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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언론탓’ 돌리는 독자 향한 20여년차 기자의 솔직고백

헤럴드경제 천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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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언론탓’ 돌리는 독자 향한 20여년차 기자의 솔직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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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의 저서  ‘저널리즘/리얼리즘’

김정훈의 저서 ‘저널리즘/리얼리즘’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2025년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생생하게 풀어주는 책이 나왔다. 현직 CBS 사회부장이 20년 넘게 언론 현장을 지키면서 목도한 한국 언론의 본질과 현실을 가감없이 담았다.

‘저널리즘/리얼리즘(김정훈 지음∙광문각출판미디어)’은 언론을 비판만 하는 세태 속에서 의외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언론과 기자의 생리를 알지 못한다는 점에서 착안한다. 책이 언론인이면서 직업인인 기자들의 일을 공유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유다.

한장한장 넘기다 보면 기자들의 생생한 일상, 취재현장에서의 애환, 그리고 사실과 진실을 가려내기 위한 분투 등이 진솔하게 다가온다. ‘이해’로 변화의 첫걸음을 내딛는 셈이다. “잘 알게 되면 비로소 분명한 비판의 지점이 보이고, 알게 되면 해결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저자의 바람이 묻어난다.

저자가 날카롭게 지적하는 ▷대중의 외면 ▷수익성 하락 ▷기술의 공세는 한국 언론의 자화상을 낱낱이 드러낸다. 무엇보다 한국 특유의 ‘포털 저널리즘’이 가져온 ‘PV(조회수) 지상주의’의 병폐는 뼈아프다. 그러나 ‘기레기’로 불리는 참담한 현실에도 정죄와 자조를 넘어 ‘플랜B’를 찾아 도전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 2024~2025년 계엄과 같은 ‘사상 초유’의 일들을 겪으면서 언론의 중요성은 다시 한번 상기된다. 합리적 판단 기준이 필요하고,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언론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언론 없는 정부’ 상황을 마주하지 않기 위한 절박함이다.

언론인 지망생을 위한 길라잡이 역할도 톡톡히 한다. 마치 언론인 선배와 마주앉아 듣는 것처럼 생생한 체험과 묘사가 돋보인다. 취재의 기본 원칙 ‘내가, 직접’부터 평론 아닌 질문을 하는 사람, 그 질문을 잘하는 기술, 그리고 언론계 은어와 언론사 면접 꿀팁까지 친절한 지침서가 돼 준다.

김정훈 지음. 광문각출판미디어. 272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