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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가 되지 않기 위해 현장으로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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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가 되지 않기 위해 현장으로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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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넘어지고, 싸우고, 울었다 l 사이토 고헤이 지음, 조승미 옮김, 오월의봄, 1만7000원

나는 넘어지고, 싸우고, 울었다 l 사이토 고헤이 지음, 조승미 옮김, 오월의봄, 1만7000원


“시스템 사회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미나마타에서 미나마타병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원인을 알고 있음에도 차별 문제와 얽혀 쉬쉬해 오다 문제가 심각해져서야 대책 수립에 나서게 된 것부터 병은 ‘인간의 어리석음을 응축’하고 있다. 어부인 오가타 마사토는 피해자로 인정받았지만 피해자 수첩을 반납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재판에서 화해하면서 문제가 축소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피해자인 자신조차도 시스템 속에서 책임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현장에 가지 않으면 그 복잡한 단면이 보이지 않는다. 아이누 민족의 보호 정책에서도 자식에게 전통 문화를 물려주고 싶지 않은 아이누 당사자와 수렵 문화라는 전통 틀이 현재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 질문하는 후손이 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제안으로 ‘현장을 가다’라는 콘셉트의 연재(‘분기점 일본’, 2020~2022년)를 시작한 ‘마르크시즘 신성’ 사이토 고헤이는 코로나라는 복병에 부딪힌다. ‘재택근무’ 현장 취재, ‘동물의 숲’ 게임 도전, ‘플라스틱 프리’ 등의 예상치 못한 기획이 끼어들기도 했지만, 알다시피 코로나19는 자본주의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재난이기도 했다. 사이토는 시민전력, 셰어하우스와 카셰어링, 노동자협동조합 등의 ‘커먼’ 현장에서 자본주의의 방식을 질문해 나간다. 사회적 공통자본으로 해석되는 ‘커먼’은 사회적 인프라의 탈상품화, 자치구조, 민주적 운영 등을 함께 상상한다. 저자는 도쿄 출신의 남성에 고학력의 도쿄대 준교수라는 디폴트 조건에 머무르는 ‘상상력 결핍’의 ‘아저씨’가 되지 않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버리고 다시 배우고’ ‘다른 관점으로 처음부터 새롭게 배우기 ’ 위해서다 .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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