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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의생'→'언슬전'…'신스틸러' 김혜인 "명은원! 제발 착하게 살자"[인터뷰]①

이데일리 김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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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의생'→'언슬전'…'신스틸러' 김혜인 "명은원! 제발 착하게 살자"[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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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김혜인 인터뷰
"같은 인물 세번이나 연기, 배우로서 흔치 않은 경험"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명)은원아, 제발 더 나빠지진 말자! 착한 사람들 그만 괴롭히고. 너만 모르는 거야. 다들 알고 있어. 이제 그만하자. 제발 좀 착하게 살자. 한번 만이라도.”


배우 김혜인이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 2에 이어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에서도 연기한 명은원 캐릭터에게 이같이 말했다. 김혜인은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한 작품 안에서 같은 인물을 세번이나 연기해본다는 건 배우로서 정말 흔치 않은 경험이다”라며 “은원이로 다시 돌아간다는 소식에 기대만큼 걱정도 컸지만, 그만큼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은 인물이기도 해서 설렜다”라고 밝혔다.

이어 “같은 인물이지만 훨씬 더 노골적으로 달라진 모습과 새로운 환경 속에서 다시 숨을 불어넣는 작업이라 연기하면서도 계속 낯설고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저에게는 도전이자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의사생활을 꿈꾸는 레지던트들이 입덕부정기를 거쳐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 드라마. 김혜인은 산부인과 펠로우 2년차 명은원 역을 맡아 출연했다. 명은원은 율제 본원에서 전공의를 마치고 종로 율제로 온 꼬리 아홉 개 달린 펠로우.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추민하(안은진 분)를 골탕 먹였으며 ‘언젠가는 슬기로울 의사생활’에서는 오이영(고윤정 분), 구도원(정준원 분)을 골탕 먹이며 악역 아닌 악역으로 활약했다.

두 작품 연이어 미움을 받아야 하는 캐릭터로 출연한 김혜인은 “‘슬의생’ 속 은원이는 아직 미숙한 여우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본인조차도 자신이 여우라는 걸 모르는 상태였다면, ‘언슬전’의 은원이는 이제 그걸 숨기지 않고 훨씬 더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라며 “교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분명해진 만큼, 마음속 계산이 곧바로 행동으로 이어지는 인물이 된 거다. 그 변화가 갑작스럽지 않게 느껴지도록 디테일들을 조금씩 조정하면서 은원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 2에 이어 ‘언슬전’까지 각각 다른 작품에서 한 인물을 연기하는 만큼 이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도 됐을 터. 그러나 김혜인은 같은 명은원을 미세하게 다르게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김혜인은 “이번엔 은원이의 뻔뻔함과 얄밉지만 당당한 태도를 더 선명하게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대사 하나하나를 일부러 더 무심하고 태연하게, 때로는 더 당당하게 말하려고 했고 말끝의 뉘앙스나 표정의 밀도도 조절하면서 최대한 ‘그럴 법한’ 느낌을 만들고 싶었다. 은원이의 감정은 늘 겉으로 다 드러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 절제와 과장의 경계 안에서 계속 조절을 해가며 연기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언슬전’의 새 시즌이 나온다면 김혜인은 어떤 명은원을 연기하고 싶을까. 그는 “제가 좋아하는 미드 ‘슈츠’의 루이스 리트(Louis Litt)라는 캐릭터는 굉장히 이기적으로 행동하면서도 입체적인 서사를 통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인물인데, 악역을 그렇게 다채롭게 풀어낸 점이 참 매력적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차기 시즌이 있다면, 은원이도 그런 방향으로 조금씩 변화하거나, 혹은 더 입체적인 악역으로 확장되면 재밌을 것 같다”라며 “겉으로는 여전히 밉상이어도, 그 안에 외로움이나 욕망 같은 인간적인 감정이 드러나서 시청자분들이 ‘그래도 이해는 간다’ 싶은 순간이 있는 캐릭터”라고 밝혔다.

‘슬의생’, ‘언슬전’에는 다양한 사내 커플이 등장한다. 명은원도 사내 연애를 한다면 어떤 캐릭터와 하게 될까. 김혜인은 “솔직히 은원이라면 현실적으로는 교수의 백그라운드가 있는 사람 쪽으로 가지 않을까”라고 웃으며 “워낙 계산 빠르고 자기 욕망에 솔직한 캐릭터라, 연애에서도 현실적인 조건을 따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근데 재미로만 본다면, 은원이보다 한 수 위인 사람을 만나서 제대로 참교육당하고, 처음으로 벽에 부딪히는 모습도 보고 싶다. 오히려 그게 은원이한테 가장 큰 서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라며 “아니면 완전히 반대 성향인, 진짜 순하고 착한 사람을 만나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러브라인도 상상해봤다. 어떤 경우든, 은원이의 감정이 처음으로 ‘진심’을 향해가는 모습을 연기할 수 있다면, 저도 정말 설렐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극중 다른 캐릭터를 연기해볼 수 있다면, 어떤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냐는 질문에는 “도원이나 송화처럼 더 따뜻하고 사랑받는 인물, 그리고 감정선이 더 섬세하고 다채로운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지금까지는 주로 강한 인상만 툭툭 남기고 사라지는 서사가 단편적인 인물을 많이 보여드렸다면, 앞으로는 저만의 다른 결도 꺼내서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배우로서 저 자신도 계속 확장해나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슬의생’에 이어 ‘언슬전’까지 실감나는 연기와 섬세한 표현으로 명은원을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 김혜인. 그는 “‘언슬전’을 함께해주신 모든 시청자분들께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욕도 많이 먹고, 미움도 많이 받았지만 그만큼 은원이라는 캐릭터에 몰입해주셨다는 뜻이라 생각해서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더 컸다. 시청자분들 덕분에 은원이도, 저도 더 생생하게 살아 숨 쉴 수 있었던 것 다요. 앞으로도 더 좋은 작품, 더 다양한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