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늘날 일본 경제를 대표하는 기업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단연 도요타자동차일 것이다. 일본 시가총액 1위이자,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 기업이며, 연간 영업이익 5조 엔에 달하는 규모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일본의 경제 구조와 산업 생태계를 대변한다. 도요타는 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그 외화로 에너지를 수입하는 일본 경제의 무역수지 균형 축이며, 자동차 산업을 통해 촘촘하게 얽힌 부품업체와 지역 고용을 떠받치는 산업 연관 효과의 핵심 축이기도 하다.
이러한 도요타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방위적 관세정책 정면에 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대해 일률적 고율 관세 부과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특히 25% 관세가 부과된 자동차 산업은 최전선에 놓여 있다. 이는 단순히 도요타의 수익성 악화를 넘어, 일본 제조업 전체의 지속 가능성과 지역 경제 기반을 뒤흔드는 파급력을 지닌다. 일본은 연간 25조 엔 규모의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지만, 자동차와 부품 수출로 20조 엔 이상을 벌어들여 수지를 맞춘다. 도요타는 그 중추에 선 기업이다.
도요타는 2025년 3월까지 1년간 323만 대 차량을 일본에서 생산해 약 3분의 2를 미국 등 해외로 수출했다. 주목할 점은, 판매량 기준으로는 북미 시장 비중이 가장 크지만, 영업이익의 66%는 일본에서 창출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도요타가 수익 구조 측면에서 '생산 거점 중심'을 지향하고 있으며, '일본 내 연간 생산 300만 대 체제 유지' 방침도 단순한 기업 철학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고용, 세수를 지탱하는 일본식 제조업의 생태계 자체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다.
편집자주
요동치는 국제 상황에서 민감도가 높아진 한반도 주변 4개국의 외교, 안보 전략과 우리의 현명한 대응을 점검합니다.일본 경제의 핵심 축, 도요타
美 관세정책의 전면에 노출
한국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美 관세정책의 전면에 노출
한국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2021년 12월 1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배터리 전기차 전략 브리핑에서 도요타 자동차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
오늘날 일본 경제를 대표하는 기업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단연 도요타자동차일 것이다. 일본 시가총액 1위이자,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 기업이며, 연간 영업이익 5조 엔에 달하는 규모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일본의 경제 구조와 산업 생태계를 대변한다. 도요타는 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그 외화로 에너지를 수입하는 일본 경제의 무역수지 균형 축이며, 자동차 산업을 통해 촘촘하게 얽힌 부품업체와 지역 고용을 떠받치는 산업 연관 효과의 핵심 축이기도 하다.
이러한 도요타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방위적 관세정책 정면에 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대해 일률적 고율 관세 부과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특히 25% 관세가 부과된 자동차 산업은 최전선에 놓여 있다. 이는 단순히 도요타의 수익성 악화를 넘어, 일본 제조업 전체의 지속 가능성과 지역 경제 기반을 뒤흔드는 파급력을 지닌다. 일본은 연간 25조 엔 규모의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지만, 자동차와 부품 수출로 20조 엔 이상을 벌어들여 수지를 맞춘다. 도요타는 그 중추에 선 기업이다.
도요타는 2025년 3월까지 1년간 323만 대 차량을 일본에서 생산해 약 3분의 2를 미국 등 해외로 수출했다. 주목할 점은, 판매량 기준으로는 북미 시장 비중이 가장 크지만, 영업이익의 66%는 일본에서 창출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도요타가 수익 구조 측면에서 '생산 거점 중심'을 지향하고 있으며, '일본 내 연간 생산 300만 대 체제 유지' 방침도 단순한 기업 철학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고용, 세수를 지탱하는 일본식 제조업의 생태계 자체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다.
이 생태계에는 '소비세 환급'이라는 조용한 축도 작동하고 있다. 도요타는 수출용 차량 생산 과정에서 국내 자재와 설비를 구매하며 부담한 소비세를, 수출 시 환급받는 구조로 연간 약 7,000억 엔을 돌려받고 있다. 이는 영업이익의 약 15%에 달하는 규모로, 일본 내 생산 거점을 유지하는 기업에 실질적인 유인책이 되고 있다. 감세 혜택 그 이상으로, 일본식 제조업 구조와 조세제도가 결합한 독특한 산업 지원 체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구조는 '수출이 가능하다'는 전제를 필요로 한다. 트럼프 2.0 시대의 보호무역 파고 속에서, 일본 제조업의 기반이 흔들리는 이유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1의 수요가 생기면 2.74의 생산이 유발된다고 할 만큼 산업 연관 효과가 크다. 수출이 줄면 생산만이 아니라, 관련 기업의 이익, 법인세, 지방세, 고용, 지역 인프라가 함께 흔들린다. 실제로 도요타 본사가 있는 아이치현 도요타시, 마쓰다 본사가 있는 히로시마 후추마치 같은 지역은 기업 동향에 따라 지방재정과 인구 구조가 직결된다.
도요타 사례는 한국에도 중요한 경고음을 던진다. 2024년 기준 한국의 수출의존도는 36.4%로, 일본(16.9%)의 두 배 이상이다.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액은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액과 맞먹고, 수출 주도 기업들이 창출하는 산업 연관 효과는 한국 경제의 실질적 기둥이다. 도요타가 우려하는 위기는 곧 한국 기업에도 닥칠 위기다. 트럼프의 관세 파고가 일본보다 우리에게 더 큰 도전이 될 수 있다. 예고된 충격에 대비하지 않으면, 피해는 더 깊고 넓게 번질 수 있다.
이창민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