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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떠나기 전 집 사자"…DSR 앞두고 대출 폭증 조짐 '초긴장'

머니투데이 권화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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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떠나기 전 집 사자"…DSR 앞두고 대출 폭증 조짐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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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스트레스 DSR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한도 변화/그래픽=윤선정

3단계 스트레스 DSR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한도 변화/그래픽=윤선정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월과 6월은 원래도 가계대출이 많이 늘어나는 달인데다 규제 강화를 앞두고 대출 선수요가 쏠릴 수 있어서다. 특히 주식시장 공모주 청약이 줄줄이 예정돼 가계대출 증가액이 연초 이후 가장 많이 늘 것으로 관측된다.


연간 70조원 늘리겠다고 약속한 금융사, 이달 증가액' 6조원' 방어전

25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한달여 앞두고 금융권의 월별·분기별 가계대출 증가 목표 준수 여부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 은행과 2금융권 금융회사들은 연초에 올 한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를 세우고 금융당국에 월별 세부적인 증가 목표 계획을 보고 했다.

금융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정한 목표에 따르면 연간 가계대출 증가액은 약 70조원 수준이다. 월별로 보면 평균 5조~6조원 이내로 증가액을 묶어야 한다. 다만 일부 은행은 집단대출 실행에 따라 이미 월간 목표치를 초과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월별, 분기별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은 원칙적으로 다음해 가계대출 증가액에 '패널티'(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특히 이달과 다음달이 가계대출 관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가정의 달'이 있는 5월과 6월, 가을철 이사수요가 있는 9월과 10월이 가계대출이 가장 많은 시기다. 이에 은행들은 5월, 6월, 9월, 10월 등 특정 달의 증가 목표치를 일부러 더 높게 잡았다. 올해는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 강화라는 변수까지 있다. DSR 3단계 강화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기준으로 연소득 1억원인 경우 대출한도가 7월부터 3000만원 가량 줄 수 있다. 한도 축소에 대비해 주담대를 먼저 받으려는 수요가 늘 수 있다.


주담대는 주택거래량에 비례해 늘어나는데 지난 3월~4월 주택거래량이 증가 추세였다. 대출은 한두달 후행하는 만큼 5월과 6월 주담대 '막차수요'가 몰릴 수 있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월별 증감액 추이/그래픽=윤선정

5대 은행 가계대출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월별 증감액 추이/그래픽=윤선정




2금융권 신용대출과 공모주청약 대출이 '변수'..당국 "월별 모니터링 강화"

3단계부터는 2금융권의 신용대출까지 스트레스 DSR에 포함된다. 신용대출은 1억원 초과시에만 이 규제가 적용된다. 다만 이미 주담대를 받은 상황에서 7월 이후 신용대출을 신규로 받는다면 기존 주담대도 스트레스 DSR 가산금리에 따라 한도가 재산정되기 때문에 1억원 미만 신용대출이라도 종전 대비 대출 받기가 어려울 수 있다. 2금융권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나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차주들의 선수요 유발 요인이 된다.

이달에는 주식시장의 공모주 청약 일정도 대출관리를 어렵게 할 수 있다. 공모주 청약 증거금을 신용대출로 마련하는 과정에서 가계대출 잔액이 일시에 '조 단위'로 불어날 수 있어서다. 실제 지난 5일과 12일 이틀 진행한 달바글로벌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1112.03대1로 치솟으면서 청약 증거금이 총 7조원에 달했다. 청약 증거금 환입은 결과 발표 2영업일 후에 이뤄진다. 이달에는 29일과 30일 각각 주목받는 공모주 청약 일정이 잡혀 월말 신용대출 잔액이 이례적으로 치솟을 수 있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가계대출 금리가 떨어지면 대출 증가액은 예상치를 웃돌 수 있다. 금리가 경쟁사 대비 0.5%포인트(P) 가량 낮은 일부 은행의 비대면 주담대로 대출 쏠림이 벌어지는 등 '대출금리 예민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달 15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이미 3조원 가량 늘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월별, 분기별로 가계대출 목표치를 초과하지 않도록 금융회사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DSR이 아니더라도 5월은 가계대출 증가액이 연중 가장 많은 달인만큼 은행들도 선제적인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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