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생산 물자법' 적용 요건 완화…
자동차 업계는 비상, 생산 멈출 판
중국으로 생산시설 이전까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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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에 있는 마운틴 패스 광산의 희토류 광산의 2024년 항공사진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높은 관세 부과에 맞서 중국이 희토류 광물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하자 미국에서 새로운 희토류 채굴 광산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부산해지고 있다./AP=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중요 광물 및 이와 관련한 무기 생산을 끌어올리기 위해 '국방물자 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상의 법적 요건을 대폭 완화할 계획이다. 중국이 수출을 금지한 후 풀지 않고 있는 희토류 자석의 자국 내 생산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단독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의회의 승인을 비롯해 국방 물자 생산에 따른 법적 요건을 면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문서는 이날 연방 등록부에 게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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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희토류 국내 생산 위해 법적 허들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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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국방 물자 생산법은 5000만달러가 넘는 프로젝트에 대해 백악관이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프로젝트 완료 날짜도 1년 이내로 강제한다. 비상시에만 대통령이 예외를 둘 수 있게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 비상 사태를 이유로 이 권한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백신과 의료 장비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유사한 면제 조항에 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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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국방 물자 생산법은 5000만달러가 넘는 프로젝트에 대해 백악관이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프로젝트 완료 날짜도 1년 이내로 강제한다. 비상시에만 대통령이 예외를 둘 수 있게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 비상 사태를 이유로 이 권한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백신과 의료 장비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유사한 면제 조항에 서명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장악한 희토류 자석 등 핵심 광물 산업을 재편하기 위한 행보다. 희토류 자석은 소비재, 컴퓨터 칩, 로봇, 첨단무기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에 대응해 지난 4월 핵심광물 수출을 중단함으로써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고 있다.
조지워싱턴대학 존 폴 헬베스턴 교수는 미국이 이처럼 중요 광물에 투자하는 것은 장기 해결책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무역정책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 헬베스턴 교수는 "이것은 미국이 5~10년 내 이들 (희토류) 광물에 접근하려면 결국 중국과 무역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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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몽골 자치구 다마오 마을 인근의 희토류 제련 공장에서 한 작업자가 희토류 금속 란타늄을 주형에 부을 준비를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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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찾아 중국행… 자동차업계 생산시설 이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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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4월부터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을 포함한 희토류 금속으로 만든 자석을 수출할 때 기업에 허가 신청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중국은 미국과의 90일 관세 휴전 협정의 일환으로 희토류 자석 수출 통제를 완화할 예정이었으나 관련 라이선스 승인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위반'이라며 중국을 비난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이 AI(인공지능) 칩 수출을 제한하고 중국 유학생 비자를 취소했다며 책임을 돌린다.
희토류 자석 수출이 사실상 중단되자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생산 지연은 물론 일부 공장은 운영 자체가 중단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4대 자동차업체들이 중국산 희토류 자석을 확보하거나 대체품을 찾는 데 눈에 불을 켜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업체들은 공장 폐쇄를 피하기 위해 일부 부품 제조를 중국으로 이전하는 방안까지 고려 중이다.
한 자동차 제조업체 관리자는 WSJ에 "중국에서 자석을 수출하려면 허가받지 못하지만 중국산 모터에 자석이 사용됐다는 것만 입증되면 가능하다"며 희토류 자석 수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중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조업을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겠다는 트럼프의 무역 전쟁이 의도와 달리 정반대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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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국인 광산관계자가 중국 현지서 생산된 희토류 광물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사진DB |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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