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우라칸을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했다가 온라인상에서 비난을 받은 차주가 본인이 장애인임을 직접 밝혀 화제다. /페이스북 |
영국에서 3억원대의 람보르기니 우라칸을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했다가 온라인상에서 비난을 받은 차주가 본인이 장애인임을 직접 밝혀 화제다.
27일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페이스북 페이지 ‘스포티드 토키(Spotted Torquay)’에는 이날 20만파운드(약 3억 7000만원)짜리 람보르기니 우라칸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되어있는 사진이 게시됐다. 페이지 운영자는 사진과 함께 “나는 람보르기니가 있으니까 내가 원하는 곳 어디든 주차할 거야, 그것이 장애인의 공간을 박탈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지라도”라는 글을 올려 차주를 비판했다.
게시글에는 순식간에 6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람보르기니가 있으면 장애인 주차 공간을 빼앗아도 되는 것이냐”는 취지로 비판을 쏟아냈다. 일부 네티즌은 “람보르기니를 소유한 사람이 주차 위반 벌금을 걱정하겠나” “벌금을 내더라도 주차하겠다는 특권의식”이라고 비판했다. 차주가 장애인일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소수였다.
일각에서는 고급차 보호를 위한 차주의 선택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낡은 차량이 문을 열다가 고급차를 긁을 위험을 감수하느니 차라리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하는 게 낫다” “벌금은 50파운드지만 차를 수리하려면 4000파운드가 든다. 어느 쪽을 택하겠나”라고 주장했다. 주차장의 좁은 공간의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네티즌은 “평균 주차공간의 너비가 2.4m인데 비해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와 같은 수퍼카의 너비는 2.03m”라며 일반 주차공간 이용이 쉽지 않다는 주장도 내놨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람보르기니 운전자는 직접 나서서 진실을 밝혔다. 운전자는 해당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장애인 주차 허가증인 블루배지(Blue Badge)와 의족이 보이는 사진을 공개하며 “팬 여러분을 위한 사진”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후 네티즌들의 반응은 180도 바뀌었다.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 죄송하다”는 사과의 글이 이어졌고 장애인이 람보르기니를 운전할 수 없다고 가정한 것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네티즌들은 또 “람보르기니 앞에서 사람들이 질투심부터 동한 것” “차주는 모든 사람을 입 다물게 만들었다” “함부로 말한 사람들은 다 여기로 모여서 사과해” “올해 내가 본 최고의 게시물”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비슷한 경험을 한 다른 장애인 운전자들도 자신의 사연을 공유했다. 한 네티즌은 “저도 비슷한 이유로 블루 배지를 달고 있다. 레깅스로 다리를 가리고 다니는데 장애인 주차 구역 이용에 대해 항의를 받는다”고 털어놨다.
페이지 관리자는 첫 게시물 업로드 시 운전자의 장애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했다. 관리자는 “블루배지 소지 여부를 (뒤늦게) 물어봤다”며 “차량의 대시보드가 블루배지를 놓기에 적합하지 않고 가끔 미끄러져 떨어지기도 한다. 성급히 글을 올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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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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