우는 것도 그렇고 추리물이다 보니까 인물들의 이름이 틀려도 안 되고 사건의 설명을 잘 전달해야 되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던 것 같다"며 "이나가 가진 캐릭터성을 같이 가져가면서 설명을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그래서 그런 지점들을 감지하고 조율을 했던 것 같다. 어떨 때는 되게 캐릭터성 있게 표현하고, 어떨 때는 설명이 주가 되게 표현하고 그런 것들을 이번에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김다미는 평소 추리물을 많이 보진 않았지만, 이번 '나인 퍼즐'을 통해 추리물의 매력을 제대로 느꼈다. 그는 "어떤 대사를 했는데 관객분들이 다양한 해석을 해 주시는 걸 보고 있으면 정말 재밌더라. 이렇게도 해석되고 이렇게도 흥미를 가져주시는구나 해서 저도 같이 찾게 되고 되게 생각이 열리는 느낌이 있어서 추리물이 참 재밌다"며 "시즌2가 아니더라도 추리물이 또 들어온다면 또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여러 사건들이 나오니까 배우들도 여러 명 나오고 저는 선배님들이랑 한 작품에서 이렇게 많이 만난 건 처음이었다. 에피소드별로 선배님들을 만나서 처음에 전날 되게 많이 긴장도 하고 했다. 선배님들 한 분이 딱 생각나기보다는 저는 네 번이면 네 번 다 그냥 긴장하고 그걸 숨긴 채로 당당하고 동글한 이나처럼 하려고 노력했다"며 웃었다.

김다미는 올해 JTBC 드라마 '백번의 추억'과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 공개를 앞두고 있다. 그는 "'백번의 추억'을 찍고 있는데 청춘물이다. 촬영은 중간 정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매번 제가 못하는 것들을 깨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는 그는 최근 소속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애 처음 브이로그도 선보였다. 더불어 "아직 안 해본 건 사극, 어두운 느낌의 캐릭터다. 해보고 싶은 건 많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