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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경, 메디힐 '집안 싸움' 최종 승자... "우승 상금 1.8억 전액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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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경, 메디힐 '집안 싸움' 최종 승자... "우승 상금 1.8억 전액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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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1 채리티오픈서 최종 16언더파 200타
통산 8승... KLPGA 역대 12번째 '노보기' 우승
메디힐 소속 이채은, 접전 끝 15언더파 2위
배소현 초반 선두 경쟁 펼쳤지만 9언더파 9위


박현경이 25일 경기 여주 페럼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오픈 정상에 등극한 후 우승컵을 옆에 두고 시즌 첫 승을 뜻하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KLPGA 제공

박현경이 25일 경기 여주 페럼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오픈 정상에 등극한 후 우승컵을 옆에 두고 시즌 첫 승을 뜻하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KLPGA 제공


박현경(메디힐)이 메디힐 동료들과의 '집안싸움' 끝에 시즌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박현경은 25일 경기 여주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오픈(총상금 10억 원)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4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이로써 최종합계 16언더파 200타를 적어낸 박현경은 2위 이채은(15언더파 201타)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올 시즌 첫 우승을 달성했다.

박현경이 E1 채리티오픈 최종 3라운드 4번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KLPGA 제공

박현경이 E1 채리티오픈 최종 3라운드 4번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KLPGA 제공


지난해 3승으로 공동 다승왕에 올랐던 박현경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1년 가까이 승리를 쌓지 못하고 있었다. 가장 최근 우승은 지난해 6월 열린 맥콜·모나 용평오픈이었다. 올 시즌에도 개막전인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공동 27위)과 지난달 초 iM금융오픈(공동 37위) 등에서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달 중순 열린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부터 5개 대회(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 레이디스 살롱파스컵 포함) 연속 톱 10 행진을 펼치더니 이날 결국 개인 통산 8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번 정상 등극 여정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박현경은 메디힐 동료인 이채은, 배소현과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2라운드까지 선두 이채은에 1타 차 뒤졌던 박현경은 최종라운드 1번 홀(파4)에서 파를 기록, 보기를 범한 이채은과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배소현이 E1 채리티오픈 최종 라운드 1번홀에서 아이언샷을 치고 있다. KLPGA 제공

배소현이 E1 채리티오픈 최종 라운드 1번홀에서 아이언샷을 치고 있다. KLPGA 제공


'디펜딩 챔피언' 배소현 역시 최종 라운드 초반 선두 경쟁에 참여했다. 그는 전반 홀에만 보기 없이 4개의 버디를 낚으며 한때 선두권에 2타 차로 따라 붙었다. 그러나 박현경의 기세가 워낙 좋았다. 그는 8번 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단독 선두로 나섰고, 9번 홀(파5)에서 이글을 낚으며 3타 차로 치고 나갔다.

하지만 정규투어 첫 우승을 노린 이채은도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11번 홀(파4)에서 이글을 기록하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고, 13번 홀(파4)과 14번 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공동 선두를 탈환했다.


이채은이 E1 채리티오픈 최종 라운드 4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이채은이 E1 채리티오픈 최종 라운드 4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이때부터 박현경과 이채은의 2파전이 펼쳐졌다. 우승자는 결국 마지막 18번 홀(파5)에 가서야 가려졌다. 침착함이 가른 승부였다. 이채은은 두 번째 샷을 페널티 구역으로 보냈고, 네 번째 샷도 그린에 올리지 못하며 결국 보기를 적어냈다. 반면 박현경은 3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파를 기록, 역대 KLPGA 투어 12번째 '노보기 우승'을 확정했다. 배소현은 9언더파로 공동 9위에 자리했다.

박현경은 "같은 메디힐 소속이라 (이)채은 언니가 우승해도 기쁜 마음으로 축하할 생각이었는데 내가 좀 더 운이 좋았다"며 "넥센대회부터 매일 밤 퍼팅을 500개씩 한 노력이 통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대회 취지를 살려 우승 상금 1억 8,000만 원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박현경은 "10번째 우승을 했을 때 기부를 하려 했는데, 이번 대회가 채리티 방식으로 열리는 만큼 전액 기부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우승 상금이 좋은 곳에 사용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