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은성이 5번, 이진영이 6번 타순에 배치되어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앞선 3~4번 타자들의 부진이 조금은 아쉬운 경기였다. 특히 최근 타격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4번 노시환은 이날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1-3으로 뒤진 9회 날카로운 타구를 날리기는 했지만 3루수 직선타로 처리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공교롭게도 그 다음 타자인 채은성이 솔로포를 쳤다.
제아무리 슈퍼스타라고 해도 무안타 경기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을 비롯, 올 시즌 성적이 썩 좋지 않다는 점에서 뒷맛이 개운치 않은 점은 분명히 있다. 노시환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083(36타수 3안타)의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다. 삼진도 12개를 당했다. 그래도 볼넷 7개를 고르며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볼넷이 주는 맛과 안타가 주는 맛은 분명 다르다. 게다가 최근 10경기 3개의 안타 모두 단타였다.
팀에서 노시환을 대체할 수 있는 타자는 없다. 2023년 리그 홈런왕(31개) 출신이다. 지난해에도 부진하다고 했는데 그래도 24개의 홈런을 쳤다. 올해도 11개의 홈런으로 두 자릿수 홈런은 이미 달성했다. 하지만 62경기에서 타율이 0.227에 머물러 있다. 순출루율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타율이 떨어지다보니 장타율도 덩달아 떨어져 OPS(출루율+장타율)는 0.731에 그치고 있다. 노시환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그렇다고 노력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집중력이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그런 모습이 보였다면 김경문 한화 감독의 성향상 이렇게 중용될 리가 없다. 타자들은 대개 타격 슬럼프에 빠지면 수비도 덩달아 안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게 김 감독의 이야기다. 김 감독은 6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그런 부분은 굉장히 고마운 부분이다. 보통 안 맞으면 쉬려고 하는데 끝까지 수비를 하겠다고 그런다. 그런 점에서 마음에 들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미 어느 정도는 완성되어 있는, 자기 경력도 확실한 타자다. 대안도 없다. 노시환이 스스로 슬럼프에서 벗어나 궤도에 오르는 게 가장 이상적이고, 그럴 만한 힘도 있는 타자다. 어쨌든 확실한 것은 한화 타선의 완성은 노시환이라는 퍼즐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시즌 시작이 좋지 않았던 노시환은 4월부터 5월 중순까지는 또 나름대로의 좋은 타격을 보여줬다. 좋지 않은 사이클을 끊어내고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순위 싸움의 고비를 한 차례 맞이한 한화로서는 그 반등 시점이 당겨지길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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