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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부족, “음란물 중독은 가짜뉴스”...美 뉴욕타임스 제소

조선일보 김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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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부족, “음란물 중독은 가짜뉴스”...美 뉴욕타임스 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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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설치된 아마존 마루보족 어린이들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모습. /뉴욕타임스

2023년 9월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설치된 아마존 마루보족 어린이들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모습. /뉴욕타임스


아마존에 사는 한 부족이 일론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통해 자신들 부족이 음란물을 시청한다는 미국 뉴욕타임스의 보도 내용이 ‘가짜뉴스’라며 수천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아마존 열대우림인 자바리 계곡에 사는 마루보 부족은 뉴욕타임스를 상대로 1억8000만 달러(2천500억원 상당)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AP 등이 23일 전했다. 이들은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해당 기사를 쓴 기자가 취재를 위해 이 부족과 일주일 동안 생활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며 “그가 머문 기간은 48시간이 채 안 된다. 충분히 관찰하고 이해하거나 존중에 기반한 교류를 할 만한 시간이 아니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기사는 작년 6월 잭 니카스 뉴욕타임스 브라질 지국장이 쓴 “인터넷의 마지막 개척지: 아마존의 외딴 부족”이라는 제목의 보도다. 이 기사는 일론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도입하면서 변화한 마루보 부족의 일상을 다루면서 “젊은이들이 스마트폰에 빠지고 폭력적인 게임을 즐기거나 미성년자가 음란물을 시청하는 등 미국의 가정들을 괴롭혀온 것과 똑같은 문제들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했다.

마루보 부족 측은 소장에서 “(이 기사는)마루보 부족원을 인터넷에 대한 기초적인 노출에도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묘사했으며 젊은 세대가 포르노에 빠져들었다는 주장을 부각했다”며 “이는 마루보 부족원이 도덕적으로 붕괴했고 현대 사회에 걸맞은 규율이 없는 것처럼 암시함으로써 회복할 수 없는 수치심과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뉴욕타임스의 최초 보도 이후 일부 온라인 매체 등이 이 보도를 퍼나르는 과정에서 “마루보 부족 전체가 음란물에 중독됐다”는 내용으로 보도를 확대 재생산했다는 사실도 문제삼았다. 뉴욕타임스는 “아마존 부족은 포르노에 중독되지 않았다”는 추가 보도를 냈지만 이미 마루보 부족에 찍힌 ‘낙인’을 지우기엔 역부족이었다. AP에 따르면 이번 손해배상 청구 대상에는 마루보 부족에 대한 자극적인 기사를 썼던 미 연예매체 TMZ와 뉴스 제공 포털사이트 야후도 포함됐다.

이번 논란에 뉴욕타임스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소송을 강력히 방어할 것”이라며 “해당 기사는 원주민 마을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에 새로운 기술이 미치는 혜택의 복잡성을 민감하고 세밀하게 탐구했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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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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