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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오정희 3년 만의 신작 소설집 '봄날의 이야기'

연합뉴스 황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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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오정희 3년 만의 신작 소설집 '봄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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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정 '호수와 암실'·김보영 '고래눈이 내리다'
'봄날의 이야기' 표지 이미지[삼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봄날의 이야기' 표지 이미지
[삼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 봄날의 이야기 = 오정희 지음.

소설가 오정희(78)가 3년 만에 내놓은 신작 소설집으로 세 편의 단편을 수록했다.

표제작은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이름 없는 떠돌이 암컷 개가 화자로 등장한다. 화자는 마을의 다른 개 '해피'가 새끼를 낳은 뒤 점점 예민해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기에게도 비슷한 운명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한다.

수록작 '보배'는 임종을 눈앞에 둔 하와이 이민 1세대 노인 보배가 일제강점기 이민을 떠나온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나무 심는 날'은 글 쓰는 일이 직업인 중년 여성이 납골당이 있는 성당에서 상념에 빠지는 내용이다.

갓 어른이 된 개, 노인, 중년이 주인공인 세 소설은 삶의 서로 다른 단계에서 느끼는 감정을 생생하게 풀어낸다.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유려한 문체가 돋보인다.

1968년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작가는 1979년 만 31세에 '저녁의 게임'으로 이상문학상을 받은 역대 최연소 수상자다.


삼인. 160쪽.

'호수와 암실' 표지 이미지[북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호수와 암실' 표지 이미지
[북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호수와 암실 = 박민정 지음.

소설가 박민정(40)이 1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장편소설로, 출판사 북다의 공포소설 시리즈 '앙스트'(ANGST) 첫 책이다.


어린이 모델로 활동하던 시절 자신을 희롱했던 사람을 살해한 연화, 열일곱살에 사진작가의 강요 때문에 반나체 상태로 화보를 찍어야 했던 재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과거 살인을 저질러 소년원에서 복역한 연화는 연화는 기억을 떨쳐내고 평범한 대학교 연구원으로 살아가려 하지만, 재이가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그를 대신해 가해자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주인공들은 각자 과거의 어두운 기억 때문에 공포 또는 혐오의 감정을 품고 살아간다. 약자에 대한 성 착취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는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그렸다.


북다. 292쪽.

'고래눈이 내리다' 표지 이미지[래빗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래눈이 내리다' 표지 이미지
[래빗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고래눈이 내리다 = 김보영 지음.

과학소설(SF) 작가 김보영(50)의 소설집으로 2013∼2024년 문예지와 과학 잡지, 일간지 등에 게재한 단편 아홉 편을 수록했다.

표제작은 물고기 '나무수염아귀'를 화자로 내세워 바닷속 생명체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기후 위기와 환경 파괴의 심각성을 파고들었다.

이 작품에선 생명이 죽으면 눈송이가 되어 바다에 내리고, 이 눈송이는 바닷속 물고기들의 양식이 되어 생명이 순환한다. 어느날 모든 바다에 갑자기 눈발이 굵어지기 시작하는데, 물고기들은 바다의 온도가 높아져 재앙이 닥쳤음을 직감한다.

표제작은 2020년 계간지 '문학3'에 처음 발표됐고 영어 번역본(제목 'Whale snows Down')은 2021년 SSF 로제타상 단편 부문 후보에 올랐다.

래빗홀. 284쪽.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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