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의 필 맥너티 수석 기자는 28일(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는 확실한 증거에 기반해 부임 2년차 때 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는 자신의 주장을 지켜냈지만 이것이 그의 3년차 임기를 보장할까"라며 차기 시즌 양 측의 동행에 물음표를 남겼다.
"올해 EPL 성적을 기준으로 보면 동행 가능성은 매우 낮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승수(11)보다 무려 두 배나 많은 22패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17년 만에 트로피를 선물한 감독을 어떻게 해고하고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복귀를 준비할 것인가 묻지만 우린 곧 (그 결말을)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지난 22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극적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 우승으로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까지 거머쥐며 유럽 무대에선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EPL 성적은 그야말로 참담했다. 11승 6무 22패로 강등권 바로 위인 17위까지 추락했다. 리그 역사상 한 시즌 22패를 기록하고도 강등되지 않은 팀은 토트넘이 최초였다.
이 탓에 '안지볼'을 둘러싼 평가는 호부(好否)가 극명히 나뉜다. 리그 2위를 기록해도 트로피가 없는 시즌보다 더 나은 여정이었다는 긍정적인 평과 유로파리그 우승이 리그에서 참담한 실패를 온전히 덮을 수 없다는 지적이 팽팽한 대립 전선을 이루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포스테코글루 감독 재신임 여부는 우승 직후부터 핵심 이슈로 부상했고 팬들은 물론 토트넘 전담 기자 사이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기브미 스포츠’는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휴가에서 돌아오기 전까진 경질 여부를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구단 내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레비 회장은 여전히 감독 교체 여부에 고심 중이며 이른 시일 안에 최종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BBC에 따르면 토트넘은 이미 포스테코글루 감독 후임을 물색하는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차기 감독 후보는 최소 4명이다.
현재 토트넘 기술이사 요한 랑게와 친분이 깊은 토마스 프랑크 감독을 필두로 마르코 실바 풀럼 감독, 안도니 이라올라 AFC 본머스 감독, 올리버 글라스너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이 하마평에 오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시점 가장 유력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2018년부터 7년째 브렌트포드를 이끌고 있는 프랑크 감독이다. 기브미스포츠는 "후임 후보로는 프랑크가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오랜 기간 토트넘 수뇌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지도자로 계약 해지 조항도 900만 파운드(약 167억 원)로 비교적 접근이 용이하다"고 전했다.
시즌 최종전인 브라이튼전에서 1-4로 역전패한 뒤 나선 기자회견에선 한결 더 선명한 입장을 취했다. 이번 여름 자신의 거취를 묻는 기자에게 "잘못된 사람에게 잘못된 질문을 하고 있다”며 유임 여부는 보드진의 권한이라 일축하면서도 "시즌이 끝난 만큼 잠시 휴식을 취하고 차기 시즌 첫날 (북런던으로) 돌아와 모든 걸 다시 시작할 수 있길 바란다”며 사실상 잔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팬들 사이서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나뉜다. BBC 팬 라이터 칼럼을 살피면 유로파리그에서 실적을 높이 평가하며 “17년 만에 트로피를 안겨준 감독에게 최소한 한 시즌은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과 “리그에서 22패를 기록한 지도자가 챔피언스리그를 치를 자격이 있느냐”는 비판이 맞서고 있다.
또 다른 팬은 “포스테코글루는 좋은 인품의 지도자지만 리그에서 문제를 개선할 능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변화가 필요하다 주장한 반면 “감독을 바꾸면 또 한 번 팀은 리빌딩 체제에 돌입해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토트넘은 희망 없는 싸구려 감독을 데려올 가능성이 크므로 포스테코글루 체제를 유지하는 게 낫다"는 반론 목소리가 팽팽하다.
맥너티 BBC 수석 기자는 "머리로 판단할 것인가, 가슴으로 판단할 것인가. 포스테코글루 감독 미래를 결정할 때 레비가 마주할 고민의 본질"이라면서 "올해 리그 성적은 토트넘과 같은 명문 클럽엔 분명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오는 8월 스퍼스는 대단히 흥미로운 비시즌을 보내게 될 것"이라며 유로파리그 우승팀의 '변동 가능성'에 방점을 찍은 총평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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