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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무능한 李가 실책 연발… 국힘, 지금 정신 차리면 길 있다”

조선일보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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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무능한 李가 실책 연발… 국힘, 지금 정신 차리면 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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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선을 말한다] 한동훈 前 국민의힘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김문수 대선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김문수’가 적힌 선거 운동복을 처음으로 입고 유세에 나섰다./장련성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김문수 대선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김문수’가 적힌 선거 운동복을 처음으로 입고 유세에 나섰다./장련성 기자


한동훈(52) 전 국민의힘 대표는 25일 본지 인터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보인 무능함이 생각보다 너무 심하다”며 “이 후보의 무능을 제대로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이 바뀐다는 확신을 주면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불거진 이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호텔 경제론’ 발언 논란이 그의 무능을 보여주는 예라는 주장이다. 한 전 대표는 그러면서 “우리 당 김문수 후보가 이기려면 중도층의 표를 받아야 하는데 이분들이 우리 쪽으로 넘어오지 못하는 장벽을 무너뜨려야 한다”며 “그 장벽이 바로 부정선거론과 친윤 구태”라고 했다. 김 후보가 이날 사전 투표 독려 메시지를 낸 것과 관련해서는 “부정선거 음모론과 거리를 두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승리에 대한 절실함을 보여줬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 선거 캠페인을 어떻게 평가하나.

“이 후보는 무능하다. 아주 황당하게 무능해서 나라를 망칠 사람이다. 대표적인 게 ‘커피 원가 120원’과 ‘호텔 경제론’, 민주당 정치인들의 ‘비법조인 대법관 임명법’ 등이다. 시간이 갈수록 그 사람이 얼마나 무능하고 위험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국민도 그 점에 충분히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은 어떤 캠페인 전략을 써야 한다고 보나.

“이재명 후보가 무능하기 때문에 그가 대통령이 되면 위험하다는 ‘무능 프레임’에 가둬야 한다. 그 방식은 국민의 시각에서 쉽고 명쾌해야 한다. 이 후보의 ‘호텔 경제론’을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정책인 ‘소주성(소득 주도 성장)’을 연상시키도록 ‘노주성(노쇼 주도 성장)’으로 부르고, 비법조인 대법관 임명법을 ‘김어준 대법관법’이라고 이름 붙이는 식이다. 다른 하나는 중도층이 왜 김 후보를 안 찍으려 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 문제를 풀어 유권자를 설득해야 한다.”

-여전히 이재명 후보가 40% 중반대 지지도로 선두인데.


“이번 대선은 12·3 비상계엄 사태로 치러지게 된 선거다. 한때 탄핵 찬성 여론이 70%를 넘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제대로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럼에도 이 후보 지지도가 50%를 안 넘는 건 그만큼 이 후보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정신 차리면 아직 길이 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이 이기는 길은 무엇이라고 보나.

“우리가 승리하려면 중도층 표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분들이 절대로 우리 쪽으로 못 넘어오게 하는 장벽이 있다. 이걸 무너뜨리면 된다. 그 장벽이 바로 부정선거 음모론과 친윤 구태다. 김문수 후보가 부정선거 음모론, 친윤 구태와 선을 긋는 모습을 보여주면 지지율이 오르지 않겠나. 중도층이 이재명 후보 못지않게 싫어하는 게 친윤 구태다. 이 후보 집권을 막기 위해 김문수 후보를 찍으면 ‘친윤 구태 세상’이 될 거라는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2025년 5월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카페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를 갖고 있다. /장련성 기자

2025년 5월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카페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를 갖고 있다. /장련성 기자


-김 후보가 부정선거론·친윤과 선을 긋고 나올까.

“김 후보에게 전화 통화로도 말씀드렸는데, 결정은 후보 몫이다. 그걸 하면 나는 이길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재명의 무능함이 생각보다 심해서 그 부분을 제대로 때려주고, 우리는 바뀐다는 확신을 주면 가능하다고 본다.”

-대선 경선 패배 이후 외국에 갈 생각은 없었나.


“나를 지지해 준 분들을 포함해 국민에 대한 의리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식적인 세상을 바라는 마음에서 날 지지해 준 분들을 버리고 떠날 순 없다. 다만 남아 있다 보니 여러 가지 꼬이는 상황이 생기더라. 이런 상황을 겪어 보니 경쟁 후보가 왜 외국으로 떠나는지는 알겠더라.”

-지원 유세를 결심한 계기는.

“정치에서 패배는 고통스럽다. (경선 결선에서 패한) 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나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치를 하고 싶다.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분이 많다. 나는 그분들을 대변하고, 이 상황에서 최선이 뭔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려는 것이다. 나는 큰 정치인은 아니지만, 큰 정치를 하고 싶다. 그런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어려울 땐 큰 명분을 보고 가야 된다는 차원에서 (지원 유세에) 나왔다.”

-김 후보와 동반 유세를 하란 요구도 있다.

“내가 후보 옆에 서 있기만 하면 이길 수 있단 건가. (후보와 당에서) 뭔가 변화가 있어야 표가 늘어날 것 아닌가. 김 후보 이름이 새겨진 옷 입는 것, 당장 입지 않을 이유도 없다. 나는 개인적인 감정을 대의보다 앞장세우는 정치를 하진 않는다.”

-김 후보가 사전 투표 독려 메시지를 낸 것은 어떻게 봤나.

“김 후보가 부정선거론에 대한 진일보한 입장을 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 승리에 대한 절실함을 보여줬다고 평가한다.”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수변무대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장련성 기자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수변무대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장련성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단일화에 대한 입장은.

“친윤들이 저쪽 당(개혁신당)에다가 당권을 주겠다고 했다는데, 후보직과 당권을 엿 바꿔 먹는 식의 단일화는 성공할 수 없다. 승리를 위한 단일화가 돼야 한다. 철학의 공유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내가 주장한 부정선거론 선 긋기와 친윤 구태 청산이 필요한 것 아닌가.”

-‘친윤 구태 청산’ 같은 주장은 선거 끝나고 해도 된다는 주장도 있는데.

“어려울 거란 예상과 달리 22%포인트 차로 국민의힘이 압승한 작년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때도 비슷했다. 내가 김건희 여사 문제를 여러 차례 제기했을 때 ‘선거 끝난 다음에 하자’는 사람이 많았다. 선거 진 다음에 하면 무슨 의미가 있나. 절체절명의 선거 앞에서 나는 중도층이 넘어올 수 있는 장벽을 무너뜨리는 가장 중요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김 후보가 친윤 구태를 확실히 청산하겠다는 메시지와 액션을 보여주면 지지율이 5~10%포인트 오른다고 장담한다. 예를 들면 친윤 구태 핵심 인사들에 대한 과감한 인사 조치를 하는 방법이 있다.”

-대선 전망은.

“지금이 변곡점이다. 중요한 시점에 이재명 후보는 실책을 하고 있다. 이럴 때 우리는 뭔가 감동적인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 그러면 드라마틱한 지지도 변화가 있지 않겠나. 그것 말고 이 선거에서 남은 승부처가 있나.”

☞한동훈은

서울 현대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21년간 검사로 일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냈다. 작년 7월 국민의힘 당대표로 선출됐다.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 참여를 독려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작년 12월 16일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지난달 10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당내 경선에 참여했으나 2위를 하며 후보가 되지 못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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