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정은 의료계를 둘러싼 정세로 인해 드라마 방영이 연기된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에둘러 전했다. 사진| MAA |
(인터뷰①에 이어) ‘언슬전’은 방영 전부터 큰 난관이 있었다. 윤석열 정부의 일방적 의료 정책 추진에 반발한 전공의 사태 진통 속에 방영이 계속 연기됐다.
당초 2024년 상반기 첫 방송 될 예정이었던 ‘언슬전’은 8월로 밀리더니 이후 “시기 미정”이라는 발표가 나왔다. 두 차례 방영이 연기된 ‘언슬전’은 지난 4월 12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이 작품은 2023년부터 촬영을 시작해 지난해 5월께 촬영을 마무리했다. 사전제작 작품인 만큼 방영을 기다리던 배우들의 마음도 좋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고윤정은 “저는 이미 ‘언슬전’ 촬영 중 차기작이 확정되어서 끝나고 사흘 만에 차기작 촬영에 들어갔다.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다음 촬영에 들어가서 공백기에 대해선 크게 생각한 적 없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그러면서 “엄마가 TV로 절 보는 걸 좋아하신다. 작년에는 TV에서 절 못 보지 않으셨나. 그동안 나온 걸 돌려보고 계셨다”고 덧붙였다.
전공의 인원 문제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사직한 전공의 중 복귀 의사를 밝힌 산부인과 전공의는 단 1명이었다. 또 올해 전공의 모집에서 산부인과에 지원한 전공의는 1명에 그쳤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일부 누리꾼들은 “판타지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고윤정은 “하필 오이영이 매번 그만둔다고 하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라마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너무 부족한 1년 차부터 서서히 성장하는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다. 반응이 어떨지 걱정은 됐다. 성장 서사를 보다 보면 (반응이) 괜찮아지지 않을까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직 의사같지 않은, 어설픈 사람들이 의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가족 이야기도 많고. (시청자들이 우려하는) 그런 걱정은 없었다”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언슬전’에 대한 시청자 반응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까. 의학 드라마인데 로맨스로만 부각되는 부분에 대해 아쉬움은 없을까.
고윤정은 “제목부터가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지 않나. 전문적이고 능숙하고, 딥하게 의학적인 면에서 인정받고, 좋은 반응일 거란 기대는 없었다. (전문가가 보면) ‘1년차가 저걸 못한다고?’싶을 정도의 실수도 상상 이상으로 많이 한다. 성장 서사이다보니 조금 부족해도 발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의학용어가 어렵긴 했지만, 1년차고 어설퍼야하는 상황이라 감독님이 ‘너무 잘해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디렉팅을 주시기도 했다. 그래서 의학용어 사용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신원호 사단’에 합류하게 된 고윤정이 “딸처럼 챙겨주셨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 MAA |
극중 오이영은 사회생활을 하고 싶지 않아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힘들어하는 인물이다.
고윤정은 “산부인과 레지던트 1년차들 모두 다들 너무 극단적이지 않나. 오이영처럼 하면 안될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저도 처음 시작은 오이영 같았던 것 같다. 일을 잘하고픈 의욕은 있었지만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는 의욕 자체가 없었다. 일을 하면서 인간관계도 중요하단 걸 느꼈다”며 “(지금은) 엄재일(강유석 분)과 오이영이 섞인 사회생활 하지 않을까. 남에게 관심 없는 줄 알았는데 제가 사람을 좋아하더라. 지금은 사람 좋아하는 엄제일과 섞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는 ‘슬의생’ 속 배우들이 대거 카메오로 출연했다. 고윤정은 “선배들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며 “저희가 까마득한 후배다. 후배 앞에서 체면 차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수를 해도 ‘한번만 다시 가겠다’고 빠르게 수용하고, 부끄러워하거나 창피해하지 않더라 그게 엄청 멋있었다. 정경호 선배님, 안은진 선배님 등 멋진단 생각이 들었다. 촬영에 들어가면, 대사를 하기도 전에 공기가 달라지는 느낌이었다”고 극찬했다.
고윤정은 이번 작품으로 신원호 사단에 합류하게 됐다. 고윤정은 “감독님이 엄청 잘 챙겨주셨다. 현장 자주 오셔서 딸, 아들 대하듯 해주셨다. 너무 좋았다”고 신원호 감독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신원호 감독님이 연기를 잘하시더라. 확실히 드라마 감독님들이 잘하신다더니 진짜로 잘하셔서, 현장서 연기하시는 걸 보는데 신기하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고윤정은 아직 작품을 보지 못한 이들이 OTT를 통해 봐주길 바란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간장게장 먹고 떡볶이를 먹는 등 한국적인 문화가 많이 담겼어요. 한국인들이 공감할 정서가 많아서 재미있게 봐주실까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나라 사람이든 사회 초년생 있으니 아직 성숙하지 못할 때의 본인 모습을 돌아보고 공감해가면서 저렇게 부족해도 성장한다는 걸,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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