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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뷰] 인천 코치 생활 5년 끝→축구 향한 갈망 속 떠난 스페인...'배우려는 지도자' 김재성이 본 축구 신세계(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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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뷰] 인천 코치 생활 5년 끝→축구 향한 갈망 속 떠난 스페인...'배우려는 지도자' 김재성이 본 축구 신세계(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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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신동훈 기자(용인)] 끊임없이 배우고 싶어하는 김재성과 배움을 주고 싶은 프로그램의 만남. 향후 K리그 발전에 큰 영감을 줄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최근 K리그가 인기가 높아지면서 축구 팬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지도자들을 향한 기대치도 높아졌다. 단순하게 선수 시절 명성에 기댄 지도자가 아니라 색깔이 있고 무언가를 시도할 수 있는, 즉 팬들에게 흥미를 끌 수 있는 지도자를 원한다. 여러 사례를 겪으면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가 지도자로서 얼마나 필요한지도 공감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팬들의 니즈를 확인한 듯 현장 지도자 발전을 위한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학습모델 구축 프로젝트'로 유럽에선 이미 보편화된 게임 모델 중심 지도체계를 국내 축구 현장에도 도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계획했다. 게임 모델은 프로, 유스 아카데미 관점에 따라 정의가 달라진다. 해당 프로그램에선 교육의 관점에서 게임모델을 강조하기 위하여, '학습 모델'이라는 개별적 단어를 사용하여 이를 중심으로 훈련 구조를 수립하고자 했다.

해당 프로젝트 궁극적 목표는 K리그 선수들이 축구의 본질을 '이해하고,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게 하고 학습 가능한 전술 개념과 훈련 구조를 체계화하는 것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직원, 4개 시범구단(인천 유나이티드, 대전하나시티즌, 성남FC, FC안양), 외부 전문가와 함께 스페인 연수를 다녀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해당 연수를 통해 정해진 모델 방법론은 2026년 이후 K리그 유스지원부서 정책방향 및 각종 역량강화 사업의 근간으로 지속 운영될 예정이고 구단 유스 팀 대상 컨설팅, 교육사업 등 지속 실시할 예정이다"고 알렸다.




해당 프로젝트에 김재성이 참여했다. 김재성은 축구계에서 가장 잠재력 높은 지도자로 평가되어 있다. 능력, 경험 등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다. 선수 시절을 보면, 김재성은 아주대학교 중퇴 후 2005년 부천SK에 입단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전성기를 보낸 건 포항 스틸러스다. '영일만 지단'으로 불리며 포항 중원 핵심으로 활약했다. 2010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공 월드컵에 승선해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일조했다.

포항을 떠나 서울 이랜드, 제주 SK에서 활약을 했다. 호주 팀인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에서 뛴 뒤 전남 드래곤즈를 거쳐 우돈타니에서 은퇴를 했다. 은퇴 후 해설 위원으로 활약을 하다 2020년부터 인천 유나이티드 코치로서 활약했다. 인천에서 햇수로 5년 동안 머물면서 흥망성쇠를 함께 했다. 인천은 나온 뒤엔 다시 해설위원으로 돌아왔고 연맹 TSG 위원도 병행하는 중이다. 여러 축구 유튜브에도 출연하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인천에서 코치로서 충분히 경험을 했고 외부에서 다양한 일을 하며 시야를 넓힌 김재성은 더 배우기 위해 학습모델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스페인 연수에 이어 벨기에까지 다녀온 김재성을 29일 경기도 용인 한 카페에서 '인터풋볼'이 만났다.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과정을 들으면서 김재성이 지도자로서 어떤 경험을 쌓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①편에는 김재성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유와 스페인 연수 속 느낀 점들을 다뤘다. ②편에선 벨기에로 넘어가 오현규와 교류한 에피소드와 지도자 김재성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하 김재성과의 인터뷰 ①]



-프로그램 이야기 전에 인천 코치 생활 이야기를 먼저 묻고 싶다. 인천에서 우승을 제외하면 한 클럽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경험을 다 해봤다.

인천에 처음 갔을 때 팀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조성환 감독님이 오시고 최영근 당시 수석코치님이 오시고 팀이 변해가는 과정을 코치로서 도우며 지켜봤다. 떨어져 있던 선수들의 조각이 조성환 감독님 아래에서 점점 합쳐지면서 큰 덩어리가 됐다. 그 속에서 최영근 코치님이 전술적인 부분을 입혔다. 그 시너지 효과를 도왔고 보게 됐다.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가져오는 시기가 있었다. 그 과정을 지도자로서 빨리 경험하고 심지어 함께 할 수 있었던 건 엄청난 경험이었다.

팀이 안 좋아지는 과정도 있었다. 여기저기 문제가 있었지만 내게서 먼저 문제를 찾았다. "어떤 문제였을까, 어떤 훈련이 부족했을까, 내가 설명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을 깊게 했다. 훈련에서 문제점을 찾았고 선수들이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선수들이 훈련 과정에서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그 과정도 훈련할 수 있게끔 경기 상황에 맞게 훈련을 만들 것인지 생각했다.


인천에서 경험을 하며 어떻게 지도자를 해야 하는지 철학이 세워졌다. 여러 상황을 겪어보면서 생각이 적립이 됐다.

-인천에서 얻은 부분이 큰 것 같다.

선수 시절 감독만 13명을 만났다. 다 다르고 가지고 있는 장점이 달라 선수 시절에 은퇴를 한 후 지도자를 하면 어떤 강점을 가진 지도자가 될 지 생각했다. 그 부분을 지도자 라이센스 과정에서 발표를 하기도 했다. 어떤 장점을 흡수해 훨씬 더 많은 장점을 가진 지도자가 될지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이 더 확실히 잡힌 건 인천이다.

제주에 있을 때 연을 맺은 조성환 감독이 기회를 주셨다. 인천에서 5년 동안 있으면서 코치 생활을 했는데 그 기간 동안 P급 과정도 밟았고 여러 경험을 쌓았다. 지도자로서 영감을 확실히 얻기도 했다.

조성환 감독님이 날 데려왔고 B팀에서 선수들을 직접 가르치면서 경험을 해보라고 하셨다. B팀에 간 후 매일 훈련을 만들면서 시작을 했다. 1, 2년이 지난 후 A팀으로 가서 코칭 스태프들과 회의를 하고 훈련을 진행했다. 내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기회도 감독님이 주셨다. 조금씩 지도자로서 색깔을 얻게 됐다.

선수 때랑 지도자 때 축구는 완전히 다르다고 느껴졌다. 선수 생활만 하는 건 축구의 반밖에 모르고 그만두는 것이다. 지도자는 다른 세계다. 축구를 몸으로 익히는 것과 누군가에게 축구를 교육하며 이해하고 설득시키는 건 다르다. 축구 코칭을 위해선 계속해서 지식을 쌓아야 한다. 그래야 선수들에게 맞는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가려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디테일하게 매일매일 공부를 하고 끝없는 고민을 해야 한다. 생각만 많으면 안 되고 내가 가진 지식을 어떻게 선수들에게 전달하고 이해시킬지는 또 연구를 해야 한다.

중계를 통해서도 얻는 게 있다. 처음엔 많은 정보를 설명하기 위해서 들어가니까 말문이 막힐 때가 많았다. 이제 단순하게 접근을 해서 큰 틀에서의 정리를 하고 들어간다. 지식을 정리하고 설명하는 법을 알게 됐고 P급 과정, 이번에 해외 연수를 통해서도 생각하고 있다.



-이제 연맹 프로그램에 대해 묻겠다. 어떤 과정을 통해서 참여한 프로그램인가?

인천을 나오고 고민을 많이 했다. 여러 제안이 있었지만 정중히 거절을 했고 이 쉬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을 했다. 현장에 계속 있고 싶었다. 해설을 시작했고 TSG 위원으로 참여해 감사하게도 주말에 현장을 가서 축구를 보고 공부할 수 있게 됐다.

어느 기사를 보다가 이 프로젝트를 알게 됐다. 게임 모델이란 단어에 꽂혔고 P급 과정을 밟고 있는 내게 필요하다는 생각이들었다. 게임 모델을 어떻게 만들고 구현할지 항상 관심이 있었는데 참여할 수 있다는 소식에 고맙게 느껴졌다. 여러 이야기를 나눈 뒤 가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고 흔쾌히 수락을 하셔서 다녀오게 됐다.

유럽에서 가서 가장 부러웠던 건 각 팀의 게임 모델과 축구 철학의 통일성이었다. 지도자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니라 팀의 게임 모델과 철학은 유지됐다. 팀이 구축한 축구를 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임하고 통일된 게임 모델과 철학을 공유하며 선수들의 혼란을 막았다.

-선수 시절 때 했던 훈련과는 차이가 있었나?

어렸을 때는 반복 훈련을 많이 했다. 반복 훈련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내용이 중요하다. 어떤 상황을 구현할지 생각하며 반복 훈련을 해야 했는데 그저 맹목적인 반복 훈련을 주로 했던 것 같다. 매일매일 훈련이 거의 비슷했다. 유럽 친구들은 그런 기반을 이미 다지고 축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준비하고 만들어 훈련을 하더라. 그 상황에 맞게 좋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스마트한 선수가 계속 나올 수 있는 원동력이다. 우리나라에도 더 보편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스페인 연수 시작은 오사수나였다. 오사수나는 국내에선 스페인 약팀으로 알려져 있는데 직접 보니 어땠나?

일단 스페인을 가기 전에, "왜 그들이 축구를 잘할까?"를 생각했다. 스페인이 축구를 잘하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왜 축구를 잘하는지, 그 안을 들여다봐야 된다고 생각을 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그 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오사수나 유스 팀 경기를 코칭 스태프 바로 뒤에서 봤다. 경기 중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되게 간결한 몇 마디만 했다. 통역한테 물어보니 '개념어'를 외친다고 하더라.

'개념어'는 그 팀에서 통하는 짧은 단어나 문장이다. 훈련 동안 연습됐던 부분을 몇 개의 짧은 단어와 문장으로 말하면 선수들이 경기 중에도 그 상황과 훈련을 떠올려, 잊고 있던 부분을 캐치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개념어의 존재는 훈련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그 말만 해도 "아 우린 저 축구를 연습하고 하기로 했지"라고 파악이 되는 건 선수들이 훈련을 상황적으로 다 이해하고 지도자들이 설명을 잘했다는 뜻이다. 훈련이 안 되어 있고 개념화라는 것이 없으면 설명이 엄청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준비했던 것들을 인지시키고 준비한 변화를 시도할 때도 유용할 것이라 느껴졌다.

최근 이정효 감독님이 화이트보드에 단어를 써서 들었는데 그것도 일종의 '개념어' 설명이다. 남들도 다 아는 단어인데 광주 선수들에겐 다르게 들렸을 것이다.

-오사수나 이후 일정은 FC DAMM이란 스페인 작은 클럽으로 갔고 스마트 풋볼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들었다고 봤다. 어떤 이야기를 들었나?

학습 프로세스를 강조했다. 팀이 정해놓은 축구, 상황을 이해시키기 위해 잘못해도 그 상황을 경험하게 하고 이해하게 설명을 하면서 계속 질문을 던지는 걸 강조했다. "네가 지금 어떤 상황이야? 지금 어떤 것 같아"라고 질문을 하면서 선수들이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할 수 있게 하고 기술적인 부분이 안 된다면 반복 훈련으로 습득을 시켜주고 여러 상황을 복잡하고 다양하게 만들어 그 선수가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과정이다. 훈련에서 선수가 미리 실패를 하도록 만들고 그와 동시에 성공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들었다.

이 단계까지 가면 선수들은 좋은 선택을 자연스럽게 하고 되고 결과적으로 영리한 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 안에서 어떻게 세밀하게 훈련을 하는지, 훈련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새롭게 영감을 얻었다. 유럽에서 통하는 걸 우리나라에 그대로 접목한다고 무조건 좋다는 건 아니다. 이 과정을 듣고 학습하면서 내 게임모델 방향성을 성립하고 완성도를 다질 수 있는 힌트를 얻었다.


-다음 행선지는 스페인 빅클럽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다.

후베닐 B팀 경기를 봤다. 경기 전날부터 훈련을 봤고 감독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떻게 이 경기를 준비했고 훈련을 했으며 왜 이 선발 11명을 구성했는지 자세히 설명을 했다. 통역이 다 설명해주긴 했어도 엄청나게 자세히 설명을 해 놓친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막힘없이 말하는 부분에서 감탄이 나왔다. 명확하게 경기를 준비하고 정확하게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디렉터, 코디네이터 역할도 알게 됐다. 구단이 좋은 선수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협업하는지 밑에서 시작해 위까지 올리는데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 보면서 정말 다르다고 느꼈다.

②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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