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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꽂은 자와 깃발 뺏으려는 자 : 아파트 플랫폼 뜨거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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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꽂은 자와 깃발 뺏으려는 자 : 아파트 플랫폼 뜨거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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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름 기자]

홈닉과 포레나 스마트홈. 삼성물산과 한화건설의 아파트 관리 플랫폼의 이름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커뮤니티 관리에 국한했던 이 플랫폼의 기능은 IT·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하면서 몰라보게 진화했다. 이를 통해 입주민들은 자동차를 주차장에 등록하거나 가구를 가상배치해 볼 수 있다. 이 때문인지 아파트 관리 플랫폼을 진화시키려는 건설사들과 이 시장에 먼저 깃발을 꽂은 프롭테크의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아파트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사진 | 삼성물산 제공]

아파트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사진 | 삼성물산 제공]


스마트폰으로 아파트 커뮤니티에 접속해 강의를 예약한다. 자동차를 미리 주차장에 등록하고 아파트에서 운영하는 전자도서관의 책을 대출한다. 관리비를 내거나 가구 혹은 전자제품을 가상으로 배치해볼 수도 있다. 최근 만들어진 '아파트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이하 아파트 플랫폼)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이런 아파트 플랫폼은 한 종류가 아니다. 앱마켓에 들어가 아파트 브랜드를 검색하면 유명 아파트 브랜드의 앱이 수십개씩 잡힌다. 2010년대 스마트폰이 보편화하면서 건설사들이 '맞춤형' 아파트 플랫폼를 출시한 결과다. 아파트 A브랜드가 A앱을 론칭하는 식이다.

그런데 최근 변화가 생겼다. 다른 브랜드의 '아파트 플랫폼'을 적용하는 곳이 늘고 있다. 변화를 만들어낸 플랫폼은 삼성물산의 '홈닉(Homeniq)'이다. 2023년 주거 생활 플랫폼 홈닉을 론칭한 삼성물산은 이를 '오픈 플랫폼'으로 구성했다. 국제 사물인터넷(IoT) 통신표준을 이용해 입주자들이 원하는 홈 IoT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거다.

삼성물산은 이듬해 홈닉을 래미안 3만3000호와 다른 아파트 브랜드에 적용했다. 멤버십·공동구매, 관리비·월세 납부 등 새 기능도 선보였다. 그 결과, 지금은 완공한 아파트뿐만 아니라 분양을 앞둔 아파트 중에서도 '홈닉을 사용하겠다'고 약정한 곳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건 한화건설과 두산건설이다. 아파트 브랜드 이름을 가진 앱이 없는 두산건설은 그렇다 치더라도 '포레나 스마트홈'이란 앱을 갖고 있는 한화건설은 이례적이다.

삼성물산은 이를 발판으로 더 많은 아파트에 '홈닉'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 아파트 플랫폼보다 더 풍부한 확장성 때문에 이 계획은 현실화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파트 플랫폼은 입주자를 묶는 락인효과를 꾀할 수 있어서 삼성물산뿐만 아니라 더 많은 건설사들이 이를 개발하고 진화하는 데 힘을 쏟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자료 | 한국프롭테크포럼]

[자료 | 한국프롭테크포럼]


실제로 아파트 생활시설 예약플랫폼인 '아파트너'는 2017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후 현재 전국 4000개 아파트를 관리하고 있다. 올해는 '김집사'란 또다른 아파트 생활 플랫폼을 인수해 몸집을 키웠다.

이들은 '프롭테크'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서 '아파트 관리 플랫폼'을 운영해왔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대형 건설사가 파고들면 입지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건설사가 운영하는 플랫폼과 기능이 비슷하거나 차별적 요소가 없다면 입주자들이 굳이 프롭테크 플랫폼을 사용할 이유가 없어서다.

과연 삼성물산 '홈닉'을 앞세운 건설사의 아파트 플랫폼은 어디까지 세력을 확장할 수 있을까. 이 시장에 먼저 깃발을 꽂은 프롭테크는 나름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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