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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자손군, 국민의힘과 관련성”…여론조작 의혹 총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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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자손군, 국민의힘과 관련성”…여론조작 의혹 총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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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반란 행위 아닌가… 뿌리 뽑아야"
리박스쿨 고발… 1일 경찰청 방문 예고
당 '댓글조작 및 선거부정 신고센터' 설치
국민의힘 "허위사실... 아무런 관련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를 사흘 앞둔 31일 '캐스팅 보터'로 꼽히는 충북의 청주시 오창프라자 앞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를 사흘 앞둔 31일 '캐스팅 보터'로 꼽히는 충북의 청주시 오창프라자 앞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 공작팀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단체 '리박스쿨'의 여론조작 의혹을 선거 막판 주요 공세 포인트로 삼아 맹공을 퍼부었다. 민주당은 리박스쿨과 국민의힘의 관련성을 부각하는 동시에 경찰 고발 등 법적 조치에도 즉시 착수했다. 이 후보는 해당 의혹에 대해 "반란 행위"라 규정하며 "반드시 뿌리를 뽑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31일 여론조작 의혹을 집중 부각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평택시 생태공원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댓글을 조작하고, 가짜뉴스를 쓰고 그걸 체계적으로 준비해서 이번 선거 결과를 망치려고 하는 것은 반란 행위 아니냐"며 "마지막 잔뿌리까지 찾아서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북 청주시 유세에서도 "리박클럽을 만들어서 (여론을) 조작하면 되겠느냐"며 "이런 건 대통령이 아니라 반쪽짜리 대통령, 반통령이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과의 관련성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더 심각한 것은 그것이 국민의힘과 관련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리박스쿨에 분명히 들락날락거린 사람들은 뭔가 인센티브를 받아 열심히 했을 텐데 신고하시면 대대적으로 포상하는 것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은 여론조작 공작에 어디까지 가담했는지 밝히라"며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하지 못하면 12·3 쿠데타가 실패하자 여론조작으로 쿠데타 불씨를 되살리려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몰아세웠다.

고발 조치도 속전속결이었다. 이건태 민주당 대변인은 "공직선거법 위반·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며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과 정준호 의원 등은 이날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리박스쿨 사무실 현장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민주당 등 야3당 소속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의원들도 1일 리박스쿨 관련 신속 수사 촉구를 위해 경찰청을 방문할 예정이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댓글조작 및 선거부정 신고센터'를 별도 설치해 관련 제보를 받기로 했다.

댓글 여론조작 의혹은 전날 탐사보도 매체인 뉴스타파가 최초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역사교육 단체인 '리박스쿨'이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의 약칭)'을 만들어 운영하는 사실을 잠입 취재를 통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자손군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띄우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작성했다. 또 자손군 소속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 의원 등이 개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했고, 리박스쿨 측의 교육을 수료하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늘봄학교 프로그램의 강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국민의힘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국민의힘 미디어법률단은 이날 입장문에서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는 '리박스쿨'이나 '자손군'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드루킹' 댓글조작단을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허위의 사실로 해당 단체들과 국민의힘을 억지로 연관시키고 있는데 무리한 시도"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을 개최한 조정훈 의원도 "저는 회견 내용이나 참석자 구성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댓글공작팀 연계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