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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하이브리드 힘주는 현대차·기아, 관세 리스크 해소 묘수 될까 [비즈360]

헤럴드경제 서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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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하이브리드 힘주는 현대차·기아, 관세 리스크 해소 묘수 될까 [비즈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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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 전환 숨 고르기…HEV 생산 확대 집중
5월 현대차·기아, 美 HEV 2.4만대 판매…전년比 25%↑
내년부터 HMGMA 공장서 HEV 생산
차세대 HEV 시스템 개발에도 속도
현대차 준중형 SUV 투싼(왼쪽), 기아 스포티지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 준중형 SUV 투싼(왼쪽), 기아 스포티지 [현대차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로 전동화 전환 숨 고르기에 나선 현대자동차·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HEV) 생산 확대에 나선 것과 관련해 업계에선 ‘전략적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미중 무역 갈등 등 급변하는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미국 관세 대응 전략 TFT’를 출범하고, 현지 수익성 개선책을 제시했다.

여러 대응책 가운데 핵심 전략으로 꼽히는 것은 최근 준궁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효율화’다. 앞서 지난 4월 현대차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HMGMA의 연산 규모를 기존 30만대에서 50만대까지 확대하고, 내년부터 하이브리드차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인 호세 무뇨스 사장도 지난 3월 열린 현대차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대차는 올해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HMGMA 공장에서 아이오닉5, 아이오닉9을 생산해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혼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 생산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HMGMA는 당초 순수 전기차 전용 생산기지로 계획된 공장이었지만,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하고, 미국 내 하이브리드차 판매 증가세가 뚜렷해지자 현대차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차도 생산할 수 있도록 공장 설계를 변경했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 생산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미국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대하는 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가 거둔 판매 실적 역시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더한다.


현대차(제네세스 포함)와 기아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모두 17만25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7% 늘어난 수치로, 실적 상승세를 견인한 것은 하이브리드차다. 양사는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24.9% 늘어난 2만4876대의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했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현대차는 5.0% 늘어난 1만3906대, 기아는 무려 64.6% 늘어난 1만970대를 기록했다.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이미 지난해부터 전기차를 넘어섰다. 지난달 역시 양사 전기차 판매량은 7597대(현대차 6108대, 기아 1489대)로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에 한참 못 미쳤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추가 관세 검토 등 정책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전기차 판매량 상승세가 더뎌진 것도 한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차종별 판매 순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달 현대차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투싼(1만9905대)이다. 투싼 하이브리드의 경우 지난해 7월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5.5%가 늘어난 5170대가 팔린 데 이어 같은 해 10월, 12월에도 월간 판매량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투싼 하이브리드는 최근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발표한 ‘2025 최고의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어워즈’엣 ‘최고의 하이브리드 SUV’로 선정된 데 이어 ‘10대를 위한 최고의 차량’에서도 3만~3만5000달러 가격대 최고의 SUV로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조도. 서재근 기자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조도. 서재근 기자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 경쟁력 제고를 위해 미국 현지 생산 확대는 물론 기술 개발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보다 연비와 출력을 크게 개선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출시한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에 새롭게 개발한 가솔린 2.5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한 것을 기점으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현재 3종에서 5종으로 늘리고, 현대차·기아의 다른 차종에 차례로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2026년 후륜구동용 2.5 터보 하이브리드를 선보이고 제네시스 주요 모델에 순차적으로 탑재,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럭셔리 브랜드까지 확장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앞으로도 라인업 확대 및 높은 상품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지난해 10월 양산에 돌입한 HMGMA에서 전기차 외에도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 급변하는 미국 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