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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50% 관세" 협상 지연에 기습 경고…또 트럼프발 증시 급락

머니투데이 뉴욕=심재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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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50% 관세" 협상 지연에 기습 경고…또 트럼프발 증시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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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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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관세협상을 진행 중인 유럽연합(EU)에 대해 다음달부터 5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EU와 협상이 한달 넘게 지지부진하자 경고용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지만 트럼프 대통령 성향상 50% 관세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 직후 유럽증시는 장중 한때 3% 넘게 급락했다. 뉴욕증시도 장중 약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EU와 협상이 아무 진전이 없다"며 "6월1일부터 곧바로 50% 관세를 부과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EU는 미국과 무역에서 이득을 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져 다루기가 매우 어렵다"며 "무역 장벽과 부가가치세, 터무니없는 기업 징벌, 통화 조작, 미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한 소송 등으로 미국이 연간 2억5000만달러(약 3400억원)의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은 벨기에 브뤼셀 시간으로 이날 오후 5시30분으로 예정된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전화 통화를 약 4시간 앞두고 올라왔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습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양측의 이날 통화는 미국이 지난달부터 세계 각국과 관세협상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EU에 요구사항을 담은 입장문을 전달하고 EU가 추가적인 타협안을 발송한 뒤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EU가 최근 타협안에서 에너지 등 전략적 부문에서 미국산 구매 촉진, 반도체·철강·자동차·차세대 이동통신 협력 강화 등을 제안한 데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시큰둥한 입장이다. 관세협상을 주도하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EU가 아시아국가들에 비해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EU의 제안이 다른 국가의 제안과 같은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리어 대표가 이날 통화에서 EU 제안을 거부하고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 메시지에 EU는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내부에선 당황한 기류가 감지된다. EU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별 상호관세 90일 유예 결정에 호응해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25% 관세 대응 차원에서 시행하려던 보복관세 계획을 7월14일까지 90일 동안 보류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50% 관세 언급 직후 유럽증시는 급락 마감했다. 유럽 대형주 지수인 유로스톡스50지수은 이날 장중 한때 3.16%까지 하락했다. 뉴욕증시에서는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와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종합지수가 오전 11시16분 현재 각각 1.03%, 1.27%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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