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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지난 26일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38라운드 최종전을 끝으로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마쳤다.
마지막까지 이기지 못했다. 토트넘은 브라이튼에 1-4로 크게 패했다. 이 패배로 11승 5무 22패 승점 38점에 머물며 17위로 마쳤다. 강등권 바로 윗 순위라는 점에서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다. 특히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를 소화하면서 역대 단일 시즌 최다패를 기록할 정도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그런데도 토트넘 선수들과 팬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부상 여파로 브라이튼전을 뛰지 못한 손흥민조차 사복을 입고 경기장에서 팬들과 인사하며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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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토트넘이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었다. 역사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압하면서 클럽 역사에 길이 남을 이정표를 새겼다. 이 우승에 손흥민의 기여도가 상당하다. 비록 결승에서는 부상 탓에 후반 22분 교체로 들어가 짧게 뛰었으나, 토트넘이 결승에 오르기까지 경험 부족한 선수단을 이끌며 유럽대항전의 긴장감을 이겨냈다.
마지막 순간에는 조연도 마다하지 않았다. 발 부상을 완벽하게 치료하지 못한 탓에 교체 출전에 응해야 했다. 손흥민은 승리만 바라봤다. 경기 후 스포티비뉴스를 만난 그는 "당연히 골을 넣고 싶지만, 결국에는 승리하는 게 다 중요하다. 선수들이 승리하는 게 어떻게 보면 가장 큰 목표라 모두가 개인적인 욕심은 다 버렸다"며 "팀이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생각하고 그거를 또 실천으로 옮기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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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흘린 눈물은 달랐다. 아버지와 포옹하고, 부상으로 뛰지 못한 데얀 쿨루셉스키와 교감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후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우승 세리머니에서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고, 경기장 곳곳을 누볐다. 라커룸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트로피를 손에 놓지 않고 행복감을 누렸다.
손흥민에게도 참 소중한 우승 커리어다. 2010년 함부르크(독일)를 통해 프로 데뷔 후 정상과 연을 맺지 못했다. 특히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전성기를 누리며 세 차례 우승 기회가 있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2016-2017시즌 첼시에 밀려 프리미어리그 2위로 마감했고, 2018-2019시즌엔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지만 리버풀에 트로피를 내줬다. 2020-21시즌에는 영국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 파이널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졌다. 연이은 눈물 끝에 생애 처음으로 우승컵에 입맞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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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1-72시즌 UEFA컵(유로파리그 전신) 초대 대회 우승 당시 앨런 멀러리, 1983-84시즌 두 번째 UEFA컵을 우승할 때 주장 스티브 페리먼에 이어 토트넘 역사상 유럽 대항전 트로피를 들어올린 세 번째 주장이라는 상징적인 자리에 올랐다.
아시아 축구의 자랑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토트넘 구단 역사에 길이 남을 비유럽 출신의 주장이 됐다. 그것도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토트넘 완장을 차고 유럽 정상에 오른 트로피를 든 주장으로 역사적인 의미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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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을 반겨준 이들은 일명 '토전드(토트넘 레전드)'들이었다. 스티브 페리맨, 마틴 치버스, 오스발도 아르딜레스 등이 트로피를 든 손흥민을 반겼고 기념 촬영도 했다.
이를 본 '풋볼런던'은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든 축하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한 손흥민은 남쪽 스탠드에 동료들을 남겨두고 빠르게 터널로 향했다. 가드 오브 아너를 열어준 토트넘 전설과 일일이 악수하며 예우했고 이후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 환호를 받았다"며 주장으로서 품격 있는 행동을 보인 한국인 공격수를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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