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본사 전경. |
에너지 안보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한국가스공사가 기자재 국산화를 통해 에너지 자립을 선도하고 있다.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국산화율을 87%까지 끌어올렸고 수소 등 신에너지 분야로도 영역을 확장 중이다.
29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1986년 15%였던 기자재 국산화율은 현재 87% 달한다. 국산화 대상 품목 1346개 중 766개 품목의 국산화를 완료했고 특히 펌프나 압축기 등 회전기계 유지 보수에 필요한 정비부품 국산화에 집중하고 있다.
가스공사의 기자재 국산화 도전은 1990년대부터 이어졌다. 당시 핵심 기자재였던 가스필터와 가스히터 국산화를 위해 중소기업 원일 T&I와 손잡았다. 현재 가스공사가 사용하는 가스필터의 95%, 가스히터의 79%가 국산이다.
국산화 노력은 계속됐다. 1996년 초저온 피팅류, 2002년 초저온 밸브류, 2014년 멤브레인 탱크, 2019년 공기식 기화기 등 영역을 계속 넓혔다. 중소기업과의 협력이 이같은 성과를 가능케 했다.
대구 이전 10주년을 맞은 가스공사가 특히 자부심을 갖는 성과는 대구경 볼밸브 국산화다. 대구경 볼밸브는 천연가스 흐름을 제어하기 위한 핵심 설비로 전량 외산에 의존해왔다.
가스공사는 대구지역 기업인 화성밸브, 금강밸브 등과 함께 수년간의 실증시험 거쳐 국산화에 성공했다. 그 결과 국산 볼밸브 구매 비중은 2020년 3.1%에서 2024년 64.9%로 증가했다. 5년간 114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도 거뒀다.
가스공사 시설 개방을 통한 테스트베드도 큰 역할을 했다. 가스공사는 2023년 11월 고부가가치 핵심설비인 '초저온 LNG 펌프' 국산화를 위해 현대중공업 터보기계와 손을 잡았다.
영하 163도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이송할 때 사용하는 이 펌프는 국내 기술로 개발됐지만 현장 운영 기록이 없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가스공사는 'K-테스트베드' 사업의 일환으로 평택 LNG 생산기지를 개방했고 지난해 4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 6개월간 신증 환경과 비용을 지원했다. 이로써 상용화 기반을 마련했다.
가스공사는 수소 등 미래 에너지 분야에서도 국산화를 추진중이다. 수소충전소 충전 노즐 등 핵심 품목 국산화에 성공했고 수소· 벙커링·냉열 등 가스공사가 추진하는 신사업 분야에서도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38년 전 15%에 불과했던 국산화율이 87%까지 올라온 것은 중소기업과 함께 이룬 기적"이라며 "앞으로도 도전과 혁신으로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를 굳건히 지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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