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코디 폰세가 1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에스에스지(SSG) 랜더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8이닝 동안 18개의 삼진을 잡은 뒤 마운드를 내려오며 김경문 감독과 악수하고 있다. |
올시즌 프로야구 상위권 팀의 전력을 평가하는 데 빠질 수 없는 열쇳말은 강한 외국인 선발진이다. 시즌 초반부터 노히트노런에 근접하는 강력한 구위를 뽐내며 국내 타자들을 잠재우고 있다.
19일 현재 공동 2위(28승18패)인 한화 이글스가 지난 11일 33년 만에 12연승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강력한 외국인 선발 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12연승의 주역인 라이언 와이스는 8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키움 히어로즈 타선을 묶었다. 한화의 1선발 코디 폰세와 2선발 와이스는 각각 8승과 6승을 따내 팀 승리(28승)의 절반을 책임졌다.
특히 폰세의 시즌 초반 성적은 다른 투수들과 견줘봐도 압도적이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과 함께 다승 공동 1위(8승), 평균자책점 1위(1.48), 탈삼진 1위(93개), 이닝 1위(67)를 달리고 있다. 지난 1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는 에스에스지(SSG) 랜더스 타선을 상대로 8회초 2사까지 노히트노런을 달렸다. 폰세는 당시 팀 3연패도 끊었다. 한화와 예년과 달리 긴 연패에 빠지지 않는 이유는 외국인 선발진 덕이다. 한화는 선발 투수가 최대한 이닝을 버텨주다 보니 역전승할 기회도 많았다. 12연승 중 역전승이 7번이었다.
기아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 기아 타이거즈 제공 |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부문 순위를 봐도 외국인 투수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상위 8명의 투수 중 국내 투수는 임찬규(LG 트윈스·7번)가 유일하다. 아리엘 후라도(삼성 라이온즈)가 9번으로 가장 많은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그 뒤로 터커 데이비슨(롯데 자이언츠), 폰세, 요니 치리노스(엘지)가 8번을 달성해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투수가 팀 승률과 직결되는 퀄리티스타트를 책임지면서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자, 구단의 의존도 역시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는 검증된 실력과 경험을 갖춘 외국인 투수들이 KBO리그 문을 두드린 결과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에릭 페디(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코너 시볼드(탬파베이 레이스) 등 KBO리그 무대를 발판 삼아 메이저리그로 가는 역수출 사례가 늘면서 외국인 투수들이 더는 한국행을 꺼리지 않게 됐다. 재계약에 성공하면 연봉 상한선(100만 달러)이 사라지는 점도 매력적이다. 2025시즌 재계약에 성공한 외국인 투수들의 연봉은 100만 달러를 훌쩍 넘어선다.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은 올시즌 연봉이 총액 180만 달러이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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