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학식 도장깨기형’
권영국 ‘농성장 연대형’
권영국 ‘농성장 연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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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이준석 개혁신당·권영국 민주노동당·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부터)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지난 18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8일 간 동선을 들여다보면 각 후보의 선거 전략이 보인다. 주요 후보 4명의 이 기간 방문지와 특징을 분석한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U자 국민통합형’ 동선을 그렸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동선은 ‘안방사수형’,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학식 도장깨기형’,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농성장 연대형’으로 요약됐다.
후보들은 민주당의 험지이자 국민의힘의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에서 며칠간 동선이 겹치거나,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낀 주말에 일제히 광주·호남 일대를 방문하는 모습을 보였다.
‘U자 국민통합형’ 이재명···1강 후보의 험지 공략
이재명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출정식을 한 뒤 경기·대전을 거쳐 영남과 호남 곳곳을 훑고 서울로 돌아오는 U자형 동선을 보였다. 영·호남을 ‘이순신 호국 벨트’로 부르며 12·3 불법계엄 사태로 촉발된 국난 극복과 국민통합을 중요 과제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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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방탄유리 사이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보다 험지인 영남을 우선 찾은 게 특징이다. 둘째 날인 13일부터 14일까지 TK와 PK 곳곳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통합과 함께 중도보수를 지향한다는 최근 기조를 강조하면서 외연 확장을 꾀하려는 뜻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경북 안동 출신인 이 후보는 지난 13일 울산 유세에서 “대구·경북 출신 민주당 대통령 한번 나오면 좋지 않겠나”라며 “‘재매이가(재명이가) 남이가’ 한 번 해달라”고 말했다.
TK와 PK를 거쳐 방문한 전남·전북·광주에서는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일정을 소화했다. 전라도와 경상도가 마주하는 상징적인 장소인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에서 호남 일정을 시작했다. 국민통합 메시지를 부각하려는 장소 선정으로 해석된다. 부산부터 시작해 전남 목포에 이르는 이틀간(14·15일)의 일정에는 별도로 ‘이순신 호국 벨트’라는 이름을 붙여 국난 극복 의지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유세장 곳곳에서 호남 민심의 무서움을 거듭 말했다. 그는 지난 17일 전남 나주 유세에서 “호남은 민주당에 텃밭이 아니라 살아있는 죽비”라며 “앞으로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호남 표심을 결집해 ‘압도적 승리’의 기반으로 삼으려는 전략이 깔렸다.
‘안방사수형’ 김문수···내홍 수습·지지층 결집에 주력
김문수 후보는 전통적 강세 지역인 영남, 과거 도지사를 지냈던 경기도 등 기존 지지층이 몰린 곳을 우선 찾았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실패와 후보 교체 파동으로 확산한 내홍을 수습하고, 약화된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 서울 가락시장 유세 후 곧바로 대전을 거쳐 대구로 향했다. 다음날인 13일엔 울산·부산, 14일 경남 진주·사천·창원·밀양 등 TK와 PK 지역을 연달아 방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서 ‘박정희 정신’을 강조하며 지지층에 소구하는 메시지를 냈다.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가짜 진보를 확 찢어버리고 싶다”며 ‘반이재명’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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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청년이 바라는 대한민국“ 행사에서 정책을 위한 공약을 발표한 뒤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한수빈 기자 |
3일간의 TK·PK 일정을 마친 김 후보는 16일 경기도 남부 일대 일정을 소화하며 자신이 8년간 도지사를 지낸 경기권 표심을 집중 공략했다. 판교 태크노밸리가 위치한 경기 성남의 판교역과 삼성 반도체 단지·GTX(광역급행철도)가 위치한 경기 수원·화성 동탄 등 과거 도지사 실적을 강조할 수 있는 장소로 골랐다.
5·18을 하루 앞두고 17일엔 광주와 전북 전주 등 호남 일대를 찾았지만 하루만에 일정을 소화하고 귀경했다. 18일 밤 서울에서 이뤄진 대선 토론 준비를 명분으로 삼았지만, 5·18 단체들이 전날 김 후보의 전야제 참석부터 반대하며 반발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학식 도장깨기형’ 이준석···소통하는 젊은 이미지 강조
최연소 후보인 이준석 후보는 서울과 대구·부산, 충남, 호남 등 전국 일정을 소화하며 ‘젊음’과 ‘소통’을 강조했다. ‘학식먹자 이준석!’ 시리즈를 내세워 지역별 대학을 도장깨기하는 행보를 보인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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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
이 후보는 공식선거 운동 첫날 연세대를 시작으로 13일 대구 경북대, 14일 부산대, 15일 서울교대, 16일 단국대 천안캠퍼스를 찾았다. 토요일이었던 17일엔 ‘소풍가자 이준석!’ 시리즈로 뚝섬한강공원을 찾아 대학생들과 포틀럭파티 행사를 열었다. 이 후보는 13일 대구 의료현안 간담회, 15일 서초구 초등교사 사망 사건 관련 대한초등교사협회 간담회 등 40대 젊은 후보의 문제 해결 역량을 강조하려는 행보도 보였다.
‘농성장 연대형’ 권영국···노동 현장 방문
권영국 후보는 서울을 중심으로 노동 등 진보적 의제를 부각하는 행보에 집중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 서울 시내 고공농성장 방문을 시작으로 민주노총과 봉제 노동자, 학교 내 비정규직 등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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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19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권 후보는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칭하며 구체적인 여성 정책을 공개하고 기후·에너지, 교육, 장애인 공약을 발표하는 등 진보적 선명성을 내세웠다. 권 후보는 19일 인천 GM부평공장, 울산의 현대차공장과 현대중공업을 찾아 유세하며 지역 노동 현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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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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