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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간 협업·록인 경쟁…이번엔 배민·티빙 손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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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간 협업·록인 경쟁…이번엔 배민·티빙 손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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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플랫폼이 이커머스·배달앱·오티티(OTT)를 동시에 제공하는 ‘쿠팡 모델’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네이버와 배달의민족 등이 업계 문턱을 넘는 협업으로 멤버십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를 특정 플랫폼에 묶어두는 ‘록인(Lock-in·가두리) 효과’를 노린 거대 플랫폼의 합종연횡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다음달부터 자사 멤버십인 ‘배민클럽’ 가입자가 씨제이이엔엠(CJ ENM)의 오티티인 티빙을 볼 수 있는 결합상품을 출시한다고 19일 밝혔다. 배달의민족과 티빙의 제휴는 커머스와 배달앱, 오티티가 합종연횡을 거듭하는 가운데 성사됐다. 네이버는 올해부터 유료 멤버십인 네이버플러스 회원들이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 대신, 티빙과 4년간 맺어온 제휴관계를 종료했다. 티빙으로서는 네이버의 ‘갈아타기’로 콘텐츠 유통채널이 크게 축소된 상황에서 월간 활성이용자수(MAU)가 2000만명에 이르는 배달의민족 플랫폼에 올라탈 기회를 포착한 셈이다.



거꾸로 우아한형제들 역시 유력 오티티와의 협력이 절실했다. 배달의민족은 거대 이커머스인 쿠팡과 오티티인 쿠팡플레이를 배후로 삼는 쿠팡이츠의 거센 추격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티빙뿐 아니라 커머스, 디지털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와 제휴한다는 방침”이라며 “무료배달 외에 추가적 혜택을 제공해 배민클럽을 가성비 구독 상품으로 만든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협업을 통한 멤버십 서비스 강화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지난 3월 별도 쇼핑앱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출시한 뒤 넷플릭스뿐 아니라 신선식품 특화 이커머스인 컬리와 제휴를 맺는 등 공격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넷플릭스와의 제휴는 성과로도 이어졌다. 정한나 네이버 멤버십 리더는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제휴 뒤 일 평균 네이버 멤버십 신규 가입자 수는 기존 대비 약 1.5배 늘었고, 넷플릭스 혜택을 선택한 멤버십 신규 가입자의 쇼핑 지출은 가입 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업체 간 합종연횡은 이커머스와 오티티, 배달을 모두 쥔 쿠팡이 이끌고 있다. 월 7980원을 내고 ‘와우멤버십’에 가입하면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까지 누릴 수 있는 쿠팡은 ‘플랫폼 록인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다만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도입으로 시작된 배달앱 경쟁 비용이 결국 영세 점주들에게도 전가됐던 것처럼 저렴한 구독료에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따른다”며 “특정 플랫폼이 독점적 지위를 굳히면 소비자의 선택지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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