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계열사 공장에서 지난 4년간 3명의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사망했다.[사진|뉴시스] |
국내 1위 제빵기업 SPC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최근 4년 새 3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그래서인지 노동자들 사이에선 '예고된 인재人災'란 비판이 나온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SPC의 공장 노동자들이 정작 저임금ㆍ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거다.
실제로 SPC 계열 공장에서 사망한 노동자 3명 중 2명은 업무 집중력이 떨어지는 새벽 시간에 참사를 당했다. 지난 19일 SPC삼립의 시흥공장에서 근무하던 50대 여성 노동자 A씨가 컨베이어벨트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 도중에 끼임사고를 당한 시간도 새벽 3시께인 것으로 알려졌다.
SPC가 수많은 전문가들이 제시한 "주야간 12시간 맞교대 근무, 장시간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충분한 인력을 고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이번 사고가 발생한 SPC삼립 시흥공장의 근무 시스템은 2교대였다. 노동자들의 급여 역시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SPC삼립 시흥공장 채용 공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공고에는 '대기업 식품회사 SPC삼립'이란 제목이 붙어 있지만, 실제 노동환경은 대기업 수준이 아니었다. 주야간 12시간 근무(연장근로 포함)에 급여는 시간당 1만100~1만353원으로 올해 최저임금(1만30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참고: SPC는 외부 인력 공급 업체를 통해 생산직 등 노동자를 고용한 후 일정한 수습 기간이 지난 후 정규직 계약을 맺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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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채용 사이트엔 SPC삼립 시흥공장의 채용공고가 여러 건 올라와 있다. SPC 공장 노동자 B씨는 "사망사고가 반복되는 것도 열악한 노동환경과 무관하지 않다"면서 "노동자들이 버티지 못하니 상시 채용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그나마 공장이 돌아가는 건 숙련된 몇몇 노동자가 버티기 때문인데, 이들마저 나가고 나면 안전사고는 더 잦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SPC는 2022년 New SPC를 선언하면서 "현장의 안전을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형 투자보다 중요한 건 SPC 공장의 '노동환경'을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다. 모래 위에 쌓아올릴 수 있는 '안전'은 없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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