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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참전용사 조형물, 돌 때문에 골머리

조선일보 김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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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참전용사 조형물, 돌 때문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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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 받아 돌기둥 짓기로 했는데
의사 밝힌 참전국 22국중 8국뿐
서울시가 돈 주고 사와야 할 상황
/서울시

/서울시


서울시가 올해 광화문광장에 6·25전쟁 참전국 용사를 기리는 돌기둥 22개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는데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당초 서울시는 참전 22국에서 석재를 기증받아 돌기둥을 세우겠다고 했으나 6일까지 기증하겠다고 나선 나라가 인도·그리스·독일 등 8국밖에 없어서다. 서울시는 나머지 돌기둥은 석재를 직접 구입해 세우기로 했다. 설치 날짜도 내년 상반기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서울시가 각국의 기증 의사도 타진해보지 않고 서둘러 계획부터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 2월 광화문광장에 2027년까지 ‘감사의 정원’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작년 6월 25일 광화문광장에 높이 100m짜리 태극기 게양대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가 비판이 잇따르자 계획을 바꿨다.

정원의 핵심 시설은 6·25전쟁에 참전한 22국을 상징하는 높이 5.7~7m 돌기둥 22개다. 돌기둥 꼭대기에는 조명등을 설치해 100m 상공까지 불빛을 쏘게 만든다. 돌기둥에는 국가 이름과 추모시 등을 새기겠다고 했다.

당시 오세훈 시장은 브리핑에서 “22국에서 석재를 기증받아 만들 것”이라며 “이 때문에 기둥 색깔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고 했다. 조성 계획을 발표한 직후 22국을 초청해 사업 설명회도 열었다.

그러나 6일까지 기증 의사를 밝힌 나라는 인도와 그리스, 독일, 호주, 스웨덴, 노르웨이 등 8국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지난 2월 “돌기둥 조형물은 올해 안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일정도 최근 내년 상반기로 미뤘다고 한다. 이에 따라 돌기둥 설치 비용도 당초 계획한 108억원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대한 설득해보고 안 되면 서울시가 그 나라의 석재를 직접 구입해 세울 것”이라며 “뒤늦게라도 석재를 기증하겠다는 나라가 있으면 설치 이후 돌기둥을 교체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2월 계획을 발표할 당시에도 “거대한 석재를 어떻게 기증받느냐” “시간이 촉박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서울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전체 기증이 어려우면 표지석 등 일부만이라도 기증받아 짓겠다”고 했다.

[김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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