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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이 2024-2025시즌 마지막 경기를 뛰지 않기로 했다.
토트넘 홋스퍼 유니폼을 입은 채로 더는 그라운드에 서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산 5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 작성도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오는 26일(한국시간) 오전 0시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이번 시즌 마지막 홈 경기지만 손흥민은 이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여전히 발에 문제가 있어 마지막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 크리스티안 로메로도 부상으로 제외될 예정"이라고 발표하며 결장을 공식화했다.
구단도 손흥민의 결장 사실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했다. 토트넘은 "주장 손흥민은 마지막 홈경기에서 출전하지 않는다. 여전히 발 부상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로메로를 비롯해 데얀 쿨루세브스키, 제임스 매디슨 등 기존 부상자들도 함께 명단에서 빠질 거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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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손흥민은 이번 시즌 리그 두 자릿수 득점 달성에 실패하게 됐다. 시즌 내내 부상과 경기력 저하에 시달린 손흥민은 리그에서 7골 10도움을 기록 중이었다. 브라이턴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지 않는 이상 아홉 시즌 연속 이어오던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은 불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아예 결장으로 마무리되면서 대기록이 중단됐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실패와 동시에 손흥민에게 첫 우승이라는 의미도 함께 남겼다. 지난 22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토트넘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손흥민에게는 데뷔 15년 만의 첫 프로 무대 우승 트로피였다.
손흥민은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흘렸고, 주장으로서 가장 먼저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토트넘 팬들과 감격을 나눴다. 이후에도 우승 메달을 목에 건 채 런던까지 돌아오며 기뻐하는 모습이 전해지기도 했다. 구단 버스 앞좌석에서 팬들을 향해 '대~한민국' 박자로 경적을 울리며 기쁨을 표현했고, SNS를 통해 "이 우승은 팬들 모두를 위한 것"이라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도 전했다.
런던 복귀 후 진행된 우승 퍼레이드에서는 이례적으로 비속어까지 남발하며 연설했다. 손흥민은 "희망, 충성심을 잃지 않고 기다린 모든 토트넘 팬들을 위한 것이다. 나와 팀이 어려움을 겪을 때 계속 응원해주고, 경기장에 와주고, 믿어준 팬들을 위한 트로피다. 우리는 함께 해냈다. 화이트하트레인(전 홈 구장)에서 현재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까지, 그리고 빌바오에서 런던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우리는 함께 해냈다. 이 순간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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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즌 최종전 결장이 확정되면서 팬들 앞에 나서지는 못하게 됐다.
문제는 이번 결장이 단순한 한 경기 결장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은 2025년 6월까지지만 현지에선 이번 여름을 끝으로 손흥민과 토트넘이 결별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말처럼,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최고의 순간을 끝으로 작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손흥민은 언제나 토트넘의 레전드였다. 2008년 이후 처음으로 토트넘의 우승을 이끈 지금, 더욱 그럴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은 1월에 손흥민과 2026년 여름까지 계약을 연장했지만 이는 그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조치였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로의 이적설이 제기되고 있다. 리그 30경기에서 7골에 그치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 선발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등 힘든 시즌을 보냈다. 구단은 최고 연봉자를 방출하고 싶어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어 "팬들은 주장 손흥민의 이탈을 안타까워하겠지만 이번 여름은 양측 모두에게 결별하기 적절한 시기로 느껴진다. 이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을 것"이라며 여름 이적시장에서 갈라서는 게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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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에 토트넘을 떠나지 않더라도 또 하나의 대기록 작성이 무산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커 보인다. 바로 토트넘 통산 500경기 출전 기록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지금까지 통산 454경기를 소화했다. 500경기에 도달하려면 다음 시즌 46경기를 뛰어야 하는데 이미 토트넘에서 로테이션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손흥민이 46경기 이상 뛸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손흥민이 부상 없이 프리미어리그 전 경기에 출전하더라도 다른 대회에서 8경기를 더 뛰어야 한다. 다음 시즌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UEFA 챔피언스리그, FA컵, 리그컵에 참가한다. 컵 대회에서 상위 라운드에 올라가지 못한다면 500경기 출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목표에 가깝다.
만약 이번 여름 구단과 재계약 없이 이적하게 된다면 500경기 고지를 넘기지 못하고 팀을 떠나는 셈이 된다. 팬들 입장에서도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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