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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심 최고 구속이 157km을 찍으면 뭐하나,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는데...’ 롯데의 ‘긁지 않은 복권’ 윤성빈, 고질병 제구 문제로 1이닝 9자책 ‘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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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심 최고 구속이 157km을 찍으면 뭐하나,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는데...’ 롯데의 ‘긁지 않은 복권’ 윤성빈, 고질병 제구 문제로 1이닝 9자책 ‘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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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심 패스트볼의 최고 시속 157km까지 찍혔다. 맞추기 쉽지 않은 스피드였다. 그럼 뭐하나. 방망이를 댈 수 있는 곳에 던지지를 못하는데...프로야구 롯데의 ‘긁지 않은 복권’인 것 같았던 만년 유망주 윤성빈(26)이 고질적인 약점인 제구력 문제로 또 한 번 고개를 숙여야 했다. 긁어봤지만, 1이닝 9실점(9자책)으로 ‘꽝’이었다.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 초 롯데 선발투수 윤성빈이 3실점후 이닝을 마치고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 초 롯데 선발투수 윤성빈이 3실점후 이닝을 마치고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성빈은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LG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올 시즌 첫 1군 등판이었다.

부산고 재학 시절에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입단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윤성빈은 2017년 롯데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고교 시절부터 1m97의 큰 키에 150km를 넘기는 직구로 유명했다. 잠재력 하나는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았다.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 초 롯데 선발투수 윤성빈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 초 롯데 선발투수 윤성빈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을 빨랐지만, 문제가 있었다. 스트라이크를 잘 못 던진다는 것. 아무리 공이 빨라도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이날 경기 전까지 입단 후 1군 통산 성적은 21경기 2승7패 평균자책점 7.47이 전부였다. 53이닝을 던지며 42개나 내준 볼넷만 봐도 제구력이 너무나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년차였던 2018년에만 18경기에 나섰을 뿐, 2019년, 2021년, 2024년엔 1군 등판 경기가 고작 1경기에 불과했다. 구속만 보면 1군에서도 탑클래스이지만, 제구 문제 때문에 좀처럼 1군에서 쓸 수 없는 투수였다는 얘기다.

올 시즌도 윤성빈은 퓨처스에서 시작했지만, 투구 내용이 괜찮았다. 6경기에서 21.1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했다. 탈삼진은 무려 40개. 9이닝당으로 환산하면 16.9개에 달한다. 다만 고질병인 볼넷도 이닝당 1개에 육박하는 19개를 내준 게 꺼림칙했다. 관건은 딱 하나였다. 얼마나 볼넷을 내주지 않고 버티느냐.

오랜만에 서는 1군 마운드. 공 9개를 던질 때까지는 완벽했다. LG 2번타자 문성주에게 0B-2S에서 146km짜리 포크볼을 던지다 안타를 맞긴했지만, 1번 박해민, 3번 김현수를 모두 3구 삼진으로 잡아냈다. 박해민은 157, 156, 157km의 포심 3개로 삼진을 잡아낼 정도로 구위가 대단했다.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 초 롯데 선발투수 윤성빈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 초 롯데 선발투수 윤성빈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4번 문보경을 만나면서부터 고질병인 ‘볼넷쇼’가 시작됐다. 문보경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오지환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2사 만루에 몰린 윤성빈은 송찬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구본혁과의 풀카운트 승부 끝에 157km 포심을 가운데로 밀어넣었지만, 포심을 던질 것을 아는 상황이면 제 아무리 구속이 157km가 나와도 1군급 타자들이 이를 받아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구본혁은 깨끗하게 받아쳐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0-3. 함창건을 초구 우익수 뜬공으로 막아내며 1회는 3점으로 막아냈다.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선발 투수 윤성빈이 2회 초 6실점 후 교체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선발 투수 윤성빈이 2회 초 6실점 후 교체되고 있다. 연합뉴스


2회부터라도 다시 제구를 가다듬었으면 좋았으련만. 한 번 흔들린 제구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선두타자 이주헌과 박해민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뒤 문성주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김현수에게 볼넷, 문보경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스코어는 0-5가 됐다. 오지환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해 전광판 점수판이 0-6까지 벌어지자 롯데 벤치는 윤성빈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선발 투수 윤성빈이 2회 초 6실점 후 교체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선발 투수 윤성빈이 2회 초 6실점 후 교체되고 있다. 연합뉴스


무사 만루 상황을 이어받은 박진은 송찬의에게 만루포를 얻어맞았다. 윤성빈의 자책점은 9점까지 늘어났다. 이날 윤성빈의 성적표는 1이닝 4피안타 6볼넷, 1사구. 1군 마운드에는 세우기 어려운 제구 수준이었다.


1이닝 동안 9점을 내줬더라도 볼넷 없이 피안타로만 맞았다면, 윤성빈에겐 다음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볼넷 6개에 사구 1개를 내주며 9점을 내준 것은 얘기가 다르다. 과연 윤성빈에게 1군 마운드에서의 등판 기회는 또 한 번 주어질 수 있을까.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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