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SNS 검열 짙어지는 사회적 분위기 확산
연예 기획사들, 민감한 시기 감안해 SNS 게시글 적극 검열 "컬러 없는 옷에 사진 포즈까지 제한"
매 대선 때마다 곤욕을 치르는 연예인들이 등장한다. 의도하지 않은 행동이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는 오해로 이어지기에 일부 소속사들은 스타들의 SNS 게시물을 검열하기까지 이르렀다.
제21대 대통령 사전 투표를 앞두고 에스파 카리나는 특정 정당을 연상하게 만드는 옷을 입은 근황을 올렸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숫자 '2'와 빨간색이 들어간 점퍼를 입었다가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과 이수정 교수 등 여러 정치계 인사들의 감사를 받았다. 카리나는 이튿날 팬 플랫폼을 통해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라고 해명했고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또한 일상 사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배우 한소희는 흔한 사진 포즈인 '브이'를 했다가 같은 논란에 휩싸였고 빈지노도 붉은색 계열의 옷을 입고 "세계 뻘건디의 날"이라고 SNS에 글을 썼다가 지탄을 받았다. 이에 빈지노는 " 사전 투표 기간 중이라는 타이밍에 오해를 살 수 있었던 점, 충분히 조심하지 못했던 점을 크게 느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연예 기획사들, 민감한 시기 감안해 SNS 게시글 적극 검열 "컬러 없는 옷에 사진 포즈까지 제한"
매 대선때마다 곤혹을 치르는 연예인들이 등장한다. 카리나, 빈지노, 한소희 SNS |
매 대선 때마다 곤욕을 치르는 연예인들이 등장한다. 의도하지 않은 행동이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는 오해로 이어지기에 일부 소속사들은 스타들의 SNS 게시물을 검열하기까지 이르렀다.
제21대 대통령 사전 투표를 앞두고 에스파 카리나는 특정 정당을 연상하게 만드는 옷을 입은 근황을 올렸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숫자 '2'와 빨간색이 들어간 점퍼를 입었다가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과 이수정 교수 등 여러 정치계 인사들의 감사를 받았다. 카리나는 이튿날 팬 플랫폼을 통해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라고 해명했고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또한 일상 사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배우 한소희는 흔한 사진 포즈인 '브이'를 했다가 같은 논란에 휩싸였고 빈지노도 붉은색 계열의 옷을 입고 "세계 뻘건디의 날"이라고 SNS에 글을 썼다가 지탄을 받았다. 이에 빈지노는 " 사전 투표 기간 중이라는 타이밍에 오해를 살 수 있었던 점, 충분히 조심하지 못했던 점을 크게 느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연예인 중에도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행보를 보이는 이들도 있다. 실제로 김흥국이나 박혁권 등이 정치적 발언을 꾸준히 해왔다. 다만 과열된 분위기가 스타들의 정치적 성향을 추측하고 악플로 이어지면서 업계 내에서는 SNS 주의보가 떨어지고 말았다.
만약 정치 소신을 드러낸 경우가 아니라면 사전에 불필요한 오해와 추측을 방지하는 것이 가장 낫다는 판단이다. 사실 소속사 입장에서 아티스트가 정치적인 견해를 드러내는 것에 대한 영역을 침해할 권리가 없기 때문에 권고와 주의 차원에 가깝다. 실제로 대선마다 연예인들의 의상 색깔을 유심히 지켜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 대선에는 정호연이 SNS 대선 인증샷을 올렸다가 비판받고 해당 게시글을 내렸다.
한 배우 소속사 관계자는 본지에 "매 선거 기간마다 소속 배우들에게 SNS 게시물 속 멘트와 이모지, 의상이나 액세서리도 오해의 소지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신신당부하지만 한계가 있다"라면서 "신인들에게는 특히 주의하라고 하는 편이다. 전속계약 단계에서 SNS 활용에 대한 지침을 제시한다. 배우가 연차가 쌓일수록 자율적으로 행동하고 스스로 조심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마다 분위기도 다르며 일부 회사의 경우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것에 엄밀하게 다루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배우들, 자율에 맡기지만 신인에겐 엄격
연차가 높아질수록 스스로 검열하고 불필요한 논란을 자체적으로 사전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소속사는 연령대가 어린 아티스트들에게 각별히 신경쓴다. 내부 인원이 사전 검열로 리스트 방어에 집중하지만 모든 아티스트들이 SNS 계정을 회사와 공유하거나 SNS 게시물을 검수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또한 한계는 존재한다. 결국 아티스트가 직접 조심하며 논란을 피해야 한다.
비교적 연령대가 높은 배우들이 소속된 에이전시 관계자 B씨는 "아이돌의 경우 더 예민하겠지만 우리 회사의 경우 자율에 맡기는 편이다. 실제로 문제가 된 적이 없긴 하나 SNS를 많이 하는 배우에겐 계엄 선포 직후 등 예민한 시기에는 게시물을 주의하라는 권고 정도는 한다"라고 언급했다.
이동욱이나 문소리 김의성 등 직접 정치적인 소신을 드러내는 배우들이 있다. 이동욱은 그간 팬 플랫폼을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시위에 나가는 이들을 꾸준히 응원했으며 탄핵소추안 인용 직후 "겨울이 너무 길었다"라면서 간접적으로 기쁜 마음과 함께 정치 성향을 드러낸 바 있다.
아이돌 그룹에게 내려온 '공문'도 존재?
한 가요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가요계에서는 SNS 관련 주의사항이 담긴 가이드라인을 아티스트들에게 배포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배우들보다 현직 아이돌들이 더욱 연령대가 어리기 때문에 최대한 리스크를 방지하려는 차원이다.
여러 그룹을 맡고 있는 가요 관계자 B씨는 "요즘 활동하는 멤버들이 관련된 상식을 많이 알고 있다. 앞서 논란이 된 사례도 많기 때문"이라면서 "소속사에서는 공식석상에서 컬러감 있는 의상을 피하라고 한다. 사복도 그렇다. 최대한 특정 정당을 떠올리게 하는 옷을 피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손 포즈, 특히 숫자를 상징하는 포즈는 하지 말라고 한다. 선거철에는 더욱 각별하게 콘텐츠 검수를 한다. (정치적 견해 노출이)워낙 큰 파장을 미치다 보니 중요도 있게 다루는 회사가 많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각 팀에 안내문을 내리기도 한다. 매니저나 스태프가 24시간 내내 붙어있을 수 없으니 아티스트 본인들에게 항상 무의식적으로도 조심하라고 당부한다. 배우들보다 아이돌들에 대한 권고가 더 강한 편"이라고 짚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