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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6채 팔아야 강남 한 채 산다” 아파트값 격차 역대 최대 [부동산360]

헤럴드경제 박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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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6채 팔아야 강남 한 채 산다” 아파트값 격차 역대 최대 [부동산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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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위 20% 아파트값 30억 돌파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 차이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부동산 매물 정보. [연합]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부동산 매물 정보.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서울에서 집값 상위 20% 아파트가 하위 20% 아파트보다 약 6.1배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등 핵심지로의 쏠림 현상과 외곽 지역 약세 지속 등으로 매매 시장이 역대 최고 수준의 양극화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30억942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하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4억9044만원)의 6.1배다. 서울의 고가 아파트 1채 가격으로 저가 아파트 6.1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KB부동산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월간으로 가장 큰 폭의 차이다. 5분위 배율은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간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다.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해 5분위(상위 20%) 평균 가격을 1분위(하위 20%) 평균 가격으로 나눠 계산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양극화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강남권 집값이 들썩이면서 고가 주택의 매매가가 저가 주택에 비해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서울의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처음으로 30억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24억7958만원) 대비 21.4%(5억2984만원) 뛰었다. 2021년 4월 20억원을 넘어선 지 4년여 만에 또다시 30억원을 기록하며 질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



정부는 지난 3월 집값 과열을 막기 위해 강남 3구와 용산구 지역 전체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지만, ‘똘똘한 한 채’를 찾는 매수세를 막지 못했다. 강남구 압구정, 서초구 반포동, 송파구 잠실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와 한강 조망권을 갖춘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행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

서울 상위 20% 집값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하위 20% 집값은 우하향하고 있다. 지난달 하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4억9044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억9338만원)과 비교해 0.6%(294만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상위 20% 서울 아파트가 21.4% 뛴 것과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 수요층이 ‘서울에서 입지가 뛰어난 상급지만 오른다’는 학습 효과 때문에 서울 핵심지에 몰리며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최근 30·40대가 집을 사도 강남3구와 용산구 등 주거 선호도가 높고 대체 불가능한 지역으로만 간다”며 “자금이 부족하면 핵심 지역 주변으로 수요가 퍼져나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외곽은 외면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였다. 지난 5월 기준 전국 집값 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13억4018만원으로 하위 20% 평균 가격(1억1551만원)의 11.6배를 기록했다. 부동산 활황기였던 2020년과 2021년에는 지방의 아파트 가격도 동반 상승해 전국 5분위 배율이 10을 넘지 않았으나, 최근 몇 년간 수도권 아파트만 강세를 보이면서 그 격차가 2023년 5월 10배, 2024년 12월 11배로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