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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케의 PSG 우승 뒤 숨겨진 사연…9살에 떠난 딸 사나를 위한 메시지 "승리할 때나, 패배할 때나 함께한다"

스포티비뉴스 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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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케의 PSG 우승 뒤 숨겨진 사연…9살에 떠난 딸 사나를 위한 메시지 "승리할 때나, 패배할 때나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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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루이스 엔리케가 파리 생제르맹에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안겼다.

파리 생제르맹은 1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인터밀란(이탈리아)에 5-0으로 이겼다.

카타르 왕족 자본에 2011년 인수되고서 프랑스의 '절대 1강'으로 군림해온 파리 생제르맹은 창단 55년 만에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다.

특히 네이마르, 리오넬 메시(마이애미),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 등 슈퍼스타들을 앞세우고도 달성하지 못했던 빅이어의 꿈을 이들 모두를 떠나보내고 치른 첫 시즌 달성했다.

루이스 엔리케 파리 생제르맹 감독은 부임 두 번째 시즌에 구단 숙원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지휘해내며 명장의 지위를 재확인했다. 아울러 프로팀 감독으로 오른 토너먼트, 단판 대회 결승 무대에서 단 한 번도 패배를 허용하지 않은 진기록을 12경기째 이어갔다.

프랑스 팀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건 1992-93시즌 마르세유에 이어 파리 생제르맹이 두 번째다. 여기에 파리 생제르맹은 리그1, 슈퍼컵, 프랑스컵에 이어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차지하며 '쿼드러플'(4관왕)의 업적을 썼다. 출전한 공식 대회에서 모두 우승해내며 프랑스 축구 사상 가장 강력한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우승을 확정하자 파리 생제르맹 응원석엔 거대한 통천이 펼쳐졌다. 파리 생제르맹 사령탑인 엔리케 감독이 파리 생제르맹 유니폼을 입은 한 소녀와 함께 있는 장면이 그림에 담겼다. 이 소녀는 엔리케 감독의 딸 사나다.

정확히 10년 전 엔리카 감독이 바르셀로나를 이끌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일궜을 때 찍힌 사진을 사나가 입은 유니폼만 파리 생제르맹으로 바꿔 그린 것이다. 당시 그라운드로 내려온 사나는 엔리케 감독과 함께 바르셀로나 깃발을 그라운드에 꽂았다. 엔리케 감독의 지도자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순간이었다.

10년 만에 다시 펼친 우승 세리머니 현장에 사나는 없었다. 사나는 2019년 골육암 판정을 받았고, 그해 8월 9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엔리케 감독은 재단을 설립해 같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도왔다.


엔리케 감독이 2018년 7월 잡은 스페인 대표팀 지휘봉을 불과 11개월 만에 던진 이유도 사나 때문이었다. 사나가 떠난 뒤 엔리케 감독이 사임한 이유가 공개됐고, 스페인축구협회는 2019년 11월에 다시 엔리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스페인이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모로코에 패하면서 엔리케 감독은 다시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락세를 타는 듯했던 엔리케 감독의 지도자 경력은 파리 생제르맹 덕에 반전했다. 번번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실패하던 파리 생제르맹이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출 적임자로 엔리케 감독을 선택한 것이다.


파리 생제르맹은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체질'을 바꿔나갔다. 엔리케 감독은 음바페 등 스타 공격수들을 내보내고 팀에 충성할 어린 선수들 위주로 전열을 재정비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리그1, 프랑스컵에 이어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차지해내며 프랑스 축구 사상 첫 '트레블(3관왕)'의 역사를 썼다. 단판 대회인 슈퍼컵 우승까지 더하면 '쿼드러플(4관왕)'을 이뤄냈다.

올 시즌 파리 생제르맹은 프랑스 축구 사상 가장 강력한 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엔리케 감독은 10년 만에 팀을 바꿔 UCL 우승을 지휘해내며 '명장'임을 입증했다. 바르셀로나 우승 때는 그의 지도력보다는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의 'MSN 공격진'이 훨씬 크게 주목받았다.

우승을 확정한 뒤 엔리케 감독은 파리 생제르맹 깃발을 든 만화 캐릭터 둘이 그려진 티셔츠로 갈아입었다. 딸 사나를 기리는 티셔츠였다. 엔리케 감독은 "사나는 항상 우리와 함께한다. 우린 늘 사나를 생각한다. 패배할 때조차 사나의 존재를 느꼈다"면서 "(통천을 준비해 준) 팬들의 마음이 아름다웠다. 정말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파리 생제르맹은 이날 인터밀란에 5-0으로 크게 이겼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사상 최다 점수 차 승리다. 엔리케 감독은 "우리의 압박은 매우 강렬했다. 그들에게 숨 쉴 틈을 주지 않았다. 첫 골 기회에서 득점한 건 운이 좋았다. 우리가 완전히 주도권을 잡은, 훌륭한 경기였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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