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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 국가도 요동친 60여년…신간 '이탈리아 전쟁 1494~1559'

연합뉴스 송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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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 국가도 요동친 60여년…신간 '이탈리아 전쟁 1494~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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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이미지[미지북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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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북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유럽 왕가는 얽히고설켜 있다. 프랑스, 스페인, 영국, 오스트리아, 독일 등 거의 모든 국가의 왕과 공·후·백작들이 얽혀 있다. 이 때문에 왕위를 둘러싼 분쟁의 씨앗을 파악하기란 생각만큼 만만한 게 아니다.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아 전쟁'도 왕위 계승권을 놓고 벌였던 다툼의 한 양상이었다. 애초 프랑스 왕가가 나폴리 왕국의 왕위를 요구하면서 벌어진 전쟁인데, 여기에 스페인 왕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 영국, 교황, 베네치아 공국, 밀라노 공국은 물론 종교가 다른 오스만 튀르크까지 참여하면서 '세계대전'으로 비화한 국제전이었다.

각국은 이탈리아의 부유한 도시국가와 전략적 요충지를 차지하기 위해 수시로 동맹을 맺고, 배신하며, 오랜 기간 전쟁을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피렌체, 베네치아, 밀라노, 나폴리, 교황령 등 이탈리아 주요 도시국가들의 운명도 크게 요동쳤다.

이탈리아 군사 역사 권위자인 마이클 말렛 전 워릭대 교수와 그의 사후 작업을 이어받은 역사학자 크리스틴 쇼는 신간 '이탈리아 전쟁 1494~1559'에서 주요 전투와 외교적 협상, 각국의 이해관계와 전략, 그리고 전쟁이 남긴 정치·사회적 변화를 폭넓게 다루며 이탈리아 전쟁 속 사건과 인물, 배경을 다채롭게 설명해 나간다.

책에 따르면 온갖 책략이 난무하는 복마전 속에서 군웅이 명멸한다. 오늘 성공했다가 내일은 폐망하는 '인생사 새옹지마'의 파노라마가 장구하게 펼쳐진다는 점에서 역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재미있게 읽을만하다.

가령, 루도비코 스포르차는 조카의 권력을 찬탈해 밀라노 공국의 수장에 오르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 프랑스와 합스부르크가를 전쟁으로 끌어들이는 등 평생 이(利)를 추구했지만 결국 포로 생활을 하다 비참하게 죽었다.


책은 이처럼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하지만 진입 장벽도 있다. 700쪽이 넘는 데다 여러 군웅이 등장하고,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긴 전쟁 기간 전투 스타일도 많이 변하기 때문에 읽기에 만만치 않다. 게다가 왕과 주요 공작 가문의 족보가 얽혀 있고, 책의 행간에 음모의 씨앗이 복선처럼 깔린 점을 파악하기도 쉽지는 않다.

미지북스. 736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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