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사전투표 참여…걱정 말고 참여 바라”
“사전투표제 많은 문제 있다” 입장 선회
변수 된 사전투표율…金 지지층 16%만 긍정
“사전투표제 많은 문제 있다” 입장 선회
변수 된 사전투표율…金 지지층 16%만 긍정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5일 충남 서산시 중앙통 로데오거리에서 집중 유세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오는 29일부터 이틀간 실시되는 사전투표에 나선다. 자신을 향한 ‘부정선거론자’ 비판에 선을 그으면서, 보수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25일 충북 옥천군의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사전투표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만일 사전투표를 머뭇거리다 본투표를 못 하게 되면 큰 손실”이라며 “투표를 하지 않으면 나쁜 정권을 만들어주게 되지 않겠나”라고 지지층의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김 후보는 이날 “현행 사전투표 관리 실태는 문제점이 여러 번 지적돼 왔다. 제도 개선 요구도 빗발쳤지만 이번 대선에서 당장 제도 개선 이뤄질 수 없는 게 저희가 점검해 본 현실”이라면서도 “우리 당은 역량을 총동원해 사전투표 감시·감독을 철저히 하겠다. 그러니 걱정 마시고 사전투표에 참여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김 후보가 사전투표 참여 의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낸 건 처음이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부정선거 의혹에 뿌리를 둔 사전투표 폐지를 공약하고, 지난달 24일 토론회 당시 “부정선거가 있다. 우리나라의 선거 관리가 부실하고 특히 사전투표제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김 후보의 입장 선회는 당장 자신에 대한 ‘부정선거론자’ 꼬리표를 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부정선거에 대한 김 후보의 주장은 당 안팎에서 “극우세력과 선긋기가 필요하다(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부정선거론자와 아닌 사람 간에 깔끔하게 대비되는 승부를 기대한다(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등의 지적을 받았다. 민주당에서는 이날 “부정선거 음모론 확산에 가담해놓고 이제와서 안심하고 사전투표하라니 김문수 후보는 ‘두 개의 자아’라도 갖나(신현영 선대위 대변인)”라는 비판이 나왔다.
사전투표가 이번 대선 승패를 가를 변수 중 하나로 꼽히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선거에서 사전투표율이 본투표율에 육박할 정도로 비중이 커지면서, 지지층을 사전투표장에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치러진 22대 총선의 사전투표율은 31.28%로, 본투표율 35.72%보다 불과 4.44%포인트(p) 낮았다. 20대 대선 사전투표율은 36.9%로, 최종투표율 77.1%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김 후보 지지층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지지층에 비해 사전투표 의향이 낮은 편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선거 당일’에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은 59%, ‘사전 투표일’에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은 36%로 나타났다(표본 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은 26.7%,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김 후보를 지지하는 응답자 중 81%는 선거 당일, 16%가 사전 투표일에 투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응답자가 선거 당일 42%, 사전투표일 51%로 나온 것과 대조적이다. 이준석 후보 지지층에서도 선거 당일 60%, 사전 투표일 36%로 조사됐다.
게다가 이번 대선은 본투표일인 6월 3일과 현충일(6일) 사이 ‘징검다리 연휴’를 활용하려는 유권자가 많을 수 있어 높은 사전투표율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진 여론조사가 다수 발표된 만큼, 최대한 많은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마지막까지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확장 통해 반드시 역전하겠다”며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게 하기 위한 투표에 모두 동참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