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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품에 안겼던 인간 승리의 사나이, 페널티킥 넣으며 맨유와 쿨한 이별 "특별했던 3년"

스포티비뉴스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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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품에 안겼던 인간 승리의 사나이, 페널티킥 넣으며 맨유와 쿨한 이별 "특별했던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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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런던(영국), 이성필 기자] 가장 좋았던 시절 최고의 조합이었던 친구들이 모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떠나게 됐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만 고군분투하게 되는 상황이다.

손흥민은 지난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2024-25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결승전을 1-0으로 이기며 프로 경력 첫 우승을 차지한 뒤 눈물을 쏟으면서도 폴짝 뛰며 기뻐했다.

주심의 종료 호각이 울리던 순간 제자리에 주저앉아 소리 지르며 눈물을 흘렸고 우루과이 출신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가장 먼저 손흥민을 안아줬다. 올 시즌 입단한 아치 그레이가 멀리서 뛰어와 주장에게 안겼다. 선수들에게 존경받고 있음을 보여준 상징과도 같았던 장면이었다.

시상식이 준비되는 사이 손흥민은 동료들을 격려했다. 먼저 선발로 나서 맨유 수비진과 체력전을 해줬던 히샤를리송, 결승골을 넣은 브레넌 존슨 등을 차례로 안아줬다.

2위로 토트넘에 박수를 쳐줘야 하는 맨유 선수단도 위로해줬다. 같은 주장이었던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꼭 안아주며 위로했다. 페르난데스는 레알 마드리드가 8,500만 파운드(약 1,574억 원)에 영입을 원한다고 소문이 났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이 상상 이상의 금액으로 영입하려 한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이는 손흥민을 여름 이적 시장에서 매각해 수익원으로 삼아야 한다는, 우승 전까지의 상황이 180도 바뀐 것과 같다. 서로의 마음이 이해되니 안아주며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


더 진한 감동은 크리스티안 에릭센과의 만남이었다. 흥분이 조금 가라 앉은 상황에서 둘은 조용히 서로에게 다가갔고 안으며 대화를 나눴다. 에릭센은 이날 벤치에서 대기했지만, 끝내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에릭센은 토트넘 시절인 2018-19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까지 이끌었던 자원이다. 손흥민과의 호흡이 기가 막혔고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델레 알리(꼬모)와 함께 소위 'DESK 라인'을 형성하며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선수 기용술을 돋보이게 만들어줬다.





인간 승리의 표본으로도 불린다. 2021년 6월,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핀란드전 도중 갑자기 그라운드 위에 쓰러졌다. 심정지가 왔고 심폐소생술과 제세동기 등을 통해 생존에 성공했다. 당시는 인테르 밀란 소속이었고 결국 2021년 12월 팀을 떠났다.


그렇지만, 심장에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은 뒤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받으며 브렌트포드와 단기 계약했고 2022년 여름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맨유에서의 입지는 불확실했고 올 시즌 계약 만료와 동시에 재계약은 하지 않는 것으로 방향이 잡혔다.

26일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최종전은 에릭센이 맨유 유니폼을 입고 뛴 마지막 경기가 됐다. 1-0으로 앞선 후반 42분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키커로 나선 에릭센이 차 넣으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일단 에릭센의 프리미어리그는 끝났다. 아약스(네덜란드) 복귀가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그는 영국 공영방송 '비비시(BBC)'를 통해 "페르난데스가 제게 페널티킥을 차줄 수 있냐고 물었고 저는 아니라고 했다. 조니 에반스에게 기회를 줄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에반스는 받아들이지 않았다"라며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비화를 전했다.

맨유 페널티킥 1번 키커는 페르난데스다. 그렇지만, 에릭센이 맨유와 아름답게 이별하도록 양보했다는 것이다. 그는 "토트넘과의 결승전은 큰 타격이 있었다. 패하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빌라전에서) 다시 일어섰고 웃으며 시즌을 끝내며 팬들에게 무엇인가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더는 맨유와 동행이 어려운 에릭센이다 그는 "맨유에서 보낸 시간은 특별했다. 좋고 나쁜 상황이 모두 있었다. 물론 맨유와 같은 팀에서 뛸 수 있는 압박감을 좋아한다. 특별했던 3년이다"라고 돌아봤다.

아약스로의 복귀가 확실할까. 일단 덴마크 대표팀으로 복귀해 6월 북아일랜드, 리투아니아와 A매치 2연전을 치른다. 이후 상황은 모두 흘러가는 대로다. 그는 "정해진 것은 없다. 그다음을 볼 뿐이다"라며 열린 결말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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