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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년 경제계획 수립 지시한 날 시진핑은 ‘베어링’ 공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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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년 경제계획 수립 지시한 날 시진핑은 ‘베어링’ 공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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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중국 허난성 뤄양시에 있는 뤄양베어링그룹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뤄양/신화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중국 허난성 뤄양시에 있는 뤄양베어링그룹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뤄양/신화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산업의 쌀’로 불리는 ‘베어링’을 만드는 공장을 찾았다. 중국 제조 2025와 14차 5개년(2021~2025) 계획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이런 행보는 수립 단계에 있는 중국의 다음 5개년 계획에 실마리를 제공한다. 외신은 이를 두고 중국이 제조업 중심의 경제성장 전략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21일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1면에 시진핑 주석이 19, 20일 중국 허난성을 시찰하며 “제1차 5개년 계획 기간(1954년)에 세워진 뤄양베어링그룹의 공장을 19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제조업은 국가 경제의 중요한 기둥이고, 중국식 현대화 추진을 위해서는 제조업이 적정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베어링은 기초 부품이지만, 로봇이나 우주선 등 첨단 제품을 만드는 데 빠질 수 없는 부품이다. 특히 초정밀 베어링 생산은 극한의 정밀도와 다방면 기술의 조화가 필요해, 첨단 제조 역량과 기술 자립의 척도가 된다. 베이링 분야에서는 일본, 스웨덴, 독일, 미국 등이 강국으로 꼽힌다. 중국은 베어링 전체 생산량은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강국들 기술 수준은 따라잡지 못했었다.



이에 중국은 2015년부터 ‘중국제조 2025’ 전략을 가동했다. 이 전략에서 첨단·정밀 부품의 국산화도 과제 가운데 하나였다. 이런 배경에서 시진핑 주석이 베어링 공장을 찾은 것은 자신이 주도한 제조업 자립자강 전략이 성공적이라는 걸 대내외에 알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뤄양베어링이 만든 제품은 중국 유인 우주선 엔진, 싼샤 수력발전소 터빈, 고속열차와 중장비 등 생산에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주석의 최근 행보는 수립 중인 중장기 경제성장 로드맵 ‘15차 5개년 계획’(2026~2030)에서 제조업에 대한 강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걸 보여준다. 시 주석은 공장 방문일인 19일 5개년 계획 수립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을 당에 지시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중국 정부는 내수 부진 등으로 경기침체 국면이 이어지자, 올해 ‘전면적인 수요 확대’를 최우선 정부 과제로 삼았다. 소득 확대와 소비 진작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최근 강조된 제조업 자립 강화 등은 생산·투자 중심의 기존 성장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이는 미·중 무역갈등 심화, 경기침체 지속 등으로 커진 불확실성에 중국 정부가 성장 전략의 전면적인 수정보다는 기존 전략의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시 주석이 허난성 시찰 때 제조업 분야 자립이 “올바른 길”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외부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산 제품의 장점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