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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렉라자' 시장 잠재력 언제 터질까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김윤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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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렉라자' 시장 잠재력 언제 터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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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 라이선스 수익 40억…기대↓
J&J 연간 매출목표 두 배 자신



유한양행이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로열티(판매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미국에 야심 차게 출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더디면서다. 유한양행은 미국계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에 렉라자를 이전해 제품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받고 있다.

유한양행과 J&J는 경쟁사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를 압도하는 임상결과를 토대로 렉라자가 폐암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여전히 자신하고 있다. 특히 렉라자의 병용 약물로 쓰이는 J&J의 표적항암제 '리브리반트'의 제형(약물이 체내에 전달되는 방식) 개선이 성장 모멘텀을 끌어올릴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Q 라이선스 수익 단 40억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해 1분기 렉라자의 로열티를 포함한 라이선스(기술수출) 수익으로 총 40억원을 기록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바이오텍에 한국을 제외한 렉라자의 글로벌 개발 및 판매권리를 기술 이전했다.

렉라자는 J&J의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으로 지난해 미국과 유럽에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허가 받았다. 유한양행은 J&J로부터 전체 판매 수익의 약 10%를 로열티로 받는다. 이 가운데 40%를 원개발사인 오스코텍에 배분하고 나머지 60%를 라이선스 수익으로 인식한다.

J&J는 지난달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리브리반트와 렉라자를 통해 1억4100만달러(1900억원)의 분기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리브리반트 단독요법 매출도 포함돼 있어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만으로 발생한 매출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유한양행이 1분기에 받은 라이선스 수익 40억원 중 렉라자 로열티를 30억원으로 추정할 경우, 렉라자의 분기 매출은 약 500억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기대에 못 미친 실적에 시장에서는 아쉬운 반응이 이어졌다. 유한양행의 주가도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하락세를 나타냈다. 전날(22일) 종가 기준 유한양행의 주가는 10만5000원으로 지난 8일 실적 발표 이후 4.4% 내렸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매출액은 견조했음에도 불구하고 1분기 유한양행에 인식된 라이선스 수익은 40억원에 불과하다"며 "현재 시장에서는 실망과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J&J는 당분기 발생한 렉라자 매출에 대해 당분기 로열티 정산을 진행하므로 1분기 라이선스 수익 40억원은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J&J "처방량 기하급수적 증가"

비록 1분기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유한양행과 J&J는 여전히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약물의 성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J&J는 지난달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오는 2027년과 2028년 두 약물의 매출 목표액을 시장 기대치의 각각 두 배인 18억달러(2조4800억원), 23억달러(3조1700억원)로 잡았다. 최소 '50억달러(6조9000억원) 이상'이라는 연간 최대 매출 목표치(피크 세일즈)도 그대로 유지했다.

J&J가 이 같은 성과를 자신한 이유는 지난 3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폐얌학회에서 리브리반트와 렉라자가 기존 표준치료제를 압도할 임상결과를 발표하면서다. 이날 공개한 임상 3상 연구 결과에서 두 약물은 경쟁약인 타그리소 대비 전체 생존율(OS)를 1년 이상 개선한 효능을 나타냈다.


존 리드 R&D 담당 부사장은 이달 13일 미국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투자행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 Securities) 2025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전체 생존 데이터를 공유한 이후 처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 기대를 키우는 또 하나의 요소는 리브리반트 피하주사(SC) 제형이다. 현재 정맥주사제로 쓰이는 리브리반트는 지난달 유럽에서 피하주사제로 허가 받았다. 피하주사제형의 리브리반트는 투약시간이 5분 안팎으로 단축돼 환자 편의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무엇보다 리브리반트 SC제형은 임상에서 정맥주사제형보다 렉라자와 더 뛰어난 '케미스트리(상호작용)'를 보여줬다. 리브리반트 SC제형은 렉라자와 병용 임상 연구에서 정맥주사제형 대비 부작용과 약효 모두 유의미하게 개선한 결과를 나타냈다.

존 리드 부사장은 Bofa 컨퍼런스에서 "명심해야 할 것은 (전체생존률을 1년 이상 개선한) 해당 데이터는 최적의 치료 요법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이제 정맥주사가 아닌 피하주사가 있다"며 "이 방식은 더 편리할 뿐만 아니라 안전하고 효능도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오는 2분기부터는 렉라자의 처방이 가파르게 확대되며 로열티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은 올해 렉라자의 연간 로열티 수입을 320억~360억원 사이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부터는 로열티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 3월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이 전체 생존기간 개선 효과를 입증했고 리브리반트의 SC제형도 유럽에서 허가를 받았다"며 "2분기부터는 매출과 함께 로열티 수익도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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