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스포티비뉴스 언론사 이미지

'이 소중한 걸' 손흥민 우승 메달 누락 → 런던 개선 때도 착용…SON, 비행기에서도 태극기+트로피+메달 콜라보

스포티비뉴스 조용운 기자
원문보기

'이 소중한 걸' 손흥민 우승 메달 누락 → 런던 개선 때도 착용…SON, 비행기에서도 태극기+트로피+메달 콜라보

서울구름많음 / 21.2 °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늦게 받은 만큼 더욱 소중하다.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이 안방으로 개선하는 순간에도 우승 메달을 목에서 빼지 않았다.

유럽 정상에 오른 토트넘이 금의환향했다. 토트넘이 23일(한국시간) 우승 트로피를 들고 런던으로 돌아갔다.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선수들의 사진을 여러장 개시한 가운데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고 환하게 웃는 손흥민의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그때마다 손흥민은 태극기를 허리춤에 찼고, 우승 메달도 내려놓지 않았다.

참 소중한 메달이다. 손흥민이 드디어 우승의 환희를 누렸다. 하루 전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날 벤치에서 출발한 손흥민은 후반에 들어가 토트넘이 리드를 지키는데 힘을 보탰다.

생애 처음으로 우승컵에 입맞춤을 했다. 2010년 함부르크(독일)를 통해 프로 데뷔 후 정상과 연을 맺지 못했다. 특히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전성기를 누리며 세 차례 우승 기회가 있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2016-2017시즌 첼시에 밀려 프리미어리그 2위로 마감했고, 2018-2019시즌엔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지만 리버풀에 트로피를 내줬다. 2020-21시즌에는 영국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 파이널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졌다.


이제 손흥민 옆에 따라다니던 무관 딱지를 뗐다. 비록 결승이 펼쳐지는 동안은 조연에 만족해야 했다. 발 부상을 완벽하게 치료하지 못한 탓에 교체 출전에 응해야 했다. 손흥민은 승리만 바라봤다. 경기 후 스포티비뉴스를 만난 그는 "당연히 골을 넣고 싶지만, 결국에는 승리하는 게 다 중요하다. 선수들이 승리하는 게 어떻게 보면 가장 큰 목표라 모두가 개인적인 욕심은 다 버렸다"며 "팀이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생각하고 그거를 또 실천으로 옮기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팀을 먼저 생각한 손흥민의 결단은 우승으로 이어졌다. 데뷔 후 15년 만에 맛본 정상의 환희를 마음껏 즐겼다. 우승이 확정되자 손흥민은 그대로 무릎을 꿇고 두 팔을 활짝 벌렸다. 그동안 손흥민의 마음고생을 잘 아는 동료들도 너나할 것 없이 먼저 달려와 얼싸 안으며 기쁨을 공유했다.


이번에 흘린 눈물은 달랐다. 아버지와 포옹하고, 부상으로 뛰지 못한 데얀 쿨루셉스키와 교감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후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우승 세리머니에서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고, 경기장 곳곳을 누볐다. 라커룸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트로피를 손에 놓지 않고 행복감을 누렸다.


그런데 유독 손흥민의 목은 허전했다. 토트넘 선수 대부분이 메달을 메고 있었는데 손흥민은 수령조차 못했다. 알고보니 UEFA가 시상식 현장에 30개의 메달만 준비해 수량 부족이 벌어졌다. 부상자들도 시상대에 오르면서 30개의 메달이 일찍 동났다. 주장이라 가장 마지막에 메달을 받아야 하는 손흥민은 물론이고 그 앞에 섰던 로드리고 벤탄쿠르, 크리스티안 로메로 등도 부족 사태의 피해를 입었다.

로메로도 경기 후 'ESPN'을 통해 "메달이 다 떨어져서 줄 수 없다는 말을 하더라. 괜찮다. 더 중요한 건 우리가 유로파리그를 우승했다는 것이다. 내 이름이 토트넘 역사에 영원히 남는다는 게 더 소중하다"라고 웃었다.


UEFA는 뒤늦게 20개의 메달을 추가로 토트넘에 전달했다. 손흥민도 라커룸에서 메달을 받았다. 그때부터 손흥민은 메달을 벗지 않고 있다. 경기장을 떠나기 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국내 취재진 앞에서 뒤늦게 받은 메달을 자랑했던 손흥민은 숙소로 돌아갈 때도 착용했다.


런던으로 개선할 때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은 비행기 안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할 때와 똑같이 트로피와 태극기, 메달을 놓지 않았다. 런던에 도착해 비행기 앞에서 찍은 사진에서도 복장은 여전했다. 그만큼 손흥민에게 소중한 우승이다.

그래서 지금 만큼은 겸손을 잠시 내려놓은 손흥민이다. 경기 후 'TNT 스포츠'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나는 레전드"라고 웃었다. 물론 "오늘만, 오늘만"이라고 단서를 단 손흥민은 "17년 동안 클럽에 놀라운 선수들이 많았다. 그런데 우승은 누구도 못한 것이다. 오늘이 그날이고, 오늘은 내가 레전드라고 하고 싶다. 오늘을 즐기겠다"라고 미소지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