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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상현 선대위원장 임명, 지지층만 보기로 작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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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상현 선대위원장 임명, 지지층만 보기로 작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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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12·3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강력 옹호해온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김문수 대통령 후보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 임명됐다. ‘탄핵의 강’을 건널 의지를 보이지 않아온 김 후보가 6·3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내란 옹호 색깔을 한층 강화한 것이다. 강경 지지층만 바라보고, 중도 확장이나 대선 승리는 포기하겠다는 선언 아닌가.



김 후보는 지난 26일 선대위 추가 인선을 하면서 친한동훈계의 박정훈·배현진·정성국·우재준 의원 등과 함께 윤상현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윤 의원이 추가 투입되기 전에도, 윤석열 탄핵 반대자이자 극우 이미지가 강한 김 후보의 외연 확장성에 한계는 명확했다. 캠프 구성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선대위에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의 ‘강제 후보 교체’를 시도했던 권성동 원내대표, 한남동 관저 앞을 지키며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김기현·나경원 의원 등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윤상현 공동선대위원장이 특별히 주목받는 것은, 그가 극우 세력과 함께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앞장서온 대표적 인물이기 때문이다.



윤 의원은 계엄을 “고도의 통치행위”라고 옹호했고, “윤석열 대통령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 체제 그 자체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탄핵 반대 집회에 나가 “탄핵을 막아내지 못했다”고 사과하면서 큰절을 하기도 했다. 대통령 관저와 서울구치소를 드나들며 윤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파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화합과 통합에 중점을 뒀다”며 이번 인선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윤상현 공동선대위원장 임명은 ‘내란 세력 심판’이라는 이번 대선의 기본 성격과 다수 주권자의 여망을 무시하는 태도다. 이러고 표를 달라고 손 벌리는 것은 몰염치다. 당 내부적으로 봐도, 친한동훈계가 “당원들과 국민의힘을 배신하는 것이고 선거운동을 하지 말자는 것으로 간주한다”(조경태 공동선대위원장)는 등 강력 반발하는 것을 보면 화합·통합은커녕 갈등만 커졌다. ‘내란 세력과는 합칠 수 없다’고 해온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단일화 또한 물 건너갔다고 선언한 것과 같다.



안 그래도 국민들은 김 후보와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이 대선 승리보다는 대선 뒤 당권 구도에 더 관심을 갖고 각자의 지지층에만 소구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 이번 일로 그 같은 시선이 더 강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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