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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죽 쏘고 입력 상태 뜨고 '확' 달라진 카톡...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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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죽 쏘고 입력 상태 뜨고 '확' 달라진 카톡...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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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슬기 기자]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매일 쓰는 카카오톡이 변했다. 생일 축하 메시지에 폭죽을 터뜨리더니, 얼마 전부턴 문자 입력 중 상태를 '...'으로 노출한다. 암암리 인기있던 내게 선물하기는 이제 별도 탭으로 분리해 각종 할인도 해준다. 묘하게 달라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변화를 뜯어봤다.

'입력 중' 보느라 방 못 떠나..."체류 시간 늘겠네"

며칠전 소문의 '...'을 팀 단체 대화방에서 처음 봤다.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 뜸을 들이나'하던 찰나 답장을 받았다. '...'이 뭐라고 확실히 대화에 집중이 됐다. 상대방이 문자를 치고 있는데 혼자 대화방을 떠나기도 애매해 기다리다보니 평시보다 앱 체류 시간도 길어졌다.

입력 중 상태 표시에 이용자들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업무 중 급하게 의사소통할 때 편하다", "답장 시간에 대한 오해가 줄 것 같다"와 같이 명확한 의사 전달에 호감을 표시한 이들이 있는 반면, "감시받는 것 같다", "대화를 썼다 지웠다하는 걸 알리고 싶지 않다" 등 과도한 정보 노출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누리꾼들 반응을 읽다 보니 카카오톡에 처음 '읽음' 표시가 생겼을 때가 생각났다. 눈치가 생명인 한국사회에서 '문자를 못봤어요'라는 핑계가 사라진 순간이었다. 수신자는 문자를 읽고 무시(읽씹)할 것인가, 안 읽고 무시(안읽씹)할 것인가를 선택해야만 했다. 이후 '따봉', '하트' 등을 남겨 상냥하게 대화를 종료할 수 있게 됐지만, 일방소통에서 쌍방소통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 핵심이었다.

카카오톡은 이번 업데이트가 "대화의 맥락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대화에서 발생하는 뜸들이는 순간을 '...'으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앱 기능에 서사를 부여하려 노력했지만 실질 기대효과는 이용자들의 앱 체류 시간 증대일 것이다. 상대가 현재 대화에 참여 중이란 것을 알리면 실시간 소통을 촉진할 수 있고, 이는 체류 시간 상승에 도움을 준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카카오톡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20% 늘리겠다"는 사업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사용 맥락과 트래픽 성격에 맞춘 광고 상품을 다수 선보여 새로운 수익 기반을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실적발표 후 첫 업데이트인 만큼, 회사 사업 방향을 표현한 것일테다.

기자는 입력 중 표시 기능에 호감을 표시하는 쪽이다. 문자를 썼다 지웠다하는 노력을 보이는 것이 득이 되는 상황이 분명 있다. 무엇보다 실시간 소통은 국제적 추세다. 젊은층일수록 더 두드러진다. 수년 전 입력 중 표시를 도입한 인스타그램은 잘파(Z+알파)세대들의 카카오톡이 됐다. 다이렉트 메시지(DM)로 친구와 약속을 잡고 일상을 나눈다. 미국 10대들은 아이폰 기본 메시지를 나타내는 '파란 문자'를 보내지 못하면 따돌림을 당할 정도라고 한다. 해당 문제는 2021년 미국 국감에서도 화두에 올랐다. 텔레그램, 왓츠앱 등 다른 글로벌 메신저들도 문자 입력 중 상태 표시를 하고 있다.

'리액션'은 클 수록 좋은 법...선물하기 붙여 더 유용


'리액션'도 최근들어 선보인 기능이다.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생일 축하 관련 키워드를 입력하면 '채팅방에 폭죽쏘기' 배너가 활성화된다. 생일이 아닌 친구에게 생일 축하를 해줘도 폭죽은 쏠 수 있다. 별것 아닌 문자도 거창한 시각효과를 곁들이니 특별해진다.

카카오톡 생일 축하 리액션(왼)과 선물하기 미니 웹뷰 [사진: 카카오톡 갈무리]

카카오톡 생일 축하 리액션(왼)과 선물하기 미니 웹뷰 [사진: 카카오톡 갈무리]


앞서 카카오톡은 첫눈, 추석 등 시즌성 시각효과를 선보인 바 있다. 다만 특정 기간에만 유효한 해당 효과들과 달리, 생일 축하 리액션은 상시 적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문자 대비 리소스가 많이 필요한 반응형 시각효과는 안전성이 중요한 문자 앱에겐 큰 투자다. 자연스럽게 수익모델을 붙여야만 사업적으론 의미가 있다.

역시나 폭죽쏘기 뒤에는 '선물하기' 배너가 따라 붙는다. '미니 웹뷰' 방식을 채택해 대화 중단 없이 선물이 가능하다. 선물을 하려 대화를 중단하거나, 여러번 버튼을 조작할 필요도 없다.


선물 받는 사람의 상품 탐색 및 거래 기록, 위시리스트 등을 고려해 가격대별로 선물을 추천해준다. 20대 중반 기자의 동생에게는 올리브영과 배달의민족 기프트카드, 디올 립글로우 신제품, 교촌치킨 허니콤보, 애플망고 및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케이크 등이 물망에 올랐다. 모두 그가 좋아하는 것들이라 신뢰감이 생겼다. 무엇을 선물할지 늘 고민인 입장에서 적지 않은 도움이 될 듯했다.

'내게 선물하기' 키우려나...간결한 구매 절차, 명품 브랜드 장점

다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인기인 '내게 선물하기'도 본격 확장세다. 선물하기 메뉴에 '내게 선물하기'(FOR ME) 탭을 신설했다. 기존에도 카카오톡 선물하기 단독 상품, 온라인 구매가 어려운 명품 구매 등 목적으로 내게 선물하기를 이용하는 이들은 많았다. 다만 선물용 고급품 판매가 많다 보니 가격 할인이 아쉬웠다. 별도 탭을 신설하며 이례적인 할인쿠폰(최대 7000원)을 지급하는 등 고객 모으기에 나선 상황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성장 가능성은 꽤 높아 보인다. 우선 구매 과정이 간결하다. 배송, 결제 등 이미 저장된 정보를 활용해 터치 몇 번이면 상품을 살 수 있다. 소비자 유입도 용이하다. 쇼핑이 귀찮은 사람이라도 '카톡'하고 울리는 플러스 친구(플친) 알림에는 구매욕이 생기기 마련이다. 알림을 보고 남에게 선물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이는 적을 테지만, 내게하는 선물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기자도 최근 '카톡 플친' 알림을 받고 홀린듯 화장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 오전 8시30분 카톡 알림과 받은 '지금, 1+1 카쇼라 혜택 시작'이라는 '후킹 문구'에 낚였다. 알림을 보낸 브랜드가 할인을 잘 하지 않는데다, 고작 네다섯번의 터치 만으로 결제가 끝나니 사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실제 마케팅 채널로서 카카오톡의 입지는 막강하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알림을 보낼 수 있고, 카카오쇼핑 라이브 등 쇼핑 기능과 연계도 간편해서다. 카카오와 카카오페이가 자체 진행하는 할인을 더하면 다른 채널 못지 않은 특가 판매도 가능하다. 장점이 뚜렷하다 보니 마케팅 경쟁이 치열한 뷰티 업계는 뷰티 페스타 등 오프라인 행사에서 '카톡 플친'을 추가한 고객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부스를 운영한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럭스에 입점한 명품 브랜드들. 타 채널에 입점하지 않은 곳이 다수다. [사진: 카카오톡 갈무리]

카카오톡 선물하기 럭스에 입점한 명품 브랜드들. 타 채널에 입점하지 않은 곳이 다수다. [사진: 카카오톡 갈무리]


타 채널에 없는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쿠팡, 올리브영, 컬리 등 수많은 이커머스 주자들이 럭셔리 뷰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외부몰 입점은 본사 허가가 필요한 만큼, 설득이 쉽지 않다.

샤넬과 디올이 대표적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는 샤넬뷰티, 디올뷰티, 프라다뷰티 등 자체 온라인몰, 백화점몰 및 연계몰에서만 만날 수 있는 명품 화장품 브랜드가 대거 입점해 있다. 고가 판매로 소수 고객을 유지하는 르라보, 크리드, 바이레도 등 니치향수 브랜드들도 마찬가지다. 티파니앤코, 불가리, 프레드 등 명품 주얼리 브랜드와 생로랑, 프라다, 보테가베네타 등 명품 가방·잡화도 백화점 수선이 가능한 정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다만 선물하기가 위기의 카카오의 실적을 견인할 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7조8738억원의 매출과 491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6.2%로 같은 기간 네이버 영업이익률(18.4%)의 3분의1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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