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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상영회에 영화제 수상까지… 3분 뮤직비디오가 ‘단편 영화’로

조선일보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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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상영회에 영화제 수상까지… 3분 뮤직비디오가 ‘단편 영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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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분기 성장률 4.3%…시장 예상 상회
라이즈·엔하이픈·BTS RM 등 춤보다 곡 주제를 이야기로 제작
#1. SM 소속 6인조 보이그룹 라이즈는 지난 19일 첫 정규 1집 ‘오디세이’의 10곡 각각에 음악 영상을 제작했다. 통상 타이틀곡 1~2곡에만 영상을 붙이던 가요계 통념을 깬 것. 이들은 10개의 영상을 40분짜리 단편영화로 묶어 한국, 중국, 일본, 태국 등 아시아 4국 극장에서 상영회도 열었다.

그룹 라이즈가 최근 신곡을 내며 제작한 단편 영화 장면. /SM

그룹 라이즈가 최근 신곡을 내며 제작한 단편 영화 장면. /SM


#2. 그룹 엔하이픈은 지난 11일 신곡에 맞춘 9분짜리 단편영화를 제작해 극장 상영회를 가졌다. 6월 5일 발매하는 미니 6집 ‘DESIRE : UNLEASH’의 수록곡 주제를 미리 선보인 영상이다. 영화 ‘MERLIN’으로 다수의 국제 단편영화제에서 수상한 박민수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신곡 홍보를 위해 음악에 맞춘 단편 영화를 제작하는 K팝 가수들이 늘고 있다. 타이틀곡의 춤과 가사에 집중한 뮤직비디오와는 별도로 곡의 주제를 특정 서사로 풀어내는 드라마타이즈(Dramatize) 단편 영화를 선보이는 것이다. ‘콘셉트 필름’ ‘시네마틱 필름’ 등의 이름으로 오프라인 극장 단관 상영회도 열며 팬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일본 단편 영화제에서 수상한 그룹 스트레이키즈 노래 '리브'의 뮤직 드라마. /JYP

지난해 일본 단편 영화제에서 수상한 그룹 스트레이키즈 노래 '리브'의 뮤직 드라마. /JYP


영화계 유명 제작진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엔하이픈은 지난 연말 정규 2집 주제에 맞춘 단편 영화 스타일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면서 ‘콜’ ‘발레리나’ 등을 연출한 이충현 감독을 섭외했다. RM이 솔로 2집 수록곡 ‘컴 백 투 미’에 맞춰 단편영화 스타일로 선보인 뮤직비디오에는 드라마 ‘성난 사람들’로 에미상을 받은 이성진 감독과 영화 ‘아가씨’로 칸 영화제에서 벌칸상을 거머쥔 류성희 미술감독 등이 이름을 올렸다.

단편 영화 스타일의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는 1990년대 후반~2000년대에도 큰 유행을 끌었다. 조성모의 노래 ‘투 헤븐’(1998), ‘가시나무(2000)’ 등이 포문을 열었고, 봉준호(2000년 김돈규의 ‘단’), 류승완(2007년 리쌍의 ‘발레리노’), 박찬욱(2013년 이정현의 ‘V’) 등 유명 감독의 참여도 이어졌다. 하지만 전 연령대 시청이 필수인 뮤직비디오 특성상 심의 문제가 번거롭고, 제작비 대비 효과가 낮다는 이유로 2010년대 후반부턴 점차 저문 유행이 됐다.

한물간 줄 알았던 뮤직비디오의 서사가 다시 인기를 얻는 이유로는 심의가 필요 없는 온라인 상영 플랫폼이 다양해졌다는 점이 꼽힌다. 정민재 평론가는 “하이라이트 장면은 소셜미디어 숏폼 영상으로 재생산하기 쉬워 홍보 효과가 크고, 영화계 입장에서도 글로벌 시청자가 확보된 훌륭한 포트폴리오 소재”라며 “사브리나 카펜터, 아리아나 그란데 등 해외 팝스타들도 최근 공들인 단편영화 스타일의 뮤직비디오를 선보이고 있다”고 했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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